최근 IT업체의 최대 화두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 상의 서로 다른 물리적인 위치에 존재하는 각종 컴퓨팅 자원들을 가상화 기술로 통합,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양만큼 편리하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 시대의 개막은 기존의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관련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 개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의 서비스 이용자들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술적 기반이 분산처리 기술이다. 최근 이 기술 분야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업체가 있다. 바로 카프(CAF: Cloud Application Factory)다. 이 회사는 NHN과 미국·대만 업체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지난해 9월 설립됐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분산처리 기술인 TACC(Type, Attribute, Constraint, Com-position)는 구글 창업자들의 지도교수로서 구글 탄생을 가능하게 했던 스탠퍼드 대학의 데이비드 체리턴 교수가 개발한 기술이다. 분산처리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로 꼽히는 체리턴 교수는 카프의 기술고문이기도 하다.

카프의 유은상 대표는 “한국에서는 카프가 TACC를 독점적으로 공급한다”며 “TACC를 이용하면 기존 기술보다 개발에 필요한 기간을 5~6배 정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성능은 3~10배 정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카프는 국내 최대 인터넷포털과 공동으로 TACC 기반의 솔루션 구현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당장 급속한 확산을 기대할 수 없지만 올해 말께에는 이 기술의 가치가 업계에서 충분히 인정받게 될 것이란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근무하다 1994년 미국으로 건너가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부터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에서 근무하다 CEO까지 오르며 폭넓은 인맥을 쌓았다.

그는 2006년 아이리스포털이라는 회사를 설립, 독립했다. “5명이 100만달러 매출을 올릴 정도로 잘 나갔어요.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완전히 망하다시피 했죠. 정부로부터 생계보조를 받아 생활할 정도였어요.”

그가 비즈니스에서 인간관계를 더욱 중시하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다. 이전 회사에서 근무할 때 만나 인연을 이어오던 대만기업의 대주주가 필요한 자금을 선뜻 빌려준 것이다. “비즈니스는 결국 인간관계입니다. 그래서 전 일을 하면서 상대 파트너들과 돈독한 인간관계를 쌓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사업을 접고, 한국에 기업을 설립한 것도 인간관계에서 비롯됐어요. NHN을 제외한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미국과 대만기업의 오너나 최고경영자들입니다.”

그의 올해 매출 목표는 25억원. 2014년에는 1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카프는 각기 다른 시장 환경에 적합하게 짜인 특화된 클라우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게임, 통신, 금융 등 각 산업 분야에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솔루션 공급에 사활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약력  1966년생. 1992년 성균관대 석사 졸업. 1992~1994년 방송위원회. 2000년 위스콘신주립대 박사 졸업(인터넷·인터넷커뮤니티 전공). 2000년 알티캐스트(Alticast) USA 입사. 2004년 알티캐스 USA 대표. 2006년 아이리스포털(IrisPortal) 설립. 2011년 카프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