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유럽 구글 본사. 사진 AFP연합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유럽 구글 본사. 사진 AFP연합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모바일 게임에만 적용하던 수수료 30% 부과 정책을 모든 애플리케이션(앱)과 디지털 콘텐츠에 일괄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 정책이 적용되면 네이버 웹툰, 카카오 페이지, 왓챠, 멜론 등 국내 주요 IT 기업은 모두 매출의 30%가 구글에 의해 ‘선공제’된다.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IT 업계는 독점적인 위치를 이용한 거대 기업의 ‘갑질 횡포’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스마트폰 플랫폼 양대 산맥인 구글과 애플의 고율 수수료 부과 정책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소송전이 이어지는 ‘뜨거운 감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단말기에 선탑재되는 디지털 콘텐츠 판매 플랫폼(앱마켓)이다. 이용자는 앱마켓을 통해 원하는 앱을 편리하게 다운받을 수 있고, 카드 정보를 등록하면 콘텐츠 사용료를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신 구글은 결제 금액 중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공제하고 콘텐츠 제작자에게 지급한다. 애플의 앱스토어도 비슷한 구조다.

애플은 전부터 앱스토어 내 모든 앱과 디지털 콘텐츠에 30% 수수료를 과금하고 ‘인앱 결제(앱 안에서의 서비스 결제 방법)’를 강제하는 정책을 펼쳐왔지만, 구글은 그동안 플레이스토어 내 게임 앱에 대해서만 비슷한 정책을 적용했다. 하지만 구글은 9월 29일 “내년부터 플레이스토어에서 유통되는 영화·음원·전자책·웹툰 등 모든 앱과 디지털 콘텐츠의 결제 금액 30%를 수수료로 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결제 방식 역시 카카오페이 등 외부 결제를 금지하고 구글 자체 결제 시스템을 통한 인앱 결제만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소비자 사용도가 높은 국내 주요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가 바로 내년부터 수수료 과금 대상이다. 다만 쿠팡처럼 디지털 재화가 아니라 실제 물건을 사고파는 경우는 이번 수수료 정책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IT 기업이 구글의 이러한 정책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고 해서, 플레이스토어에서 ‘방을 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 플레이스토어 국내 매출액은 5조9996억원으로 앱마켓 매출액 중 63.4%를 차지했다. 뒤이어 애플의 앱마켓인 앱스토어의 매출액이 2조3086억원(24.4%),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합작해 만든 앱마켓인 원스토어는 1조561억원(11.2%)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게임 앱에서만 강제하던 30% 수수료 과금과 인앱 결제 정책이 모든 디지털 콘텐츠로 확대되면서, 매출이 줄어든 기업들이 내년부터 일제히 콘텐츠 사용료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높은 가격에 앱을 이용하게 된 소비자 불편 역시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구글 수수료 논란의 포인트를 세 가지로 짚어봤다.


포인트 1│‘플랫폼’ 주인이란 이유로 ‘30% 통행세’ 타당한가

논란의 핵심은 과연 구글이 디지털 콘텐츠 개발 및 유통 기업에 플랫폼을 제공했기 때문에 30%의 수수료를 과금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이다. 구글 측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콘텐츠 앱 사업자들이 사업 기회를 얻을 뿐 아니라 해외 진출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수료 부과는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카카오와 네이버의 성공은 구글플레이의 결제 시스템 덕이라고 9월 2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말하기도 했다.

반면 IT 업계는 ‘앱 사업자들에게 구글 플랫폼을 키워온 공이 있다’며 반발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애플보다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더 많은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구글이 오늘날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태희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장은 “콘텐츠 업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개발업체들은 구글에 30%의 수수료를 내게 된다면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했다. IT 기업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영세한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에게도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포인트 2│국내 앱마켓 대안 될 수 있나

구글에 대한 IT 업계와 소비자의 반발이 커지면서 국내 앱 마켓도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6년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합작해 만든 ‘원스토어’는 앱 결제 수수료가 5~20%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동통신 3사를 통해 개통된 스마트폰에 선탑재되지만 시장 점유율은 아직 10%대에 불과하다. 다만 원스토어 관계자는 “구글의 수수료 30% 정책 발표 이후 미디어 콘텐츠 앱 입점 문의가 많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를 포함한 주요 기업 역시 원스토어 입점을 포함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IT·스타트업 업계는 ‘기본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버리고 다른 앱마켓으로 앱을 옮기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사용하고 있는 전승엽(29)씨는 “카카오톡부터 전부 다시 받아야 한다는 건데, 당분간은 사용하는 앱마켓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으로 큰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기업은 플레이스토어를 쉽게 포기할 수가 없다”며 “앱과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과금 체계를 달리하거나 정부가 플랫폼을 규제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순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현재의 앱마켓은 자유로운 경쟁이 어려운 폐쇄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가진 구글을 피해 대안을 찾기 어렵다”며 “시장 지배적인 기업인 만큼 법적인 규제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포인트 3│해외에서도 애플·구글 수수료에 반발

해외에서도 구글과 애플 등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 정책에 반발한 디지털 콘텐츠 기업들이 앱 수수료 정책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판결 결과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 세계 3억 명이 즐기는 인기 게임인 ‘포트나이트’로 잘 알려진 미국 게임 업체 에픽게임즈는 지난 8월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의 높은 수수료 정책을 피해 이용자가 포트나이트 게임상 모든 유료 상품을 게임 앱 내에서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자사 결제 시스템인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만들었다.

이에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 정책을 위반했다며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즉각적으로 삭제하고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권한을 박탈하는 강수를 뒀다. 구글 역시 포트나이트를 구글플레이에서 퇴출시켰다.

이에 에픽게임즈도 바로 반격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배포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행사하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면서 시장의 혁신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소와 함께 애플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독재자 빅브라더로 묘사하며 비꼬는 패러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이어 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 데이팅 앱 ‘틴더’ 등 앱 개발사 13곳과 함께 애플·구글에 맞대응할 ‘앱 공정성 연합(CAF)’을 결성해 플랫폼 업체를 압박하는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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