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에프의 ‘바인드’ 매장. 사진 인디에프
인디에프의 ‘바인드’ 매장. 사진 인디에프

11월부터 새롭게 선임된 패션 기업 ㈜인디에프와 골프웨어 기업 ㈜S&A의 백정흠 대표이사가 취임 후 잇따른 혁신적인 경영으로 화제다. 백 대표는 1988년 캠브리지에 입사, 이후 제일모직에서 ‘로가디스’와 ‘갤럭시’의 사업부장을 지냈으며 2012년 인디에프로 옮겨 남성, 캐주얼 본부장을 역임했다.

특히 2014년 프로젝트 사업으로 기획한 편집숍 ‘바인드(Bind)’의 론칭을 담당했다. 이후 편집숍 트렌드에 동참하며 젊은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은 바인드는 론칭 5년여 만에 42개 매장에서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로 올라섰다.

바인드의 성공전략은 스타트업 정신에 입각한 빠른 실행력과 현장 중심 경영에 있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위치한 500㎡(150여 평) 규모의 1호점에서 시작한 바인드는 ‘트렌드에 맞는 가성비 좋은 상품을 실시간으로 공급한다’는 철학하에 스타트업을 방불케 하는 빠른 실행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패션이기 전에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유통의 원칙에 따라 상품기획자(MD)가 현장에서의 반응을 관찰·경청하고 곧바로 내부 콘텐츠에 대한 재구성에 들어가는 등 현장 중심의 신속한 업무문화가 정착됐다. 일하는 방식은 스타트업을, 성장정책에는 원칙 중심의 의사결정을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1호점의 월매출이 3억원을 돌파한 시점에야 2호점 오픈을 준비하는 등 바인드의 확장은 철저히 성공에 대한 여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메이저 백화점, 대형 몰을 고집한 매장 전략과 타깃 소비자층인 20대의 트래픽이 높은 곳 중심으로 오픈한 점포들은 어김없이 성공을 거뒀다. 이 역시 현장 중심의 업무 체계가 갖춰졌기에 가능했던 일로, 타깃층을 겨냥한 콘텐츠 구성력과 매장 연출력 향상에 집중한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패션 주얼리 편집숍 ‘모스바니’와 남성 및 유니섹스 편집숍 ‘위뉴’를 잇따라 선보이며 제조·내수패션 기반의 인디에프를 리테일 편집숍 비즈니스의 대표 주자로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인디에프와 S&A의 새로운 대표로 선임됐다.

전통의 여성복 브랜드 조이너스(JOINUS), 꼼빠니아(COMPAGNA), 신사복 트루젠(TRUGEN), 캐주얼 브랜드 테이트(TATE) 등 기존에 보유한 인디에프 브랜드들과 앞서 언급한 3개의 편집숍 브랜드 그리고 S&A의 골프웨어 ‘톨비스트(TORBIST)’를 아우를 백 대표는 브랜드 재정비와 함께 도전, 성장, 수익이라는 새로운 경영방침을 세웠다.

스타트업 정신과 함께 애자일(agile) 경영방식을 도입하며 유연한 의사결정하에 확실한 성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백 대표 취임 후 인디에프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Z세대,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며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10~20대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

특히 모바일 콘텐츠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선호하는 특성을 고려해 도전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던 것이 기회가 됐다.

백 대표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동요하기보다는 업의 본질에 충실하며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2020년 40주년을 맞이하는 인디에프의 미래 10년을 바라보며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재편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