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기획사라고 하면 SM·YG·JYP엔터테인먼트를 꼽는다. 여기에 한 곳을 더 말한다면, 큐브엔터테인먼트를 그 다음 순위로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8년 다른 대형 연예기획사들에 비해 뒤늦게 설립됐음에도 짧은 시간 안에 급성장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박충민 대표를 만나 ‘제2의 한류’를 위해 그가 던지는 메시지를 들어보았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에는 쟁쟁한 아이돌 그룹과 가수들이 포진해 있다. 포미닛(4minute), 비스트(B2ST) 등을 비롯해 가수 지나, 개그맨 김기리 등이 이곳 소속. 자회사인 큐브DC는 지난해 9월 비(정지훈)와 계약을 맺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노지훈과 신지훈도 큐브DC의 식구다.

2008년 설립된 큐브는 이듬해인 2009년부터 흑자를 올렸고 지난해엔 2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단기간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중심에는 설립멤버인 홍승성 회장과 박충민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홍 회장은 대영AV 이사를 거쳐 JYP엔터테인먼트의 공동 창립자이자 대표를 지낸 인물. 박진영, 전람회, 김동률, 박기영, 린, 2PM, 2AM, 원더걸스 등 쟁쟁한 가수들이 홍 회장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리고 작곡가 출신인 박충민 대표의 합류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시스템은 보다 탄탄해졌다. 박 대표는 “큐브는 다른 대형 연예기획사와 확연히 다른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 연예기획사별로 제작방식과 아티스트들을 키우는 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 SM의 경우 철저히 시스템 위주로 가고, JYP는 박진영이라는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제작방향이 정해지죠. YG는 원타임의 테디와 같이 내부에 몇몇 프로듀서들을 키워 그들을 중심으로 끌어갑니다. 우리는 각 팀별로 한명씩 전반적인 프로듀싱을 할 수 있는 멤버가 있습니다. 단지 음악적인 면뿐 아니라 앨범 콘셉트, 목표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팀 결성 단계부터 프로듀서를 키워나가는 거죠. 비스트의 용준형, 포미닛의 전지윤, 비투비의 임현식이 그 예입니다. 현식이는 ‘사랑의 썰매’를 불렀던 임지훈씨의 아들이기도 해요.”


3대 연예기획사, 제작방식 서로 차별화
포미닛의 현아와 비스트의 현승으로 구성된 유닛그룹인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는 큐브의 최대 성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성공적이다. ‘트러블메이커’와 ‘내일은 없어’의 연이은 히트로 유닛그룹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한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트러블메이커’의 결성과 활동 과정에는 어떤 비화가 담겨 있을까.

“회사 내부에서는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죠. 남녀 듀엣이 잘 된 케이스가 거의 없거든요. 또 한 집안 식구다 보니 걱정도 있었고요. 그런데 곡이 워낙 잘 나왔고, 각 팀의 대표선수이자 퍼포먼스를 가장 느낌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악동스러운 두 친구가 같이 만났다는 의미에서 이름 역시 ‘트러블메이커’, 즉 좋은 표현의 ‘문제아들’이라는 의미를 담았죠. 가장 성공한 유닛 프로젝트로 평하고 있습니다.”

다른 그룹에서 활동하는 두 멤버가 ‘따로 또 같이’의 활동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박충민 대표는 “두 친구는 퍼포먼스뿐 아니라 심지어 음반 재킷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무대에서 본인들이 흥을 느끼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 아닐까 싶다. 남녀가 만난 그룹이기 때문에 비스트나 포미닛 자체로는 하기 어려운 콘셉트를 또 다른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1. 비 / 2. 비스트 / 3. 트러블메이커 / 4. 포미닛

라송, 비만이 할 수 있는 퍼포먼스
군 제대 후 컴백한 비의 성공도 주목할 만하다. 군복무 기간이 남성 솔로 가수들에게 적잖은 벽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비의 성공적인 컴백에 박충민 대표 또한 고무된 듯했다.

“라송(LA SONG)은 비의 기존 곡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곡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 이게 과연 비에게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죠. 결과적으로 비이기 때문에 이 노래를 이렇게 소화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기량이 되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였던 거죠. 제 소속 가수지만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웃음).”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솔로 가수들의 성공이 어렵다는 점도 국내 가요계의 현실이다. 그룹이 보여주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다가 한명이 나오면 보는 재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와 세븐 이후에 이렇다 할 만한 남자 솔로 가수가 없었던 것도 그 이후의 대다수 남자 솔로 가수들이 아이돌 그룹의 멤버 한명 정도의 느낌을 주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평한 박 대표는 “아이돌을 만드는 방법으로 솔로 가수를 만드는 것은 잘못이다. 솔로 가수는 비주얼보다는 음악적으로 귀를 간지럽히는 소울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겨울연가의 흥행으로 시작돼 K-팝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뻗어간 한류는 이제 10년여의 시간이 흘러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국내 연예기획사들도 고민하고 있는 시점. 박 대표는 “한류가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 보통 아이돌 음악의 한계를 넘어서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아이돌 그룹이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한다든가 하는 방식도 좋은 예”라고 전했다.

아이돌·언더 밴드 협업으로 새로운 콘텐츠 생산
그런 의미에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남성 아이돌 그룹 엠포엠(M4M)은 새로운 제작방식을 적용한 도전적 사례다.

“엠포엠(M4M)은 큐브와 합작한 중국의 소속사를 통해 캐스팅하고 우리가 4년 동안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오로지 중국에서만 활동하는, 즉 중국 사람들이 보기에 ‘오로지 우리를 위해서 활동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4명 모두 중국에서 캐스팅했어요. 중국인 2명, 대만인 1명, 홍콩인 1명 이렇게 구성되었어요. 지난해 정식 데뷔를 한 후 중국 시장에서만 활동하고 있습니다. 큐브는 전체적인 제작을 책임지고 중국에서는 현지 매니지먼트를 담당해 양사가 합작한 형태입니다. 이러한 제작방식 또한 새로운 한류를 만드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작곡가 출신의 박충민 대표가 키보드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건반 앞에 앉는 것은 오랜만”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 박충민 대표는…
1974년생. 1999년 TB&C 엔터테인먼트 수석 음악프로듀서, 2005년 뮤직큐브 기획이사, 2006년 큐브엔터테인먼트 기획이사, 2011년 큐브엔터테인먼트 부사장, 2012년~현재 큐브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www.facebook.com/CUBEUNITED

조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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