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350의 주행 장면.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350의 주행 장면.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수입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단행했다. 2016년 출시된 10세대 E클래스는 수입차 최초로 10만 대 판매 기록을 달성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이제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만큼 희소성은 낮아졌지만, ‘삼각별’의 가치는 여전히 높게 떠 있다.

이번 10세대 부분변경 모델은 극적인 변화보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소소한 변화들이 모여 전반적인 분위기를 확 바꿨다. 먼저, 날카로운 주간주행등과 커다란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가 강렬한 인상을 자아낸다. 여기에 새롭게 디자인된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그리고 보닛 위 2개의 파워 돔 라인 등이 단단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많은 것이 바뀐 전면부와 달리 측면부는 기존의 우아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했다. 앞뒤 램프 끝단을 잇는 캐릭터 라인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추구하는 곡선의 미학을 잘 나타낸다. 스포츠카처럼 루프 라인을 날렵하게 깎은 쿠페형 세단이 최근 인기지만, E클래스는 정통 세단의 형태를 고집한다. 이 같은 보수적인 디자인 요소가 오히려 차별화된 강점으로 부각된다.

후면부는 새로운 스타일의 리어 범퍼와 트렁크 리드 그리고 촘촘하게 나뉜 LED 테일램프가 한층 모던한 느낌을 살렸다. 아쉬운 점은 겉모습만 그럴싸한 전면 에어커튼과 후면 머플러다.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둘 다 플라스틱으로 막혀 있는 ‘가짜’ 디자인 장치다. 배신감이 느껴질 정도다.

큰 한숨과 함께 문을 연다. 변함없이 품격있는 실내가 울컥한 마음을 빠르게 가라앉힌다.  운전석에 앉으면, 감각적인 모습의 차세대 지능형 스티어링 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형 E클래스에 처음 적용된 차세대 지능형 스티어링 휠은 좌우 스포크에 위치한 터치 버튼을 사용해 차량 내 다양한 기능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두 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와이드 스크린 콕핏과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 그리고 이를 둘러싼 고급스러운 소재가 호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만,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의 몇몇 기능은 앞서 출시된 BMW 신형 5시리즈보다 부족하다. 애플 카플레이 및 구글 안드로이드오토 등 스마트폰 무선 연결 기능을 비롯해 기본 내비게이션 성능도 신형 5시리즈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350 옆모습.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350 옆모습.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350 뒷좌석.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350 뒷좌석.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350 운전석과 앞 좌석.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350 운전석과 앞 좌석.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기본기 충실한 모범생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시승차는 더 뉴  E350 4매틱(MATIC) AMG라인이다. E350 모델은 부분변경을 거치며 EQ 부스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최고 출력 299마력, 최대 토크 40.8㎏·m의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도 강력하지만, 48V 전기모터를 통해 이전보다 한층 더 뛰어난 성능과 효율을 자랑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Q 부스트는 다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더 적극적으로 작동한다. 이는 1단부터 9단까지 촘촘하고 민첩하게 반응하는 9G 트로닉 변속기와 맞물려 각 바퀴로 동력을 매끄럽게 전달한다. 도심에서는 마치 6기통 가솔린 모델을 운전하는 것처럼 부드럽고 편안하다. 뒷좌석 승차감도 여타 플래그십 모델과 맞먹는다.

이와 함께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두세 단계 진화했다. 측면 충돌 사고를 감지해 탑승객을 미리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으며, 주변 사물에 대한 인식률을 높여 끼어들기와 같은 돌발 상황에서도 안정감 있게 대응한다.

물론, 고속에서는 살짝 아쉽다. 가속 페달을 과감하게 밟을수록 4기통 엔진의 민낯이 드러난다. 충분히 경쾌하지만 맹렬한 느낌은 아니다. 승차감을 중시한 만큼 폭발적인 가속력은 부족하다. 일상에서 시원시원하게 달릴 수 있지만, 운전자의 긴장감을 높이지는 않는다.

신형 E클래스는 화려한 외모 속에 기본기마저 충실한 소문의 ‘엄친아’다. 몇몇 단점을 지적했지만,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경쟁자들 입장에서 얄미운 모범생이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결국 최종 선택지에는 E클래스가 남게 된다.

신승영 모터그래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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