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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 인테리어팀원들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디자인연구소에서 디자인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C영상미디어 한준호

아파트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브랜드’다. 소비자는 동일한 입지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된 아파트가 있더라도, 웃돈까지 불사하며 대형 건설사의 고급 브랜드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브랜드 아파트는 시간이 지나도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더 좋은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브랜드 아파트가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데는 인테리어가 큰 몫을 한다. 각 건설사의 인테리어팀은 소비자들이 오랫동안 질리지 않으면서도 주거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내 아파트 브랜드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곳은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19

99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롯데캐슬’이라는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도입했다. 롯데건설 주택연구소(현 디자인연구소)는 ‘호텔 같은 아파트’라는 콘셉트에 따라, 호텔 건설의 노하우를 담고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한 롯데캐슬을 서울 서초동에 선보였다. 이는 건설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 아파트 75평형은 당시 분양가가 무려 7억9000만원에 달했지만 청약 하루 만에 79가구가 모두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롯데건설은 20년간 전국 각지에 롯데캐슬을 공급, 분양 성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캐슬의 성공을 이끄는 숨은 공신은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의 인테리어팀이다. 롯데건설은 주택연구소 내 담당별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진행하다 2005년 1월 인테리어팀을 설립했다. 13명으로 구성된 인테리어팀이 견본주택(모델하우스) 하나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6개월에 달한다. 견본주택에 적용되는 내부 마감과 공정은 인테리어팀에 매우 중요한 업무다. 

실제 소비자들이 살게 될 아파트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현은정 책임은 “최근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다 보니 인테리어팀 역시 눈코 뜰 새 없이 일하고 있다”며 “2016년에는 20개, 지난해에는 17개의 견본주택을 오픈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롯데건설 인테리어팀이 만들어야 할 견본주택은 20개에 달한다.

롯데건설 인테리어팀은 다른 아파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 설계를 적용, 소비자가 롯데캐슬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안전이다. 김대원 책임은 “안전을 위해 디자인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수시로 검토한다”며 “바닥타일의 경우를 예로 들면, 시각적으로는 반질반질 빛나는 유광타일이 멋있어 보이지만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미끄러질 수 있어 보다 덜 미끄러운 반광타일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수납’도 롯데건설 인테리어팀이 꼭 챙기는 요소다. 가장 대표적 사례는 ‘쇼룸형 드레스룸’이다. TV 속 연예인들의 집에 자주 등장하는 드레스룸을 아파트에 적용한 것으로, 기존 드레스룸보다 크기를 키우고 내부에 선반, 화장대, 서랍, 전신거울 등을 설치했다.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는 환기 시스템도 갖췄다. 남성 전용 드레스룸까지 개발했다. 이곳엔 서서 사용할 수 있는 스탠딩 화장대 등이 설치돼 있다. 

이정민 인테리어팀 팀장은 “남자와 여자의 생활방식과 역할이 고정되는 시대는 지났다”며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요구 사항도 세심하고 정확하게 반영할 필요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천편일률적인 인테리어다. 같은 단지 내 어느 집을 가도 똑같은 형태라 각 거주민들의 취향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어렵다. 롯데건설 인테리어팀은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옵션 상품을 개발했다.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알파룸(자투리 공간)을 고객 요구에 따라 △드레스룸형 △서재형 △펜트리형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소영 책임은 “이를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유상옵션 매출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비자 니즈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인테리어팀은 소비자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반영한다. 현관 중문이 대표적이다. 최근 홈쇼핑은 물론 집 수리를 위한 소형 인테리어 시장에서 현관 중문의 매출이 꾸준하게 성장하는 데서 착안, 롯데캐슬 전 사업장에 현관 중문을 적용했다. 단 기존 시장에서 판매되는 일반 현관 중문이 아닌, 컬러와 디자인, 마감재 교체 등을 통해 기능을 개선했다. 

현은정 책임은 “블로그, 카페, 홈쇼핑 등을 살펴보면서 일반소비자가 어디에 관심을 두는지 관찰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최근 유행하는 홈가드닝(아파트 베란다를 정원으로 꾸미기)을 반영하기 위해 거실 발코니를 확장할 때 폴딩도어, 매입형 LED 조명, 스크래치에 강한 바닥 타일 등을 적용했고, 이를 통해 홈카페나 키즈룸, 홈가든 등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 평형별로 최적화된 네 가지 인테리어 스타일을 마련해 현장에 적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정민 팀장은 “수많은 프로젝트에 표준화된 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매번 디자인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며 “주택 공급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인테리어 스타일을 정해두면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네 가지 테마와 △안전 △수납 △맞춤형 공간 등을 조합한 것이 바로 지난해 개발한 ‘2017 뉴캐슬 인테리어 스타일-아지트(AZIT)’다. 

이 외에도 이들은 현재 30개의 저작권과 23개의 등록 디자인, 네 개의 특허를 보유해 국내 건설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인테리어팀으로 성장했다. 


싱크대 서랍 속 버려지는 공간까지 잡는다

롯데건설 인테리어팀은 앞으로도 다른 건설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 설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출시를 앞둔 디자인으로는 주방 내 실수납량을 높여 효율적인 가사 활동을 돕는 ‘퍼펙트 키친’이 있다. 기존 싱크대 서랍은 5~6개 정도로 작고 여러 개로 나뉘어 있었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2~3개 정도로 큼직하게 나뉘어 있는 것을 선호한다. 이 경우 서랍 한 칸당 공간이 넓고 깊어지는데, 물건을 서랍 높이만큼 쌓아올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서랍을 열고 닫을 때 흔들리면서 물건 더미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서랍 바닥에만 물건을 두고 서랍 위쪽 공간은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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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확장공간을 활용한 홈가드닝. 사진 롯데건설

김대원 책임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서랍 안쪽에 ‘내부 서랍’을 설치해 다양한 물건을 효율적으로 수납할 수 있도록 했고, 숨어있는 틈새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걸레받이 공간에도 서랍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방 옆 다용도실은 주방 수납 공간과 결합해 효율과 기능을 더 높일 계획이다. 보조작업대를 세탁기, 건조기 공간과 가까이 설치해 세탁부터 건조, 다림질을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토털인테리어 상품으로는 ‘프리미엄 실버 패키지’가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령인구 증가에 맞춰 ‘액티브 시니어(예전의 노년층보다 학력과 소득이 높고 활동적인 50~60대)’의 라이프스타일, 니즈가 반영된 인테리어 패키지 상품이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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