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BMW
사진 BMW

BMW는 2008년 520d 출시와 함께 수입 차 시장에서 디젤 세단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BMW는 ‘고급 수입차는 가솔린 세단’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시장의 판도를 뒤집었다.

하지만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란 말처럼, 10년 후 BMW는 바로 그 디젤차에 발목을 잡힌다. 회사는 잇따른 화재 결함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크나큰 곤욕을 치른다. 대규모 리콜 여파로 브랜드 인지도는 추락했고, 결국 메르세데스-벤츠에 밀려 2위로 주저앉았다.

이런 BMW가 5시리즈를 앞세워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에는 디젤이 아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530e다.

BMW 530e는 언뜻 디자인만 보면, 기존 가솔린 및 디젤 모델과 그 차이를 알기 어렵다. 왼쪽 앞바퀴 펜더에 위치한 충전구 커버와 트렁크에 새겨진 모델명을 제외하면 외관은 일반 내연기관 모델과 차이가 없다. 인테리어도 기어노브 옆 ‘e드라이브’ 버튼을 제외하면 별다른 차이점이 없다. 오히려 이쯤 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맞는지, 다른 차를 타는 건 아닌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사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녹색과 파란색 아이템을 사용해 친환경 차임을 강조한다. 반면 530e는 거대한 공기 흡입구와 날렵한 사이드 스커트 그리고 직사각형 테일파이프 등 ‘M 스포츠 패키지’를 적용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내세웠다. 실내도 다코타 가죽 시트와 센사텍 가죽 대시보드 등으로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5시리즈가 추구하는 감각적인 퍼포먼스와 고급스러운 비즈니스 세단의 성격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다른 점을 알아보기 위해 도로로 나섰다. 먼저, 시동을 걸면 새로운 e드라이브 계기판을 확인할 수 있다. e드라이브 모드는 오토와 맥스로 각각 나뉘며 주행 모드는 스포츠와 컴포트, 에코 플러스 등 세 가지가 마련됐다.

맥스 e드라이브 모드는 전기 모터와 배터리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 도심에서는 마치 전기차처럼 별다른 소리나 진동 없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전기 모터만 사용해 최대 시속 140㎞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일상적인 주행에 무리가 없다. 제원상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39㎞지만, 가속 페달만 조심스럽게 밟는다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오토 e드라이브 모드는 주행 환경이나 배터리 잔량 등에 따라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함께 작동한다. 엔진과 전기 모터는 별다른 이질감 없이 매끄럽고 유기적으로 서로를 돕는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맹렬히 돌아가는 엔진에 전기 모터가 부스터처럼 힘을 더한다. 반대로 컴포트 모드에서는 전기 모터를 중심으로 간간이 엔진이 개입해 부족한 동력을 보탠다. 에코 플러스는 회생 제동 기능을 억제하며 정속 주행 시 편안하고 여유로운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530e는 친환경 차이며 동시에 BMW다. 운전의 재미가 절대 부족하지 않다. 출발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할 수 있는 전기 모터가 힘을 더하기 때문에 디젤차 못지않은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급가속 시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감 있는 자세를 유지하며 폭발적으로 치고 나아간다. 여기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무게 중심을 낮춰 고속 곡선 구간도 여유롭고 민첩하게 공략할 수 있다. 어느새 허리를 곧추세우고 스티어링 휠 뒤편에 위치한 패들시프트를 딸깍인다. 

물론, 단점도 눈에 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추가됨에 따라 트렁크 용량이 기존 530L에서 410L로 줄었다. 골프백과 보스턴백 두 세트는 빡빡하다.

그럼에도 530e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전기만으로 평일 출퇴근이 가능하며 주말에는 부담 없이 먼 곳으로 떠날 수 있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으로서의 가치와 역동적인 주행 성능까지 어느 하나 빼먹지 않았다. BMW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미래가 아닌 현재다.

BMW 530e M 스포츠 패키지는 전기 모터만으로 시속 140㎞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사진 BMW
BMW 530e M 스포츠 패키지는 전기 모터만으로 시속 140㎞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사진 BMW
BMW 530e M 스포츠 패키지 앞좌석. 사진 BMW
BMW 530e M 스포츠 패키지 앞좌석. 사진 BMW
BMW 530e M 스포츠 패키지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 사진 BMW
BMW 530e M 스포츠 패키지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 사진 BMW

신승영 모터그래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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