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우는 2000년 미얀마 북서부 해상에 위치한 미야(Mya) 가스전 탐사·개발에 들어가, 2013년 첫 생산을 시작했다. <사진 : 포스코대우>
포스코대우는 2000년 미얀마 북서부 해상에 위치한 미야(Mya) 가스전 탐사·개발에 들어가, 2013년 첫 생산을 시작했다. <사진 : 포스코대우>

포스코대우는 2016년 실적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2017년 들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철강 트레이딩(수출입 거래)과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주효했다. 포스코대우는 올해 상반기 매출 11조3452억원, 영업이익 20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8%와 15.1% 증가한 수치다.


성장비결 1 | 자원개발 영업이익률 49%

포스코대우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재밌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철강·화학 등 트레이딩 부문 매출이 15조7576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반면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은 자원개발 부문이 2694억원으로 가장 많다.

상품 중개수수료를 챙기는 트레이딩 사업은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덩치를 아무리 키워도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자원개발 사업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지만 성공하면 수익률이 높다. 2017년 포스코대우의 자원개발 부문 영업이익률은 49%에 달한다. 트레이딩 부문(0.7%)과 비교조차 어렵다.

포스코대우가 트레이딩 중심의 종합상사에서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확대 변신한 이유다. 1967년 설립된 포스코대우(당시 ‘대우실업’)는 과거 잘나가는 종합상사였다. 세계 곳곳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다양한 상품을 수출했다. 업계에선 ‘A부터 Z까지 세상 모든 것을 해외 시장에 내다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고 제조업체가 해외 영업망을 확충하면서 생산 제품을 직접 수출하기 시작했다. 종합상사의 역할이 줄어든 것이다. 당연히 실적도 줄었다. 포스코대우 경영진은 회사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고민했고, 그 답을 해외 자원개발에서 찾았다.

미쓰비시·미쓰이 등 일본 종합상사의 영향도 받았다. 종합상사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사업으로 일본이 먼저 시작했고 한국이 뒤따라 한 비즈니스다. 이후 일본은 단순 중개수수료를 챙기는 트레이딩 사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해외 자원개발에 눈을 돌렸다.

포스코대우도 같은 길을 걸었다. 포스코대우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 경쟁력은 오랜 기간 대외 거래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와 해외 네트워크, 정보력, 신용도였다. 1992년 베트남 해상 가스전 투자를 통해 시작한 자원개발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미얀마 가스전에서 나왔다. 포스코대우는 2000년 미얀마 북서부 해상에 위치한 미야(Mya) 가스전 탐사·개발에 들어갔고, 2013년 첫 생산을 시작했다. 지난해 미얀마 가스전에서 발생한 영업이익은 2811억원에 달했다.

특히 미얀마 가스전은 포스코대우의 ‘캐시카우(현금 창출)’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미얀마에서 생산되는 가스는 중국과의 장기 판매계약으로 25~30년간 회사에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식량(곡물), 자동차 부품, 민자발전사업(IPP) 등 전략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대우의 주력 수출 품목인 냉연코일. <사진 : 포스코대우>
포스코대우의 주력 수출 품목인 냉연코일. <사진 : 포스코대우>

성장비결 2 | 포스코 편입, 철강 사업 강화

포스코대우는 2010년 8월 포스코그룹 계열로 편입됐다. 올해 6월 기준 포스코대우의 최대주주는 지분 62.9%를 보유한 포스코다. 사명은 지난해 3월 대우인터내셔널에서 현 포스코대우로 변경했다.

이후 포스코대우는 그룹과 철강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며 성장했다. ‘포스코’라는 세계적인 철강 제품 공급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물론 판매량을 꾸준히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스코대우의 포스코 철강 판매량은 2010년 261만t에서 지난해 607만t으로 증가했다. 올해 역시 인도·중국 등 포스코 해외 생산기지와의 협업이 늘면서 철강 트레이딩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올해 3월에는 포스코의 국내 철강 유통을 담당하는 포스코P&S 철강 사업 부문을 흡수·합병했다. 포스코그룹 계열 내 철강 유통 부문을 포스코대우로 통합, 일원화한 것이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포스코P&S 합병을 통해 기존에 영위하던 해외 판매 거래와 함께 국내 유통망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성장비결 3 | 인도 · 중국 등 전략 국가 공략

포스코대우는 현재 50여개국에 80여개 해외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중국·미얀마 등이 핵심 전략 국가다. 과거 대우그룹 시절 해외 네트워크를 넓히는 데 힘썼다면 현재는 핵심 전략 국가를 선정하고, 그 국가에 알맞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포스코대우는 13억 인구의 글로벌 거대 시장인 인도를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전략 지역으로 선정하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인도사업추진TF(태스크포스)를 설립해 철강·화학 등 기존 핵심 트레이딩 사업을 확대하고, 곡물·기계·인프라·비료·액화천연가스(LNG)·소비재 등 신규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대우 인도 법인은 올해 매출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치다.

인도 사업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철강 트레이딩 확장을 위해 현지 철강 회사와의 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포스코가 인도에 투자한 냉연 공장 ‘포스코 마하라슈트라’를 기반으로 JSW, 에사르스틸, 타타스틸 등과 비즈니스를 확대한 결과 올해 약 250만t의 철강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988년에 진출한 중국도 포스코대우의 핵심 전략 국가다. 포스코대우는 중국 시장에서 철강·비철·화학·곡물 등을 중심으로 트레이딩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본재 위주였다. 그러나 올해 화장품 등 생활소비재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섰다. 포스코대우는 2017년 6월 중국 이우(義烏)의 세계 최대 소비재 도매시장인 국제상무성에 ‘포스코대우 한국 상품관’을 개장했다. 이곳에는 화장품, 유아용품, 소형 가전제품 등 국내 550여개 중소기업의 제품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Plus Point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
“인력·정보·사업 네트워크가 포스코대우의 경쟁력”

박용선 기자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은 “회사 성장동력에 대한 답은 현장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2015년 대표이사 사장 취임 후 해외지사와 법인을 돌며 포스코대우의 해외 네트워크를 먼저 챙겼고, 올해 연임 결정 후에도 방글라데시를 찾아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방글라와 가스 탐사권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설립을 협의했다. 인도네시아 파푸아주 팜 농장도 찾아 사업 진행 과정을 점검했다.

이런 김 사장의 현장 경영은 35년간 상사맨으로 활동하며 체득한 것이다. 특히 그는 12년간 말레이시아·캐나다·러시아 등 해외 주재원으로 생활하며 본사와 지사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 사장이 해외 출장 시 현지 지사, 법인을 방문해 주재원, 글로벌 스태프와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이유다.


“무역을 넘어 미래 비즈니스 추구”

김 사장은 해외 현장에서 직접 채용한 글로벌 스태프의 역할을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는 “글로벌 사업 현장에서 직접 고객과 만나는 글로벌 스태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회사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는 해외 지사, 법인에서 선발된 글로벌 스태프를 한자리에 초청해 회사의 전략과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핵심 글로벌 스태프 회의’를 직접 만들어 챙기고 있다.

김 사장은 포스코대우의 미래 비전을 밝히고 신사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그는 “무역을 넘어 미래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구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철강·자원개발 2대 핵심 사업과 식량·자동차부품·민자발전사업(IPP) 등 3대 확장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단순 무역업을 넘어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사업회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기존 신사업추진반을 상설조직인 신성장사업실로 재편하고, 마이스(MICE)·물류·호텔 개발 등 신규 사업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김 사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회사 업(業)의 본질이 어디서부터 출발하느냐’고 질문을 던진다. 이후 이렇게 답한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인적 네트워크, 24시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 네트워크 그리고 이를 토대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네트워크를 만드는 포스코대우인(人)이 우리 업의 본질이자 회사 고유의 힘이며, 미래를 만드는 성장동력이다.”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사장에 오를 수 있었던 노하우도 후배들에게 전한다. 그는 “모든 문제를 대할 때 나보다 한 단계 위의 선배들이 어떻게 바라보며 처리하는지를 고민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 시각이 넓고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5년 전에 어떤 마음을 가졌느냐에 따라 오늘의 내 모습이 결정된다”며 “늘 밝고 희망찬 생각으로 마음의 근력을 키워 평소 좋은 습관을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