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70 3.5 터보 AWD 주행 장면.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GV70 3.5 터보 AWD 주행 장면.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프리미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BMW X3, 메르세데스-벤츠 GLC, 아우디 Q5, 포르쉐 마칸, 볼보 XC60,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등 그 면면이 쟁쟁하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지난해 12월 GV70을 출시하며 이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우선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 신차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계약 접수 첫날에만 1만 대를 기록했다. 지금 계약서에 서명하면, 최소 4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GV70의 인기 비결은 탁월한 외양에서부터 시작된다. 신차는 브랜드 내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갖췄다. 앞서 출시된 제네시스 라인업이 단단하고 중후한 느낌이었다면, GV70은 젊음의 열정이 느껴진다. 순도 높은 유선형의 감각적인 라인을 바탕으로 강렬한 부드러움을 강조한다.

거대한 크레스트 그릴과 날렵한 쿼드 램프가 적용된 얼굴은 제네시스 디자인 정체성을 그대로 반영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 그릴은 단순히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볼륨감과 입체감을 강조한 격자무늬를 통해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이어 측면을 가로지르는 파라볼릭(아치형) 라인과 풍만한 리어 펜더는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이다. 특히, 쿠페처럼 가파르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활처럼 휘어진 C필러 크롬 라인은 남다른 세련미를 자랑한다.

뒷모습 역시 매력적이다. 볼륨감 넘치는 테일게이트와 얇고 긴 쿼드 램프 그리고 화려한 머플러 팁이 조화를 이룬다. 다만, 하단 범퍼에 있는 방향지시등은 옥에 티다. 기능성과 심미성을 모두 고려했다면, 쿼드 램프와 방향지시등을 하나의 모듈로 통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실내는 한국적인 ‘여백의 미’를 내세웠다. 인테리어 구성과 배치는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고급스러운 소재와 정교한 마감으로 범상치 않은 품격이 느껴진다. 우아하면서도 심플하고 기능적인 인테리어는 북유럽의 모더니즘 가구를 보는 듯하다.

조금 더 시야를 좁히면 비행기 날개의 단면을 형상화한 타원형 디자인 요소와 새로운 방식의 앰비언트 라이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섬세한 다이얼 및 버튼까지 눈과 손을 즐겁게 한다. 곳곳의 화려한 디테일이 잘 어우러져 있다.

시동 버튼 아래 위치한 지문 인식 버튼은 아직 낯설다. 지문 인식 기능과 연동된 간편 결제 시스템 ‘카페이(Car Pay)’도 그 활용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나날이 발전하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결제 시스템에 맞서 차별화된 경험과 기능이 요구된다.


제네시스 GV70 3.5 터보 AWD 운전석.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GV70 3.5 터보 AWD 운전석.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GV70 3.5 터보 AWD 뒷모습.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GV70 3.5 터보 AWD 뒷모습.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정숙하고 안락한 주행 성능

주차장 밖으로 차를 몰았다. 새벽에 내린 눈으로 도로 위는 살짝 젖어있다. 눈이 오지 않은 곳을 찾아 서울 시내를 가로질렀다. 도심 주행 감각은 한마디로 차분하다. 승차감은 살짝 단단한 편이지만, 차량 안팎에서 발생하는 소음 및 진동을 억제해 뛰어난 정숙성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소음 및 진동 제어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여기에 눈과 흙으로 흐려진 차선에서도 최신 운전자 보조 기능이 순조롭게 작동한다. 전후방 차량은 물론, 좌우 교차로에서 진입하는 차량과 길 가장자리에 위치한 보행자까지 감지하는 모습은 자율주행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GV70은 전고가 높지만 무게 중심은 낮은 편이다. 차선 변경이나 방향 전환 시 노면을 놓치지 않고 묵직하게 나아간다. 시승 차에 탑재된 3.5L V6 터보 엔진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력하다.

직선 구간에서 가볍게 치고 나가는 맛이 쏠쏠하다. 물론, 달릴수록 아쉬운 점도 느껴진다. 8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이 살짝 굼뜬다. 꾸준히 속도를 높일 때는 매끄럽게 반응하지만, 엔진 회전수가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상황에서는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한다. 여기에 한 자릿수의 연비도 살짝 아쉽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의 덕을 톡톡히 봤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하던 중 자칫 지나칠 수 있는 구간에서 정확한 진출 방향을 알려준 덕에 퇴근길 정체를 겨우 피했다.

GV70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넘어 최근 출시된 국산 차 중 가장 돋보이는 신차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격이 아닌 제품력으로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안방에만 머물던 호랑이가 안방을 지키는 호랑이로 거듭나고 있다.

제네시스 GV70 3.5 터보 AWD 엔진.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GV70 3.5 터보 AWD 엔진.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신승영 모터그래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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