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 상경․경영대 설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최경환 부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 연세대 상경․경영대 설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최경환 부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지난 5월30일 오후 연세대 대우관 지하 1층 각당헌에서 열린 상경․경영대학 창립 100주년 기념식 현장.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유명 상경․경영대 동문이 대거 참석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경제 75학번), 임종룡 금융위원장(경제 78학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경제 63학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경영 81학번) 등이 그들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정갑영 연세대 총장을 비롯해 노학자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오랜 만에 만난 듯 “반갑다”는 인사를 서로 나눴다. 최 부총리에게도 “오랜만이다”며 스스럼없이 손을 내미는 이도 있었다.

연세대 상경․경영대학은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정 총장은 기념사에서 “연세대 상경대학과 경영대학은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세계화를 이끈 최고의 인재를 배출했다”며 “지난 100년 동안 우리 사회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만큼 향후 100년의 역사를 새로 쓰는 데도 큰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연세대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박삼구 회장은 “새가 날아오길 원하거든 먼저 나무를 심으라는 말처럼 연세대는 100년 전 상경·경영대학의 씨앗을 심었고 큰 나무가 돼 오늘날의 자랑스러운 동문들을 배출했다”고 말했다. 그는“우리는 지금 국내 어느 대학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며 “8월 말 신축 경영관이 완공되면 연세는 미래 인재들에게 더 큰 둥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시골에서 올라와 아무 것도 모르던 나를 이 자리에 서기까지 키워 준 은사님께 감사드린다”며 “정부 부처나 재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동문을 볼 때면 연세대 상경․경영이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최 부총리는 서경배 회장을 극찬했다. 그는 “서 회장은 떠오르는 별이다. 언론 보도를 보니 그의 보유주식 가치가 2등이더라”라며 “이는 거저 이뤄진 게 아니고 그에게 집념과 투자, 미래를 보는 눈 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서 회장을 치켜세웠다.

상경·경영대학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서 회장은 “연세대 상학을 졸업한 동문과 스승님들은 한국을 농업경제에서 산업경제사회로 바꾼 주역”이라며 “향후 100년은 연세대가 세계 발전에 기여하는 시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가 최근 10조원을 돌파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국내 두 번째 ‘10조원대 주식 부자’ 반열에 올랐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경제 56학번), 이주열 총재(경영 70학번),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경제 77학번),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경제 80학번) 등은 영상으로 축하의 뜻을 전했다.

홍성찬 상경대학장은 “상경·경영대학은 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보건복지부 장관, 금융위원장 등과 함께 세계적인 기업가들을 배출했다”며 “우리 교수들은 새로운 100년을 이끌어갈 당찬 젊은이들을 양성하는 데 온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경영대학장은 “상경․경영대학은 격변의 시대에 도전정신으로 한국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이제 두 번째 100년의 출발점에 선 만큼 긴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은 동문과 그 가족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펼쳐졌다. 기념식의 앞뒤에 열린 경제․경영․통계학 콘서트는 동문가족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성태윤 경제학부 교수는 ‘삶으로 이야기하다’는 주제로 자녀의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등을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성 교수는 “자녀의 학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일 경영학과 교수는 리더십과 꿈의 크기만큼 성공할 수 있다며 기념식에 참석한 동문 가족 자녀들에게 원대한 꿈을 가지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잘 할 수 있는 일을 더 잘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가슴 뛰는 삶을 살라”고 조언해 콘서트에 참여한 초․중․고생으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이학배 응용통계학부 교수는 “데이터가 생성되는 모든 산업과 기업에 통계를 적용할 수 있다”며 “통계학은 골치 아픈 학문이 아니라 향후 가장 유망한 분야”라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우리나라 최초로 상과 설립
우리나라 최초의 상과(商科)는 1915년 조선기독교대학에 설립됐다. 조선기독교대학은 1917년 당시 한국 유일의 전문학교인 사립 연희전문학교로 발족했고, 1923년 교명이 연희전문학교로 바뀌었다. 1919년 3월 첫 졸업식에서 상과 졸업생 10명을 최초로 배출한 것을 시작으로 해방될 때까지 954명이 상과를 졸업했다.

광복 후 연희전문 상과 출신들은 건국의 주역으로서 나라의 기틀을 세웠다. 이순탁 교수는 대한민국 정부의 초대 기획처장을, 김도연 교수는 재무부 장관을, 최순주 교수는 조선은행(현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경영학이란 명칭이 등장한 것은 1935년의 일이다. 하지만 다른 학문 분야와 마찬가지로 당시엔 우리말로 된 교재가 없었고, 우리나라 학자에 의한 연구도 거의 없었다. 1945년 해방까지는 우리나라 경영학 역사의 발판의 이루는 상학(商學)의 시기였다.

연희전문학교는 1946년 종합대학 설립인가를 받으며 연희대학교로 승격됐다. 이후 1957년 연희대학교와 세브란스 의과대학이 합병해 교명을 연세대학교로 변경했다. 이듬해인 1958년 미국 워싱턴 대학의 도움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경영학과가 신설되며 미국 경영학이 본격 도입됐다.

1968년 경영학과와 공존해 오던 상학과가 경영학과로 통폐합됐으며, 2003년 경영학과가 승격돼 경영대학으로 출범했다. 2006년에는 경영전문대학원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김동훈 경영대학장은 “경영대학이 분리 이후에도 경영․경제․응용통계학과는 여전히 유기적으로 상호협력하며 경영․상경대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