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26일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5G 및 반도체 전시관과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둘러봤다. 사진 삼성전자
지난해 2월 26일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5G 및 반도체 전시관과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둘러봤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1위 통신 사업자인 미국 버라이즌과 8조원 규모의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 장비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통신 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삼성전자는 9월 7일 버라이즌과 무선통신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급하고 설치 및 유지·보수를 하게 된다. 계약 기간은 2025년 말까지 5년간이다. 계약 금액은 약 66억4000만달러(7조8982억원)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액 230조원의 3.4%에 달한다.

미국은 세계 기지국 투자에서 20~25%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규모가 2500억달러(약 287조원)가량 된다. 이번 계약은 버라이즌이 앞으로 투자할 5G망 구축의 일부지만, 삼성전자가 미국 최대 통신 사업자의 검증을 통과하며 기술과 보안 측면에서 신뢰받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 진출 20여 년 만에 핵심 장비 공급자로 인정받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으로 미국 내 다른 통신 사업자나 유럽, 인도 등 5G 수주전에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통신사들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나섰고, 미국에서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와 5G 공급 계약을 했다. 일본에서는 KDDI와 장비 계약을 맺었다. 시장 조사 업체 GSMA인텔리전스에 따르면 5G 개통을 앞둔 곳은 39국 79개 통신사다.

업계에서는 버라이즌이 에릭슨에 전체 5G 투자 물량의 50% 정도를 주고, 나머지를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나눠 가질 것으로 봤다. 시장 조사 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5G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 32.6%, 에릭슨 24.5%, 노키아 18.3%, 삼성전자가 16.6%다.

통신 장비 업계에서는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주춤한 사이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에 “삼성전자나 에릭슨, 노키아 등이 고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5G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 장비 대신 다른 곳의 장비를 사용하라는 이야기다.

국내 5G 중소 장비 부품 회사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86개 중소 장비 부품 회사와 협력해 네트워크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5G 장비는 국내 부품 비중이 40~60%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육성 의지가 현실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18년 8월 18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 5G를 ‘4대 미래 성장 사업‘으로 지정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했고, 이번 계약을 앞두고도 그와 여러 차례 화상통화를 하며 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진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진 연합뉴스

현대차·SK이노 전기차 동맹 강화
전기차 배터리 판매·재사용 맞손 정의선·최태원 회동 후 첫 결실

현대·기아차와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EV) 배터리 생태계 발전을 위해 손잡았다.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은 9월 8일 △리스·렌털 등 전기차 배터리 판매 △배터리 관리 서비스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회동한 뒤 나온 구체화된 첫 협력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다. 두 회사는 배터리 공급 관계에서 나아가 폐기된 배터리를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 배터리로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울 경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쓰거나 차량 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의 소재를 추출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에 앞서 기아차 ‘니로 EV’의 배터리팩을 수거해 검증하는 실증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화물 전용기로 개조한 여객기. 사진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화물 전용기로 개조한 여객기. 사진 연합뉴스

대한항공 여객 좌석 뗀 화물 전용기
美 콜럼버스 공항으로 첫 운항 좌석 제거로 10.8t 더 실을 수 있어

대한항공이 9월 9일 여객기 좌석을 떼고 화물 전용기로 개조한 보잉777-300ER 기종을 처음으로 화물 노선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일부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수송한 국내 첫 사례다.

여객기를 개조한 화물 전용 항공기 KE90 37편은 9월 8일 오후 10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각으로 같은 날 오후 10시 미국 콜럼버스 리켄베커 공항에 도착했다. 유통기업 물류센터가 집중된 새 화물거점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화물 전용 항공편 투입을 위해 코로나19로 멈춰선 여객기 중 두 대를 화물 수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개조했다. 보잉777-300ER 여객기는 일반적으로 항공기 하단의 화물 적재 공간에 약 22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회사는 승객이 탑승하던 항공기 상단 객실 좌석을 제거해 약 10.8t의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동남아시아 화물 노선망 등과 연계해 자동차·전자 부품, 의류 등의 화물 수요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최태원, 차기 대한상의 회장 추대설
박용만 회장 내년 3월 임기 끝나 상의 “검토한 바 없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을 이을 차기 대한상의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한상의는 현 정부 들어 대표 경제 단체 역할을 하고 있다.

9월 9일 재계에 따르면 한 달여 전 박용만 회장이 최 회장에게 차기 회장직을 맡아줄 수 있는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2013년 7월 전임자인 손경식 CJ 회장이 중도 퇴임하면서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2018년 3월 한 차례 연임해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최 회장의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은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정부 정책에 대해 재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한 바 있다. 김영삼 정부 당시에는 시대착오적 규제 등 정부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가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한상의는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연말 회장단 회의에서 논의할 사항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