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분 유원대 와인아카데미 수료, 한국미술협회 영동지부 회원 / 산막와이너리 안성분 대표가 비원퓨어 와인병 레이블로 쓰인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박순욱 조선비즈 선임기자
안성분
유원대 와인아카데미 수료, 한국미술협회 영동지부 회원 / 산막와이너리 안성분 대표가 비원퓨어 와인병 레이블로 쓰인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박순욱 조선비즈 선임기자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 전문 디지털 매체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최고상인 ‘Best of 2020(한국 와인 부문)’ 상을 받은 산막와이너리는 국내 최대 포도 산지인 충북 영동에 자리하고 있다.

과일의 품질은 일조량과 기온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소백산맥 추풍령 자락에 있는 충북 영동군은 밤낮의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리적 특성이 있다. 그래서 이 지역 과일의 당도가 높고 특히 포도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영동은 전국 포도 생산량의 1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40여 군데에 이른다.

산막와이너리 안성분 대표는 서양화가다. 와이너리 실내 곳곳에 그의 작품이 걸려 있고, 이번에 상을 받은 ‘비원퓨어’ 와인병 레이블 그림도 2017년에 직접 그렸다. ‘서울 토박이’ 안 대표는 작업실을 구하러 영동에 왔다가 주변 자연환경에 반해 덜컥 눌러앉았다.

그림을 그리면서 2009년부터 틈틈이 포도와 산머루 농사를 시작한 안 대표는 2015년 농업법인을 설립, 산머루 와인과 캠벨 와인 등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큰딸 부부가 와이너리 경영을 돕고 있다.


산막와이너리 윤영준 부장이 스테인리스 통에서 숙성 중인 와인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박순욱 조선비즈 선임기자
산막와이너리 윤영준 부장이 스테인리스 통에서 숙성 중인 와인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박순욱 조선비즈 선임기자

이번에 상을 받은 ‘비원퓨어’ 와인은 어떤 와인인가.
“산머루 100%로 만든 레드 와인이다. 산머루에는 탁월한 항산화 물질로 꼽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포도보다 거의 여섯 배나 많이 들어 있다. 안토시아닌은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과 관절염 등 각종 염증에 좋고, 특히 암세포와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아주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 산머루 와인인 ‘비원퓨어’는 진한 풍미, 기분 좋은 산미와 탄닌감, 검붉은 열매류의 향이 풍성하게 담겨있다. 나무 향, 오크 향, 베리 향이 도드라진다. 한국의 대표적 식용포도인 캠벨로 만든 와인보다 당도와 산미(신맛의 정도)가 강하고 묵직한 보디감이 매력적이다.”

‘비원퓨어’ 향과 맛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비원퓨어는 향이 복합적이다. 크랜베리, 꽃향기, 붉은 과일, 버터, 요구르트 향도 난다. 맛은 부드러우면서도 중간 정도의 보디감과 함께 산미가 인상적이다. 목 넘김이 약간 무겁지만, 베리 향과 함께 꽃향기가 올라온다. 잔향으로 스모크 향, 버터 향이 은은하게 마무리한다. 전체적으로 부케(와인의 숙성 과정에서 생기는 향들)가 풍부한 와인이다.”

캠벨로 만든 와인과 산머루 와인은 어떻게 다른가.
“캠벨은 가장 흔하게 먹는 포도이기 때문에 캠벨로 만든 와인 역시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어릴 적 할머니가 집에서 담근 포도주 맛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산머루는 다르다. 산머루는 그냥 먹기에는 다소 맛이 강하다. 그런데 산머루로 와인을 만들면 맛이 기가 막히다. 카베르네 소비뇽 같은 서양 포도 품종과 유사한 게 산머루다. 레드 와인의 대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역시 식용으로 먹기엔 너무 달아 와인 양조용으로 주로 쓰인다. 캠벨 와인은 로제 와인보다는 진하지만 색상이 다소 투명한 반면, 산머루 와인은 빛깔이 훨씬 진하다. 서양 레드 와인처럼 검붉은 색이다.”

산막와이너리 주변 환경은 어떤가.
“한국 최대 포도 생산지인 영동지역은 토양 자체가 포도를 기르기에 아주 적합하다. 또 연평균 10℃ 이상, 일교차가 상당히 큰 편이다. 그래서 과일의 당도가 높고 과일 색이 진하다.  특히 이곳 산막와이너리는 산을 깎아서 포도밭을 만든 곳이라 약간 경사져 있다. 또한 토질이 마사토라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져 포도 키우기에는 최적의 환경이다. 그만큼 자연 배수가 잘되는 지역이다. 흙에 천연광물 성분이 많아 포도·산머루에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다.”

‘비원퓨어’ 제조 과정은.
“비원퓨어 재료인 산머루의 당도는 18브릭스 정도다. 발효가 끝나면 알코올 도수는 9도 정도 된다. 일반 레드 와인 알코올 도수인 12~13도에는 못 미친다. 그래서 발효가 시작할 즈음에 가당(설탕 첨가)을 해서 알코올 도수를 13도로 맞춘다. 당분이 부족해 발효에 필요한 미생물의 먹이인 설탕을 추가하는 것이다. 설탕이 효모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발효 초기에 가당을 한다. 발효가 끝났을 때는 당분이 남아 있지 않아 완성된 와인은 드라이하다. 단맛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추가로 넣은 설탕은 알코올 발효로 다 사용돼 잔당이 남지 않는다. 와인 알코올 도수를 높이기 위해 설탕을 넣은 것일 뿐 단맛을 내기 위해 가당한 것이 아니다.”

전반적인 와인 발효 기간은.
“캠벨 와인도 발효를 오래 하는 편이다. 이론적으론 발효가 2~3주면 끝나는데, 우린 3개월 정도 발효를 한다. 산머루 와인은 이보다 훨씬 길게 발효를 한다. 발효가 끝나면 찌꺼기를 다 걸러내고 숙성 탱크에서 숙성을 진행한다. 18개월 이상 숙성한다. 와인은 생물이기 때문에 공정이 끝났다고 해서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 계속 살아있다고 봐야 한다. 와인 자체는 생명이 있는 것이다. 한국 와인은 포도 품종이 서양 와인처럼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발효와 숙성을 거쳐 다양한 풍미를 내도록 하고 있다. 결국 와인은 세월이 만드는 것이다.”

서양 와인보다 한국 와인이 더 좋은 점이 있다면.
“한국 와인은 정직한 재료와 정직한 방법으로 만든다. 한국 와인은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소비자들이 대체로 알 수 있다. 와인에도 신토불이가 정답이다. 고급 서양 와인은 소비자를 속이는 방법을 쓰지 않겠지만, 저급한 서양 와인은 제대로 만들었는지 소비자가 알 수 없다. 한국 마트에서 5000원에 파는 서양 와인에 포도즙 외에 어떤 화학 성분이 들어갔는지를 우리 소비자들은 모른다. 반면 한국 와인 양조가들은 순수하다. 편법을 쓸 줄 모른다. 정직하게 와인을 만든다. 한국은 법도 까다로워서 와인 생산자가 함부로 아무거나 넣을 수 없다.”

박순욱 조선비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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