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영 사장은 “올해 기술 이전을 하게 되면 바이로메드는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선영 사장은 “올해 기술 이전을 하게 되면 바이로메드는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 치료제의 개발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관련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8년 900만달러에 불과했던 유전자치료제 시장규모는 올해 3억1600만달러, 2017년에는 7억9400만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성장률이 64.7%에 달하는 고성장이다. 유전자치료제는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교정 또는 교체해 질병을 분자수준에서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3세대 바이오의약품이다.

국내 유전자 치료제의 대표주자는 바이로메드다. 이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유전자 치료제 ‘VM202’는 당뇨병성 신경병증뿐만 아니라 허혈성 지체질환, 근위축성 축삭경화증(루게릭병), 허혈성 심장질환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의 신약 물질로 4가지 질환의 치료가 가능하다.

바이로메드가 미국 FDA로부터 허가받은 임상시험은 총 6건이다. 허혈성 지체질환 치료제(VM202-PAD)와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VM202-DPN)는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3상이 연내 개시될 예정이다. 합성이 아닌 신물질로 신약을 개발해 미국에서 임상2상을 통과한 한국 기업은 바이로메드가 유일하다.

이 회사를 설립한 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연구개발 총괄사장)는 “올해 글로벌 제약사와 이 신약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서 퀀텀점프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임상1상에 성공했다고 해서 신약개발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임상2상을 성공하면 시장진입 가능성이 80% 이상입니다. 3상을 하게 되면 가치는 2~3배 오릅니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와 접촉을 시작했습니다.”

김 사장은 바이로메드의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영은 지난 2009년 삼성디자인아메리카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김용수 대표가 맡고 있다. 순수 연구개발(R&D) 인력은 전체 직원 70명 중 절반인 35명에 달한다.

김 사장은 “신약의 가치를 고려하면 딜의 규모는 10억달러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며 “상업화될 경우, 매출액 대비 두 자리 수의 로열티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VM202의 임상시험 결과, 효과는 우수한 반면 부작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VM202-DPN은 기존 치료제가 신경병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하고 통증만 감소시키는 데 그친 것과 달리, 통증 감소와 신경세포 등의 재생을 촉진해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사장의 설명이다. “현재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는 진통제로 하고 있어요. 고통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죠. 시장 규모는 연간 약 4조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부작용 때문에 진통제도 사용할 수 없는 환자가 절반이 넘습니다. 신약이 개발되면 시장규모가 더 커질 겁니다.”

실제로 영국 데이터 분석 업체인 PSA에 따르면,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시장규모는 VM202와 같은 바이오 재생의약이 개발될 경우 13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혈성 지체질환 치료제인 ‘VM202-PAD’도 미국에서 임상2상을 마치고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이전을 앞두고 있다. 김 사장은 “당뇨병 등으로 다리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지체질환의 경우 미국에서만 다리절단 비용으로 매년 8조원 이상이 쓰인다”며 “VM202-PAD가 시판되면 VM202 관련 시장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로메드는 현재 근위축성 축삭경화증 치료제 ‘VM202-ALS’에 대해 미국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허혈성 심장질환 치료제 ‘VM202-CAD’는 한국에서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다.

암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도 활발하다. 바이로메드는 유방암 치료제인 ‘VM206RY’의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다. 김 사장은 “기존의 항암제가 부작용이 심각한 반면 유전자 치료제는 암세포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험실 벤처로 창업
바이로메드는 서울대 교수로 있던 김선영 사장이 1996년 11월 우여곡절 끝에 자기 연구실에서 대학원생 2명과 함께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당시만 해도 국내 제약업계는 신약개발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요.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확신을 갖고 국내 톱10 제약사를 모두 찾아갔는데, ‘그런 건 미국에서 하라’고 비아냥거리더군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도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본거죠. 하지만 전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화가 나서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바이로메드는 그렇게 서울대 최초의 학내 바이오벤처로 설립됐다. 심혈관질환 등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집중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5년에는 기술평가 상장특례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김 사장은 “돈을 벌기는커녕 계속 투자만 하는 상황이어서 2012년까지 적자가 지속됐다”며 “그래도 연구개발과 임상시험 등에서 성과가 나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로메드는 바이오 관련 신약 국내 기술이전과 건강기능식품인 천연물 신약 판매 등을 통해 지난해 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요건을 맞추기 위해 개발한 천연원료 건강기능식품이 그나마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신약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는 상승세다. 지난해 초 2만6600원이던 주가가 지난 2월13일 5만3800원으로 2배 넘게 상승했다.

김 사장은 “VM202가 글로벌 제약사로 기술이 수출될 경우 바이로메드는 글로벌 신약 개발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며 “유전공학적 기술을 통한 바이오 신약을 개발해 한국의 바이오산업을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