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몬교 선교사 제임스 팔코너 박사와 김재영 한국종교학회 회장이 서울 서강대의 강의실에서 몰몬교도의 삶과 신념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지난 5월22일 서울 신촌 연세대 신학관 채플실에서 미국 유타주 브리검영 대학 제임스 팔코너 박사의 강연이 열렸다. 이날은 팔코너 박사가 한국종교학회가 주최한 ‘2015년 춘계한국종교학대회’에 초청돼 ‘몰몬교와 다른 종교와의 만남’을 주제로 몰몬교를 한국 종교학계에 알리는 자리였다. 게타 마사코(氣多雅子) 일본종교학회 회장을 비롯, 해외에서 8명의 종교학계 인사가 참여했으며, 한국종교학회의 종교학자 200여명이 채플실을 가득 메웠다.(※몰몬교-표준 표기는 모르몬교이지만, 기사에서는 몰몬교로 표기한다.)

몰몬교도가 세운 대학인 브리검영 대학의 런던연구소 센터장을 맡고 있는 팔코너 박사는 1962년 미군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처음 한국에 왔다. 한국에서 6년 가까이 몰몬교 선교사로 활동했던 그가 다시 한국을 찾은 이유는 한국의 종교연구자들에게 ‘몰몬교인의 삶과 신념’을 주제로 한 학문적 연구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이번 강연은 아직까지 몰몬교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한국의 종교학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김재영 한국종교학회 회장은 “이날 팔코너 박사의 강연을 들은 종교학자들은 새로운 연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몰몬교)는 다른 종교 전통과는 거의 관계없이 발전된 것으로 생각했는데 타 종교와 비교할 수 있는 연결고리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다종교가 공존하는 한국에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백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타 종교나 타인에 대한 존중과 관용의 자세를 갖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 몰몬교 연구자인 팔코너 박사의 강연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몰몬교는 1830년 미국의 조셉 스미스가 창시한 종교로, 기본 교리를 보면 하나님을 신봉하나 성부, 성자, 성령은 삼위일체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성신을 개별적 존재로 간주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말일성도 예수 그리스도교회’(The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라고도 불렀는데, 2005년 7월부터 정식 명칭을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로 바꿨다. 이 종교를 흔히 몰몬교로 부르는 것은 성경과 함께 몰몬경이 기본 경전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미트 롬니 전(前) 매사추세츠 주지사, 메리어트 호텔의 존 윌러드 메리어트 회장 등이 믿는 종교로 알려져 있다.

팔코너 박사가 전한 몰몬교도의 삶과 신념이 한국 종교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팔코너 박사와 김재영 회장이 지난 5월27일 서울 서강대에서 다시 한 번 만나 대담을 나눴다. <이코노미조선>이 대담 내용을 중계했다.

김재영 회장(이하 김) : 반갑습니다. 박사님과 대담을 하게 돼 영광입니다. 몇 가지 질문을 하기 전에 박사님께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계기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제임스 팔코너 박사(이하 팔코너) :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저도 영광입니다. 저는 1962년에 미군으로 근무했던 아버지를 따라 처음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우리는 부산, 대구 등에서 3년가량 살았습니다. 저는 3년 동안 용산구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김 :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팔코너 :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60년대 초 제가 왔을 때 한국은 완전히 개발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 가난했습니다. 차를 가진 사람도, TV가 있을 정도로 돈이 많은 사람도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도로도 비포장 상태였습니다. 저는 1967년 3월 다시 한국에 돌아와 2년 반가량 몰몬교 선교사로 머물렀습니다.

김 : 당시 한국 사람들의 몰몬 선교사에 대한 반응은 어땠습니까.

팔코너 :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우리가 가가호호 선교 방문을 할 때면 우리를 가장 환영한 사람들은 대체로 불교 신자들이었습니다. 이유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특히 제가 부산에 있을 때가 기억이 나는데, 우리 선교사들을 집안으로 초대해주시고 음식과 마실 것을 준 사람들은 대부분 불교 신자였지 기독교 신자들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기독교 신자 중에 우리를 기독교 신자로서 환영해준 분들도 있긴 있었습니다.

김 : 한국은 종교적으로 굉장히 복잡다단(複雜多端)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무속신앙(샤머니즘), 불교, 유교, 그리고 현대 종교가 굉장히 다양하게 혼재돼 있고 그 가운데 새로운 종교들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몰몬교의 한국에서의 역사는 굉장히 짧죠. 50년 정도 됐나요?

팔코너 : 50년대에 시작됐으니 금년이 선교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김 :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몰몬교가 한국에 들어 온 이후 한국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줬는가입니다. 몰몬교의 교리에 어떤 특별한 인사이트(통찰력)가 있나요? 예를 들자면 한국 사회에서 다른 종교들보다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더 왕성하게 사회 활동에 참여한다든지 하는 그런 측면 말입니다.

팔코너 :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 즉 몰몬교의 종교 생활방식이 한국 사회에 여러가지로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하나가 몰몬교는 신이 인간에게 스스로를 나타내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종교와도 결코 논쟁해서는 안 된다라는 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를 내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물론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할 것은 우리가 믿는 것을 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까지입니다. 종교적인 믿음을 갖고 갈등과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다른 종교의 사람들 역시 신의 성신을 받았고, 하나님이 그들에게도 말씀을 주셨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다른 종교 사람들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몰몬교의 전통에는 특히 아시아 사람들의 정서와 잘 맞는 특성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사람들의 철학이나 문화에 잘 부합하는 내용들 말입니다. 제 생각에 죽은 사람들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 몰몬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대부분의 다른 기독교와는 사뭇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몰몬교도들은 죽은 사람에 대한 의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어떤 분이었는지를 조사해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분들을 위해 적절한 의식을 집행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몰몬교에서 말하는 종교 의식은 예를 들면 기독교의 침례의식과 같은 것들을 말합니다. 이러한 의식을 통해서 우리는 산 자와 죽은 자에 대한 공감대를 강하게 느끼고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새삼 깨닫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몰몬교는 전 세계적으로 가족을 중요시하는 교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강한 가족 간의 결속을 믿습니다. 우리는 가족관계를 강하게 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강조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부모들은 자녀들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되고 자녀들은 부모가 갖는 부모로서의 권리를 인식하게 됩니다.


- 제임스 팔코너 박사는 “몰몬교는 ‘어떤 종교와도 결코 논쟁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誡命)을 가지고 있다”며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우리가 다만 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믿는 것을 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 중시하는 몰몬교, 가족 붕괴되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 커

김 :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여러가지 변화가 문제시되고 있는데 그 중 가족에 대한 가치, 가족 체제의 변화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는 가족의 결속에 대한 개념을 많이 상실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너무 다양한 활동을 위한 시간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이죠. 그런 측면에서 몰몬교는 가족이 지니는 좋은 전통을 새롭게 인식하는 데 좋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종교는 가족관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전히 궁금한 것은 ‘과연 몰몬교의 핵심은 무엇일까’하는 것입니다. 조금 전에 죽은 자에 대한 종교 의식이 있다고 하셨는데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팔코너 : 우리들은 몰몬교의 성전에서 결혼한 남자와 여자는 영원히 결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의 자녀들은 영원한 결혼을 한 부모에 인봉(印封)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가족이란 단지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가족이란 영원한 단위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인간은 침례를 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침례를 받지 않은 우리 조상들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우리는 죽은 자를 위한 침례의식을 집행합니다. 우리는 성전에 가서 죽은 자에게 침례를 집행합니다. 나 역시 나 자신을 위한 침례를 받을 수 있고 또 이러한 의식을 확인받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나는 우리의 자녀들을 양육할 책임이 있으며 또한 동시에 돌아가신 선조들도 침례의식을 받게 할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돌아가신 선조들이 원한다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우리는 돌아가신 우리 선조들이 영(靈)의 세계에서 이러한 의식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믿습니다. 죽은 자를 위한 의식은 대리의식(죽은 사람이 영의 상태에서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산 사람이 대신해서 의식을 받는 것)으로 치러지게 됩니다. 이 대리의식은 우리 교회가 집행하는 여러 종교 의식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김 : 박사님 얘기를 들어보니 몰몬교는 신학적 교리보다는 실행에 주안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왜 몰몬교는 신학적 교리보다 실행에 주안점을 두는지요. 신학을 공부하지 않는 신학적 이유는 무엇입니까?(*몰몬교는 교리만을 배우며 이를 신학적·철학적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몰몬교는 신학대학이 없다.)

팔코너 : 우리는 신앙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신앙은 마지막까지 견딜 수 있는 힘을 갖게 하는 신앙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학적 교리보다 신앙을 실행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둡니다. 물론 우리는 예수가 우리의 구세주라는 것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신앙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더 큰 문제로 봅니다. 아마 여러분은 몰몬교도들이 굉장히 순종적이라는 말을 종종 들었을 것입니다. 그 말은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 : 저는 종종 몰몬교가 NGO활동에 적극적이라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몰몬교가 인도주의적 구호사업에 적극적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종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펼치는 진짜 숨겨진 원동(原動)은 무엇입니까.

팔코너 : 신약 성서를 보면 예수 그리스도가 생애 대부분의 시간을 병자들을 위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예수 그리스도의 성역(聖域)이 결국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었음을 의미합니다. 몰몬경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고통 받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이 침례를 받았다면 당신은 도움과 위안이 필요한 사람에게 위안을 주겠다는 것과 슬픔에 빠져 애통해하는 사람과 더불어 애통하기로 동의했다는 말이며 그럼으로써 신의 증인으로 굳건하게 설 것을 동의했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 :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다른 종교집단 간에 긴장이 형성돼 문제시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간혹 긴장이라는 것은 아무 탈 없이 잘 지내는 것보다는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는 생각은 합니다. 서로 서로를 알아가고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다양한 종교 전통들이 존재하는 한국사회에서는 대단히 바람직한 덕목이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몬교의 전통은 기독교 전통과 비슷한 측면도 보이지만 일반 기독교 전통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다른 일반 기독교인의 생활과 몰몬교인 생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팔코너 : 저도 확실히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다른 기독교와 저희 교회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우리는 현대에도 살아계신 선지자(先知者)가 있다고 믿는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 선지자가 굉장히 구식의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그냥 우리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모습을 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이 그 분에게 영감을 주신다고 생각하며 몰몬교회가 고대 예수 그리스도의 원 교회의 회복된 교회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몰몬교가 개신교나 가톨릭교도 아니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부르신다고 믿으며 우리에겐 열두 사도가 있습니다.


- 몰몬교도들은 다른 종교와의 교류에 개방적이다. 제임스 팔코너 박사는 “몰몬교도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자신들과 공유할 수 있는 진리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 김재영 한국종교학회 회장은 “한국의 복음주의 기독교도 철저한 고백을 잃지 않으면서 다른 종교 전통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몰몬교도들은 다른 종교와의 교류에 개방적이다. 모든 주요 종교와 철학은 하나님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라는 교리적 믿음을 바탕으로 해서다. 단순히 몰몬교와 비(非)몰몬교를 ‘우리와 그들’로 구분해 ‘우리’에게는 진리가 있고, ‘그들’은 틀렸다고 한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팔코너 박사는 “몰몬교도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자신들과 공유할 수 있는 진리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 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몰몬교가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종단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팔코너 박사님, 한국 사람들에게 몰몬교가 다른 주류 종교들과 어떤 협력활동을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팔코너 : 우리는 두 가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나는 개신교와, 하나는 이슬람교와 맺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불교와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우리가 협력 관계를 맺는 방법의 하나는 종교 간 대화와 토론입니다. 우리는 서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것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이것에 대해 우호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상생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 다른 협력활동은 인도주의적 구호사업입니다. 미국에서는 몰몬교가 네 번째로 큰 종단이지만 남아메리카에서는 몰몬교가 그보다 더 큰 종교 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하는 몰몬교도보다 스페인어를 하는 몰몬교도들이 더 많습니다.

팔코너 박사는 “미국과 같은 영어권이 아닌 스페인어권에서 몰몬교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넘어 남미 여러 국가에서 몰몬교를 믿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1500만~1600만명가량 되는 전세계 몰몬교도들 중 미국 몰몬교도는 650만여명이다. 몰몬교도들은 남미에서 가장 세력이 큰 교회는 가톨릭교이며 그 다음으로 몰몬교가 많다고 본다.

김 : 아, 그렇군요. 그런데 왜 스페인어권 사람들에게 몰몬교가 매력적으로 비쳐진다고 보십니까.

팔코너 : 약간의 자부심 때문 아닐까요? 죄송합니다. 조금 거슬릴 수도 있지만 사실입니다.(웃음) 또 한 가지 사회학적인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사회가 극도로 불안정했을 때 몰몬교회가 그들에게 그들의 가족을 도움으로써 어떤 안정감을 제공했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팔코너 박사에 따르면, 몰몬교는 신도들을 돌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몰몬교도나 몰몬교도의 가족이 아픈 경우, 치료비를 지원해주고 먹을 것이 없을 땐 먹을 것을 제공해준다. 몰몬교회의 존재 이유는 하나님의 자녀, 교도들을 돌보는 것이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한다. 한 신도가 굉장히 위험한 우범지역에 살고 있을 경우, 최소한의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거주지를 알아봐주고 이사 비용을 지원해주는 식이다.

팔코너 : 몰몬교는 신도들에게 굉장히 높은 기대치를 갖습니다. 우리 교회는 매주 일요일 3시간을 교회에서 보냅니다. 신도들은 매주 교회를 가야 합니다. 저는 지금 런던에 살고 있습니다. 교회는 제게 다섯 가족을 돌보라는 일을 부여했습니다. 저는 매달 최소 한 번은 그 다섯 가족을 방문해 그들에게 별일이 없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몰몬들은 책임을 갖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높은 기대 수준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당신과 당신의 가족, 당신의 개인생활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기대를 가집니다. 아마 이런 것들이 우리 교회가 스페인어권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인 요인이 아닐까요.

김 : 한국에는 많은 종교들이 존재하지만 대표적인 종교는 불교와 기독교(개신교와 가톨릭교)입니다. 한국 종교단체의 일반적 특징은 보수적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기독교의 경우에는 종교적으로 복음주의의 특성을 많이 보이고 있지요. 물론 종교의 자유를 지향하는 성향도 강합니다. 한국의 기독교는 몰몬교에 대해 그다지 이해가 깊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몰몬교의 종교 간 교류 사례를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팔코너 : 미국 남캘리포니아에 있는 대학에서 결성된 학생협의체가 생각나는군요. 대단히 복음주의적이었던 단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도 이런 복음주의 대학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대학에 있던 학생들은 매년 우리 대학(브리검영) 학생들과 한 차례 연합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들은 모여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종교관과 행동방식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떤 점에선 동의하고, 동의하지 않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죠. 이 행사는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유타에는 복음주의 교회의 목사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이분은 한 조직을 설립해 몰몬교 지도자와 복음주의 종교 지도자들을 다함께 아울러 모셨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함께 어울리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분은 대략 10년 전쯤 사과문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셨습니다. 그 사과문에서 목사님은 “나의 몰몬 친구들에게. 우리 교회는 우리가 당신들을 홀대했다는 것에 대해 사과를 표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발표 이후 우리 몰몬교도들은 우리 역시 우리가 정말 온당하게 했어야 할 그런 방법으로 그들을 대우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저는 그분이 이런 사과문을 발표했다는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 발표가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가 어떻게 (타 종교와) 잘 상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줬기 때문입니다.

김 : 저는 한국에서도 종교 간 교류와 협력이 많이 이뤄지길 희망합니다. 저는 한국의 복음주의 기독교도 철저한 고백을 잃지 않으면서 다른 종교 전통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팔코너 박사님이 말씀하신 이런 사례들이 새로운 통찰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종교 간 개방적 대화가 더 많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이러한 점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한국사회에서는 통상 어느 교회를 믿는가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종교의 자유만을 언급하는 것은 별 실효성이 없는 공허한 처사가 아닐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주요 기독교의 복음주의 교회들이 이런 면을 성찰하게 할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팔코너 박사님이 미국 미시간 주(州)에 있는 저명한 개혁 장로교가 설립한 칼빈 대학의 여러 교수님과 경험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 사례들은 참 좋은 미담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철학적 관점에서도 참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독창적이고 새로운, 이러한 접근이 단순히 신학적으로 보수적이냐 자유주의적이냐는 논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팔코너 : 저와 가장 친한 칼빈 대학의 제임스 스미스 교수님은 정말 똑똑한 분이며, 저의 ‘절친’입니다. 철학적 측면에서 제가 좋아하는 점은 스미스 교수와 제가 서로 서로 많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은 우리가 종교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 서로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습니다. 그는 그가 가지고 있는 칼빈주의 사상에 대한 책을 제게 보내줬고, 저는 몰몬교에 대한 책을 그에게 보내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자주 나눕니다. 그는 제게 “나는 우리가 서로 얼마나 많이 닮았는지를 전혀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서로의 교회를 가봤을 때, 각자가 다니는 교회와 다른 점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우리가 무엇을 믿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닮았는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 제임스 팔코너 박사는 인터뷰 말미에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선교사로 한국에 방문한 1968년 북한 무장 게릴라 31명이 서울에 침투한 1·21 사태를 목격했다는 것이다. 팔코너 박사는 “종로에 있던 본사로 가던 중 광화문 일대에서 군인들이 버스를 막아세웠다”며 “총소리가 났는데 당시엔 영화를 촬영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물질만능주의화된 한국, 고유한 영성 다시 회복해야”

김 : 팔코너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몰몬교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수록 많이 놀랍니다. 몰몬교는 우리에게 정말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몰몬교가 한국 교회의 전통과 여러가지 연관성을 갖는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특히 가족과 조상 문제에 대해 말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동시대에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 단순히 종교적인 문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의 본질은 종교와 종교 간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하나의 가치만을 요구하는 획일화된 ‘세속주의’가 아닐까요. 즉,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 너무나 세속화됐다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 본질을 종교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봅니다. 사람은 모두 가치 기준에 따라 제 각각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공통점 못지않게 차이점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팔코너 박사님, 종교와 세속주의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 주시겠습니까.

팔코너 : 우리가 처한 가장 무서운 위험이 ‘세속주의’라는 데에 두말없이 동의합니다. 만약 이 세상이 더욱 더 세속화된다면 사람들이 제대로 종교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사건과 갈등으로 점철된 종교 역사를 통해 봤을 때도 그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예를 들자면 저는 마법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옛날 사람들이 그냥 편히 믿었던 역사적인 기묘한 ‘무엇’이었지요. 저는 그에 대해 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속주의는 앞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저는 찰스 테일러를 굉장히 흠모합니다. 그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분석했기 때문이죠. 현재 세속주의로 점철된 종교 단체들은 타 종교에도 위험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왜 이러한 세속주의가 위험한지’를 보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세속적인 세상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종교적이 될 수 있는가를 깨닫게 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테일러는 그 사례를 마테오 리치에서 찾았습니다.(*마테오 리치:동서양의 문화 통합을 시도한 선교사) 어떻게 하면 내가 중국 사람들이 기독교를 이해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처럼 말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성경을 중국어로 번역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중국사람들에게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를 고심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김 : 저는 테일러가 기독교인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 세속적인 세상에서 어떻게 참다운 기독교인이 되는가’라고 말한 것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문제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대단히 중요한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변화가 있다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합니다. 찰스 테일러의 이러한 사유는 종교적 가치관의 새로운 활성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결코 인간의 성장에 위해를 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종교는 필요합니다. 한국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종교에 대한 깊은 평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가 점점 더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은 종교는 단순히 개인적 담론이지, 공적인 담론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를 동반한 기묘한 현상이 특히 철학과 교육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종교란 단순히 중세기적인 가치체계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이것이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상황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적인 가치관이 소개될 때마다 인간사회의 전반적인 성장에 대단히 중요한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계에서 보여주는 전반적인 노력은 이러한 정신에 극단적으로 반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대학들이 지금 커다란 딜레마에 빠져 있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까 고심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이야말로 이 문제를 타개하고 나갈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계 대부분이 ‘종교는 개인적 담론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공공의 담론에서 비껴 나와 있어야만 하며, 특히 철학적인 공공의 담론과는 구분지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팔코너 : 미국의 상황도 한국의 상황과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가장 종교적인 사람들조차도 종교는 개인적 담론에 불과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의 도전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저는 1969년에 한국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2001년도에 다시 돌아와서 일주일을 한국에서 보냈습니다. 한국은 정말 급변했더군요. 하지만 제가 느낀 가장 큰 변화는 한국이 너무나 물질만능주의화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한국이 미국 사람들보다 더욱 더 물질주의화되고 세속적이게 됐다는 것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세상을 향한 그런 태도는 정말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물론 한국이 더이상 60년대처럼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은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때 당시엔 사람들이 정말 약 한 첩 제대로 못 쓰고 죽어갔으니까요. 그리고 더이상 그런 일이 없다는 데에 대해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시절에는 지금 우리가 잃어버리고 없는 것들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불교가 될 수도, 유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은 엄청난 영적인 가치들을 내재하고 있던 것들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부유해지면서 미국인이나 한국사람들 모두 이러한 훌륭한 영적인 가치들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골몰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개인뿐입니다. 그것은 더이상 공공의 담론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지금이야말로 영적인 영성의 최초의 근원적인 뜻으로 회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김 : 감사합니다 팔코너 교수님. 마지막으로 한국종교학회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팔코너 : 한국을 제대로 모르면서 조언을 하는 것은 가당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학술대회가 한국종교학회와의 첫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어떤 조언을 드리기가 쑥스럽군요.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이야기야말로 한국종교학회가 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종교학회니까 학술적인 논문을 써야겠죠. 하지만 종교학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떻게 종교가 우리의 사회와 문화에서 더욱 더 강력한 부분을 차지하게 만들까가 아니겠습니까. 저는 한국인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인들은 유구한 역사를 통해 영적으로 깊은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은 지금 그러한 영성을 잃어버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역사가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듯, 한국인들은 한국인들의 고유한 영성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백예리 기자  byr@chosun.com · 정은지 인턴기자  eunji110@gmail.com

백예리 기자 / 사진 : 사진 :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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