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는 한화토탈 대산공장 전경. <사진 : 한화토탈>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는 한화토탈 대산공장 전경. <사진 : 한화토탈>

한화토탈이 석유화학 경기의 훈풍을 타고 한화그룹 내 석유화학 부문 주력 회사로 자리잡으며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한화·삼성그룹 간 빅딜을 통해 한화토탈로 간판을 바꾼 뒤 매출은 2015년 8조2738억원에서 2016년 8조1853억원으로 조금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급성장했다. 2014년 170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5년 7974억원, 2016년 1조4667억원, 올 3분기까지 1조1524억원을 거두는 등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로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

한화토탈은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 기관에서 우수한 글로벌 신용등급을 획득했고, 국제안전등급심사(ISRS)에선 세계 최고 등급을 얻었다. 세계 일류 상품 3년 연속 배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올해에만 약 9000억원 규모의 공장 증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스마트 플랜트를 도입하는 등 선제적인 투자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1988년 설립된 한화토탈은 2003년 프랑스 에너지∙화학 기업인 토털그룹과 합작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2015년에는 한화그룹 계열사로 새롭게 편입됐다.

한화토탈의 가장 큰 강점은 국내 석유화학사로는 유일하게 한 단지 내 석유화학공장의 핵심 설비인 NCC(나프타분해센터)와 정유사 설비인 CFU(콘덴세이트 분해 설비), 방향족공장(BTX 생산 설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료에서 최종 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어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화토탈의 종합 에너지∙석유화학 콤플렉스는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에 18개 단위공장으로 구성돼 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에너지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한화토탈은 2014년 약 2조원을 투자해 CFU 등의 증설 프로젝트를 완료한 이후 휘발유, 경유, 항공유, 연료유, LPG 등 다양한 에너지 제품을 만들고 있다.

특히 한화토탈은 올해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의 일환으로 핵심 설비 증설을 연이어 발표했다. 지난 4월부터 증설에 나선 NCC는 내년 상반기 완공된다. 5395억원이 투입되는 이 증설 프로젝트를 통해 한화토탈은 연간 에틸렌 31만t, 프로필렌 13만t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틸렌과 프로필렌은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로 쓰인다. 이번 증설이 완료되면 한화토탈의 연간 에틸렌, 프로필렌 생산량은 각각 140만t, 106만t으로 늘어난다.

최근엔 합성수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3620억원 규모의 폴리에틸렌(PE) 공장 신설에도 나섰다. 폴리에틸렌 공장 신설은 연간 40만t 규모이며,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내년 신규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기존 연간 생산량 72만t과 합쳐 총 112만t의 폴리에틸렌 생산 시설을 보유하게 된다. 폴리에틸렌은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플라스틱 원료로 생활 및 식품 용기, 필름, 포장재, 전선, 파이프 등의 소재로 다양하게 사용되는 석유화학 제품이다.

한화토탈은 이번 신설 공장에 고부가 폴리에틸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선진공법을 도입해 합성수지 사업을 고부가 제품군 위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석유화학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화토탈은 선제적 투자를 통해 중국 기업 등 후발주자의 추격을 떨쳐버리는 동시에 규모의 경쟁력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대규모 증설 프로젝트를 통해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해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전 공정 자동화로 생산 효율성과 업무 유연성은 높이면서도 인재(人災)가 없는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한화토탈 직원이 방폭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 : 한화토탈>
한화토탈 직원이 방폭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 : 한화토탈>

‘스마트 플랜트’ 사업에 300억원 투자

한화토탈은 올해부터 2019년까지 3개년 스마트 플랜트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 실행에 나서고 있다. 3년간 총투자비는 약 300억원이다. 한화토탈은 공장 내 IT 고도화가 필요한 설비, 안전 환경, IT 인프라, 물류·운영 등 4개 영역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모바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공장 내 모든 상황을 한눈에 모니터링하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가능케 하는 ‘지능형 공장’으로 탈바꿈시켜 나갈 예정이다.

한화토탈은 우선 생산 공정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빅데이터를 생산성 향상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설비 부문에서는 설비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비상정지를 방지하는 용도로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한화토탈은 향후 빅데이터 활용 분야를 공정과 설비뿐만 아니라 안전 환경, 고객 관리 등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한화토탈은 이미 스마트 공장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 최초로 단지 내 무선통신망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 데이터 전송 및 업무 처리가 가능한 방폭(폭발 방지) 스마트폰을 도입했다. 방폭 스마트폰은 화학물질과의 스파크 등으로 발생하는 화재를 방지하는 인증 기기다. 또 단순·반복적인 사무업무를 대상으로 사람을 대신해 소프트웨어 로봇이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지속적인 혁신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주요 제품의 주문 및 조회가 가능한 ‘스마트 오더’와 실시간 배송 추적을 지원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오픈했다. 그동안 데스크톱 PC에서만 주문·출하 업무가 가능했던 시스템보다 고객 편의성이 높아졌다.


창사 이래 최초 글로벌 신용 등급 획득

한화토탈은 올해 글로벌 신용등급, 안전 경영, 기술력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창사 이래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신용등급을 획득하며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7월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S&P, 무디스의 신용등급 평가에서 각각 BBB, Baa1을 받은 것이다.

이번 글로벌 신용등급 확보를 계기로 한화토탈은 회사의 대외신인도 제고는 물론 향후 시설 투자 등 자금 조달 시 국내 회사채 및 금융기관 차입 일변도에서 벗어나 해외 증권 발행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됐다.

한화토탈은 글로벌 수준의 안전 경영도 입증했다. 올 2월 국제표준인증기관인 DNV GL의 ISRS 평가에서 8등급을 획득한 것. 한화토탈이 이번에 획득한 8등급은 국내 최초이며 전 세계에서도 9개 회사만이 보유하고 있다.

한화토탈의 안전 경영 시스템은 국내 동종 업계는 물론 다른 산업군의 회사들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만큼 안전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토탈은 충남 대산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협력사 직원의 안전관리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협력사 안전관리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본격 시행하면서 협력사와 하청 업체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안전관리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화토탈의 올해 두드러진 성과 중 하나는 고부가 합성수지 분야에서 3년 연속 세계 일류 상품을 배출해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지난 11월 한화토탈의 압출코팅용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와 자동차 복합소재용 플로마크 억제 폴리프로필렌(FMF PP)이 ‘2017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됐다. 2015년 태양전지용 EVA, 2016년 병뚜껑용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에 이어 3년 연속 세계 일류 상품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압출코팅용 EVA는 사진 및 인쇄물의 코팅 소재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35%를 기록했다. 자동차 복합소재용 FMF PP 역시 자동차 범퍼 및 내외장재의 원료로 쓰이는 소재로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37%에 달하는 효자 상품이다.


2015년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된 한화토탈의 태양전지용 eva. <사진 : 한화토탈>
2015년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된 한화토탈의 태양전지용 eva. <사진 : 한화토탈>

혁신의 원천 ‘한화토탈 마스터 제도’

한화토탈은 사내에서 자율적인 자기 계발 문화를 장려하고, 현장 기술 전문직 우대와 육성을 위해 ‘한화토탈 마스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토탈 마스터 제도’는 현장 직원들의 자율적인 자기 계발을 독려하고 개개인의 업무 능력 향상이 공장의 안전 가동으로 직접 이어질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는 ‘사내 기능 인증제도’다. 마스터는 기능장 3개 또는 기능장 2개와 기사자격증 1개를 취득한 현장 직원에게 수여한다. 기능장은 ‘생산 현장의 박사 학위’로 불릴 만큼 합격하기 어려운 자격 중 하나다. 응시 자격이 까다롭고 합격률도 매우 낮아 업계에서는 기능장을 최고 수준의 숙련된 기능을 보유한 기술 전문가로 인정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2007년 처음 3명의 마스터를 배출한 이후 올해 12월까지 총 91명의 마스터를 배출해 석유화학 분야에서의 현장 기술력과 인적 우수성을 증명하고 있다. 한화토탈 현장 전문직 직원 870여 명 중 기능장 취득 자격 요건을 갖춘 인원이 500여 명인데 이들이 지금까지 취득한 기능장 수만 해도 무려 442개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기능장 보유 비율은 국내 제조 업체 중 최고 수준이다.

한화토탈은 2008년부터 마스터에 등극한 직원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동판을 부착한 ‘한화토탈 마스터 거리’를 조성했다. 또 마스터에 등극한 직원들에게 금배지와 인증서를 수여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한화토탈 마스터 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서성덕 경영혁신팀장은 “마스터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공장설비 전문가가 늘어나고 있다”며 “개인의 역량을 스스로 강화할 수 있는 조직 문화는 물론 궁극적으로 공장의 안전 가동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Plus Point

한화토탈 병뚜껑 소재 세계 1위
잘 열리면서 액체 새지 않는 게 비결

세계 일류 상품인 한화토탈의 병뚜껑용 HDPE. <사진 : 한화토탈>
세계 일류 상품인 한화토탈의 병뚜껑용 HDPE. <사진 : 한화토탈>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된 한화토탈의 병뚜껑용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는 2015년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76%)는 물론 연간 81만t 규모의 세계 시장에서도 12%의 점유율로 1위다.

병뚜껑용 HDPE는 생수, 탄산수 및 각종 음료수가 담긴 플라스틱병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개당 무게는 1~4g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고객의 요구 사항과 사용자의 편의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술력이 총동원된다. 플라스틱 병뚜껑은 손으로 일정한 힘과 압력을 가하면 쉽게 열려야 하면서도 반대로 병 내부의 액체가 새어 나오지 않도록 단단하게 밀봉돼 있어야 한다. 상반된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또 뜨거운 액체를 넣었을 때나 탄산에 의해 플라스틱병 내부에 걸리는 압력을 견뎌야 하며 식음료 제품에 사용되기 때문에 무미무취의 특성과 인체에 무해함을 증명하기 위한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플라스틱 병뚜껑은 똑같은 원료로 생산하더라도 품질이 천차만별”이라며 “병뚜껑을 납품받는 고객사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음료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플라스틱 병뚜껑용 합성수지 제품 시장의 전망도 밝다. 전 세계 음료 시장은 2015년 기준 연간 약 6000억ℓ가 판매되고 있으며 매년 10% 수준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화토탈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2008년 이후로 줄곧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Plus Point

김희철 한화토탈 대표
협력업체 ‘안전’까지 강조하는 석유화학 전문가

김희철(왼쪽) 한화토탈 대표가 국제표준인증기관인 DNV GL로부터 국제안전등급심사 평가에서 8등급을 획득한 인증서를 받고 있다.
김희철(왼쪽) 한화토탈 대표가 국제표준인증기관인 DNV GL로부터 국제안전등급심사 평가에서 8등급을 획득한 인증서를 받고 있다.

한화토탈의 급성장을 이끈 이는 김희철 대표다. 그는 2015년 4월 30일 한화토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 대표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한양화학(현 한화케미칼)에 입사했다. 한화케미칼 경영기획 담당 임원과 한화첨단소재의 자동차 부품소재 사업부장 등을 거쳐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는 중국 한화솔라원 대표, 독일 한화큐셀 대표에 올라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이 세계 1위로 도약하는 데 공을 세웠다. 당시 태양광 시장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다양한 혁신을 통해 한화의 태양광 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한화토탈 대표로 선임됐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한화토탈 대산공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근무 중인 직원들을 격려하는 현장 경영을 실시했다. 이후 그는 매년 연초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성과를 검토하고, 그해의 시황과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경영 설명회’를 진행해왔다.

특히 김 대표는 동반 성장 및 상생 경영의 범위를 안전 분야까지 확대하면서 안전 경영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석유화학공장에서 안전사고는 회사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한 요소라며 협력사까지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