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가 더 강력해진 심장을 달고 3년 만에 돌아왔다. 사진 기아차
기아자동차의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가 더 강력해진 심장을 달고 3년 만에 돌아왔다. 사진 기아차

기아차 스팅어가 강력한 심장을 달고 다시 돌아왔다. 심각한 판매 부진으로 한때 단종설까지 돌았지만, ‘마이스터’란 명칭과 함께 부활했다. 과연 이번에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스팅어는 3년 전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스팅어 마이스터 역시 공개 전부터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그러나 실물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전면부 새로운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등을 적용했지만,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렵다. 측면 역시 마찬가지다. 날렵한 디자인의 새로운 휠을 탑재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란 말이 무색하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풀체인지 모델과 같은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시도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스팅어 마이스터 디자인은 많은 이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치솟던 실망감은 뒷모습을 본 후에야 살짝 누그러졌다. 좌우로 길게 이어진 리어 콤비 램프와 감각적인 시퀀셜 턴 시그널 램프, 그리고 안정감 있는 듀얼 트윈 머플러 등이 한층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살짝 처진 눈매는 여전하지만, 제한된 변화 속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새로운 센터 디스플레이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기존 8인치에서 10.25인치로 커졌다. 기능성과 시인성 모두 개선됐지만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경쟁 모델인 제네시스 G70에는 다양한 주행 정보를 입체 화면으로 구현한 12.3인치 3D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탑재됐다. 스팅어 마이스터도 해당 기능이 지원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제외됐다. “그룹 내 서자”란 기아차 관계자의 자조적인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와 별개로 상위 트림에만 적용되던 전자식 변속 레버(SBW)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등이 전 트림 기본 사양으로 확대됐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더 선명해졌으며, 퀼팅 나파 가죽 시트도 화려해졌다.

뒷좌석 및 트렁크 적재 공간은 제네시스 G70, BMW 3시리즈 등 경쟁 모델보다 더 넓다. 낮고 깊게 위치한 시트는 살짝 딱딱하지만 탑승자를 편안하게 감싼다. 트렁크 리드와 리어 윈도가 함께 열리는 스포트백 타입이기 때문에 골프백도 3개까지 가능하다. 일상에서는 4인 패밀리카로도 충분하다.

스팅어 마이스터의 가장 큰 변화는 엔진이다. 작고 가벼운 G70은 2.0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충분했지만, 크고 무거운 스팅어에는 여러모로 부족했다.

신차는 기존 2.0 터보 엔진을 대신해 304마력의 2.5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은 50마력 가까이 증가했고, 연비도 한층 개선됐다. 시승차는 AWD 모델에 19인치 휠을 장착했음에도 1L당 10.0㎞의 복합연비를 인증받았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시동부터 만족스럽다. V6 3.3 터보 엔진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2.0 터보 엔진보다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엔진음이 자연스레 기분을 고조시킨다. 액티브 엔진 사운드 기능을 끈 상태에서도 매끄러운 회전 질감을 전달한다.

특히, 코너에서 속도를 줄인 후 재가속 시 반응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한 박자 더디게 속도를 높이던 기존 2.0 모델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차동 제한 장치(M-LSD)와 전자 제어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 등을 통해 여유롭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지원한다. M-LSD는 한쪽 바퀴가 접지력을 잃어 헛돌 때 좌우 바퀴가 함께 돌도록 차동 장치를 잠그는 기능이다. 단점도 있다.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이 옵션으로 적용됐지만, 타이어 한계 때문인지 제동 성능이 아쉽다. 타이어가 스팅어의 무게나 성능을 버거워하는 느낌이다. 2.5 모델도 퍼포먼스 타이어가 필요하겠다. 스팅어 마이스터는 비록 첫인상에는 실망했지만, 달라진 주행 성능으로 이내 감탄사를 끌어낸다. 내면의 성숙을 통해 완성도가 달라진 모습이다. 이제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들과의 승부가 기대된다.

스팅어 마이스터 앞좌석. 사진 기아차
스팅어 마이스터 앞좌석. 사진 기아차
스팅어 마이스터 옆모습. 사진 기아차
스팅어 마이스터 옆모습. 사진 기아차
스팅어 마이스터 뒷모습. 사진 기아차
스팅어 마이스터 뒷모습. 사진 기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