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새로운 10년을 위한 변화의 서막을 열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을 헤쳐 나갈 새로운 전략인 ‘챕터(Chapter) 2’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판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챕터 2는 현대카드의 지난 10년에 대한 계승과 극복의 모순적 결합이다. 지난 10년 동안 끊임없이 펼쳐왔던 혁신 마인드는 계승하되, 그를 통해 이룬 성과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03년 내놓은 ‘현대카드 M’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내놓은 반전의 승부수였다면, 10년 만에 선보인 현대카드 챕터 2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그 판을 바꾸기 위해 내놓은 카드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01년 10월 ‘다이너스카드코리아’를 인수해 신용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은 약 1.8%로 미미했지만 현대카드는 야심차게 사업을 펼쳐나갔다. 하지만 2002년부터 신용카드 시장은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했으며, 2003년 카드대란은 현대카드에 직격탄을 날렸다. 2003년 한해에만 전체 카드업계가 10조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현대카드도 6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감내해야 했다. 당시 모든 카드사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마케팅을 축소하고 채권 회수에 온 힘을 기울였다.
위기 극복과 성공의 지난 10년
하지만 현대카드는 달랐다. 부실 자산을 정리하고 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객과 시장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카드대란 이후의 시대를 준비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03년 5월 탄생한 것이 ‘현대카드 M’이다. 현대카드 M에는 국내 최초로 ‘포인트 선지급 후상환’ 제도인 세이브 포인트 등 강력한 포인트 서비스가 부가됐으며, 파격적인 광고와 마케팅이 이어졌다. 현대카드 M은 출시 1년 만에 유효 회원수 100만명을, 4년 만에 500만명을 돌파하며 베스트셀러 신용카드로 자리 잡았다. 현대카드가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과감한 실행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현대카드는 현대카드 M을 시작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알파벳 카드를 선보이며, 카드업계에 처음으로 체계적인 상품과 브랜드 전략을 도입했다. 이어서 블랙카드와 퍼플카드로 초우량고객(VVIP) 시장을 개척했으며, 2010년에는 현대카드 플래티넘 3시리즈를 선보이며 알파벳과 숫자, 컬러를 축으로 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혁신은 비즈니스에만 머물지 않았다. 금융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프로젝트를 잇달아 선보였고, 전 세계 스포츠 스타와 예술가들을 불러와 선보인 ‘슈퍼시리즈’는 우리나라 문화·스포츠 마케팅의 지형을 바꿨다.
그동안 주요 경영지표는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자산은 2003년 대비 2012년 말 4.5배 이상 늘어났으며, 6000억원이 넘던 적자를 기록했던 순익은 2000억원 가량의 흑자로 돌아섰다. 8%가 넘던 연체율 역시 업계 최저 수준인 0.68%로 낮아졌다.
혁신 통해 새로운 10년 시작
현대카드는 위기극복과 성공의 지난 10년 역사에 안주하는 대신 새로운 혁신을 선택했다. 그것이 바로 ‘챕터 2’다.
그동안 유사한 카드상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나 혜택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고려없이 ‘기계적인 선택’을 하거나, 필요한 혜택만큼 여러 개의 카드를 발급받아야 했다. 한번 선택한 카드나 서비스는 쉽게 바꿀 수 없었다. 더욱이 카드 할인혜택과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이용실적 등의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현대카드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910만명에 달하는 현대카드 전 고객의 이용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태스크포스 인력을 4만2000시간 동안 투입했다. 벤치마킹을 위한 출장 거리만 9만마일에 달한다. 160차례가 넘는 경영진 회의에서 격렬한 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치열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basic)’였다. 고객의 관점으로 돌아가 카드를 선택하고 이용할 때, 고민할 필요가 없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현대카드는 기존 상품 포트폴리오를 전면 개편했다. 새로운 상품 포트폴리오는 ‘포인트’와 ‘캐시백’을 두 축으로 한 ‘투 트랙(Two Track) 전략’이 핵심이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포인트는 ‘현대카드 M’이, 캐시백은 ‘현대카드 X’가 담당한다. 지난 7월1일 새롭게 출시된 ‘현대카드 M 에디션 2’는 월 50만~100만원 사용 시 가맹점에 따라 0.5~2.0%의 M포인트가 적립되고, 월 100만원 이상 사용고객은 원적립률보다 1.5배 많은 포인트가 적립된다. ‘현대카드 M2 에디션 2’는 ‘현대카드 M 에디션 2’의 혜택에 새로운 플래티넘 서비스와 클럽 서비스가 추가된다. ‘현대카드 M3 에디션 2’는 여기에 월 200만원 이상 사용 시 M 포인트가 2배 적립된다.
‘현대카드 X’와 ‘현대카드 X2’는 이용금액에 따라 최고 1%의 기본 캐시백이 제공된다. 연간 카드 이용금액 및 누적 캐시백 금액에 따라 최고 10%까지 연간 보너스 캐시백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현대카드의 챕터 2 신상품은 카드 사용처에 상관없이 포인트 적립 또는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은 카드를 쓸 때 이곳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가맹점인지, 서비스 횟수나 한도 제한에 걸리는지 등을 복잡하게 따져볼 필요 없이 쓴 만큼 보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포인트는 전국 2만곳 이상의 가맹점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캐시백은 현금으로 돌려받아 사용하는 것이어서 혜택 체감도가 크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지난 6월24일 현대카드 챕터 2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지난 10년간 현대카드는 과감한 혁신을 통해 성공의 역사를 써 왔지만 과거의 성공에 취해 있으면 필연적으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새로운 10년을 준비해 왔다”며 “단순히 새로운 상품 몇 종을 선보이고 서비스를 개편하는 수준을 넘어 업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