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가 20주년을 맞아 향후 5년의 새로운 수익모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일부 서버제품은 아웃소싱하고, 노트북도 OEM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독자적 마케팅 전략 수립 등 권한은 더욱 커진다.
지난 20년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지만 미래는 녹록치 않다.

 한국 IT산업 발전의 한 축이 돼온 한국HP가 올해로 약관(弱冠)을 맞아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미 국내 시장에 뿌리를 내린 한국HP는 현지화는 물론 국내 파트너사와 상생 전략을 꾀하거나 아시아 거점으로 역할을 한 단계 올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칠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이제는 한국HP가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경쟁사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고 말한다. 내부에서도 이러한 판단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HP의 전략 변화 시도는 나타나고 있다. 향후 5년간의 새로운 수익모델 만들기가 그것이다. 한국HP는 20주년을 맞아 ‘IT 서비스업체 도약’을 핵심으로 하는 내용의 비전을 마련 중이다.

 단순 ‘하드웨어 제조업’의 이미지를 떨어내고 시스템 구축은 물론,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전략 계획 수립과 컨설팅, 유지·관리까지를 담당하는 ‘IT 서비스 제공업체’로 업그레이드하려는 것이다. IT 투자 감소 등으로 수익성 악화, 차별화된 솔루션 부족 등으로 IT 서비스 업계로의 탈바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HP는 과감히 버릴 것은 버리되 내실 중심의 전략을 하나둘씩 실천에 옮긴다는 전략이다. 먼저 소프트웨어의 비중을 줄이고 하드웨어 기반의 IT 서비스 중심 기업으로 옮겨가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역량은 하드웨어에 두고, 소프트웨어 분야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과 제휴를 통해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하드웨어 제품 시장 공략도 그동안 브랜드 차별화를 통한 우위 확보가 IBM, 후지쯔, SUN 등의 낮은 가격에 밀리게 돼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한국HP의 수익의 대부분은 하드웨어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런 제품의 마진은 다른 업체의 가격 경쟁으로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품질이 좋다고 무작정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이것이 한국HP가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이다.

 유닉스 서버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4%대에서 올해 38%까지 소폭 성장했지만, PC 서버 등 하위 기종 서버는 40%대에서 32%까지 떨어졌다.

 한국IDC 최진용 선임연구원은 “하위 기종의 경우 국내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유닉스 서버도 IBM, SUN과의 경쟁이 치열해 시장 우위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HP는 일부 서버 제품군을 국내 업체에 아웃소싱할 방침이다. 핵심 역량인 중대형 서버는 자체 생산하지만 하위 기종 서버의 경우 아웃소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한국HP 고위 관계자는 “이미 아웃소싱할 일부 서버 제품군이 확정됐으며, 이를 담당할 국내 업체를 물색 중이다”고 귀띔했다.

 프린터, 스캐너 등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미징프린팅그룹도 서비스 조직을 개편하는 한편 A/S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할 계획이다. 연간 8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지만 일반 소비자에 대한 영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A/S 기간이 연장되면 다른 경쟁사들도 기간 연장이 불가피해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그동안 HP가 생산하던 노트북도 LG전자에서 OEM(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납품된다. 기존 컴팩 계열의 노트북은 중저가 시장에서, LG전자가 생산하는 제품은 고가 전략으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한국HP의 권한은 상대적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외국계 IT기업들이 본사의 글로벌 전략을 그대로 따르는 반면, 한국HP는 독자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본사의 권한이었던 OEM 공급업체와 전략적 파트너 선정 등을 한국HP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HP가 한국을 새로운 부가 수익원 개발과 로컬 전략을 가지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유럽, 미국 중심의 시장 전략을 아시아 중심으로 옮겼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HP는 아웃소싱 시장에서 컨설팅·SI업체와 협력해 금융·병원·통신·공공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단기적으로 컨설팅·IT 아웃소싱 등 서비스 다각화에 힘쓰는 한편,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IT시장 불황과 불균형을 이겨낼 수 있는 긍정적인 생존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 서비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HP 입장에서는 하드웨어 부문과 이에 부가적인 서비스 측면을 부각시키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까지 한국HP가 급성장했지만 IT 제조업에 해당하는 기기나 부품 쪽 산업에  치우쳐 있었다”면서 IT 서비스 업체로 변신하려는 노력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HP의 변신 노력이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IT 서비스 업체와 솔루션 업체 간 윈-윈하는 관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국내 SW산업의 정상적인 발전을 견인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20년 성공적 평가

 지난 60여 년 동안 IBM과 같은 라이벌들과의 경쟁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생산하고 있는 HP는 유닉스 서버 등 대형 컴퓨터, PC, 디지털 기기 등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한국HP도 유닉스 서버 부문에서는 IBM, SUN을 멀찌감치 제치고 1위를 꿰차고 있다. 데스크톱을 비롯한 노트북 등 PC 시장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디지털 카메라 등에서는 전문 업체를 따라잡고 있다.

 한국HP의 최준근 사장은 “IT 서비스와 테블릿 PC 등 새로운 시장 전략과 제품을 통해 3~4년 내 20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 회장도 한국HP 창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지난 20년간 HP가 한국에서 수행한 사업은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국HP는 1984년 삼성전자와 합작법인으로 첫 출발했다. 삼성전자가 외국 기업에 경영권을 주면서까지 합작을 성사시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HP는 1998년 한국HP의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독립했다. 2002년 컴팩코리아와 통합한 한국HP는 지난해 국내에서 1조7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1200명의 직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컴팩과의 합병으로 컴퓨팅 업계의 최고 강자로 올라선 한국HP의 지난해 매출은 1조7573억여원. 올해도 1조7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등 하드웨어만 3조원에 달하고,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분야를 합할 경우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IT 시장은 한국 경제의 진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이 시장의 한 축을 짊어지고 있는 다국적 IT기업들의 역할도 국내 업체와 결코 다르지 않다.

한국HP는 토착 기업이나 다름없다. 최 사장은 “HP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한국HP는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한다. 주요 부서를 맡고 있는 임원들뿐만 아니라 1300여 명의 직원 중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한국인이다. SK텔레콤과 함께 통신 플랫폼 수출에 공조 체제를 취하고 있으며, 국내에 연구개발센터도 유치했다.

 한국HP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현재 1250여 명의 직원이 서버, PC, 컨설팅, 프린팅 등을 다루는 4개 그룹으로 구성돼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IT산업에 크게 이바지

 한국HP는 올해 2분기 중대형 서버 분야에서 37.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IBM, SUN 등을 멀찌감치 제쳤다. 지난 2/4분기까지 올린 유닉스 서버 분야 매출은 1284억원에 이른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40% 이상의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액 면에서도 지난 98년 8320억원에서 2000년 1조5000억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1조7500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PC 분야 성장은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데스크톱의 경우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IBM, 주연테크에 이어 7%대로 시장 점유율에서는 5위를 기록하고 있고 노트북 시장에서는 10%로 4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HP가 국내 경제에 기여한 부분도 크다. 한국HP 20주년 행사에서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성장의 밑바탕에 HP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이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한국HP는 수입액보다 항상 수출액이 상회해 왔으며 매년 약 15억달러를 수출해 국가 무역 수지 균형과 국내 IT산업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2001년에는 35억달러, 2002년에는 40억달러, 2003년에도 40억달러 이상을 수출했다.

 한국HP의 꾸준한 성장은 단순히 거대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름뿐 아니라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국내 기업의 부품 구매 및 생산 확대, 그리고 사회 공헌이라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 같은 HP의 전략은 10월 오픈한 ‘HP연구개발센터’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한국HP가 450억원을 투입해 세운 이 센터는 기존 HP e서비스센터와 컴팩엑설런스센터 기능을 통합·확대한 것이다.



 적극적인 투자유치로 현지화

 한국HP가 수출 기여와 함께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사회 봉사를 통한 토착화 전략이다. HP는 세계적인 IT기업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기업이다.

지난 2001년에는 5개월 동안 매주 주말을 이용한 백두대간 산행을 통해 후원금을 마련해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98년 4개 대학과 연구기관에 약 200억원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등을 기증했으며, 지난해에는 서울대학교에 2억원 상당의 장비를 기증했다.

 또 북한 용천참사에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열성적인 후원을 하기도 했으며, 이외에도 장애아동을 위한 행사도 개최한 바 있다.

 HP의 독창적인 문화를 ‘HP Way’(HP 방식)라고 부른다. 사람 중시 문화로 환경만 만들어 주면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HP는 미래의 경영자가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뽑아 1년 동안 관리자를 붙여 준다. 이러한 신뢰와 가족주의적인 기업 문화는 HP를 떠난 사람에게 강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또 직원들의 만족도를 조사하고 개선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통해 VoW(Voice of Workforce)라는 조사가 이뤄진다. 이 조사는 전 세계, 각 국가, 각 부서별로 결과가 분석돼 발표된다.

 컴팩과의 합병 이후 한국HP 직원들이 회사 전략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항목이 선정돼 회사 전 략을 소개하는 자료들이 인트라넷과 프린트물로 제작돼 배포된 바 있다.

 HP의 철학적 가치는 그들의 브랜드 전략에 가장 잘 나타나 있다. ‘+HP=everything is possible’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자는 HP의 철학이 담겨 있다. HP와 만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이러한 타이틀은 HP가 고객 기업들의 성공과 함께하고 있다는 윈-윈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HP는 IT업계의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HP만큼 다가올 시대를 예견하고 이를 준비하는 회사를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HP방식 실천해 활약하고 있는

 ‘HP 사람들’



 한국HP 최준근 사장은 CEO로만 10년을 보냈다. 그의 옆에는 3명의 부사장들이 있고, IT업계에도 ‘HP 사람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HP 사옥. 한국HP가 외환 위기 당시 이 건물을 사들이기 이전에는 당시 건물 주인이던 K증권 회장 부자가 꼭대기 층인 22층 전체를 사용했다고 한다. 단 둘이 쓰던 22층에는 목욕탕까지 있었다는 전설 같은 공간. 지금은 여러 개의 회의실이 자리 잡았다.

 집기와 인테리어 자체는 전 주인이 쓰던 그대로라 화려하다. 이쯤 어딘가 사장실이 있겠지. 그런데 사장실은 19층이란다. 내려갔는데 방이 안 보인다. 방 대신 어깨높이 칸막이로 나뉜 작은 공간. 다른 직원과 똑같이 이름 석 자만 칸막이 위쪽에 달려 있다. ‘최준근’.



 IT기업 중 가장 한국적으로 이끌어

 국내 최대 외국계 기업이라는 한국HP의 사장실은 뭔가 달랐다. 국내 IT업계에서 드문 ‘장수 CEO’,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과 ‘코드’가 가장 잘 통하는 인물로 꼽힌다. 회사 내부에서는 본사의 글로벌 전략을 가장 한국적으로 펼친 것이 그가 장수한 비결로 보고 있다.

 최 사장은 “직원들에게 훌륭한 모델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변칙을 하면 짧은 성공은 가능하겠지만 장수는 어렵다”고 말한다.

 또 업계의 최대 경쟁자였던 컴팩코리아와 합병한 후 매출과 생산성, 시장 점유율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으며, 컴팩과의 문화적 통합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상이했던 기업 문화를 화학적으로 통합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IT업계에서 지(知)와 덕(德), 용(勇)을 모두 갖춘 CEO로 평가되고 있다.

 최 사장은 1975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전자와 HP의 합작사인 삼성휴렛팩커드에서부터 인연을 맺었다. 95년 사장으로 취임해 10년의 길을 걸었다.

 말이 10년이지 그토록 오랫동안 CEO로 재직한다는 것은 행운만으로 그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조직 문화의 덕목으로 꼽히는 친화력과 절제된 처신, 통찰력과 때로는 소신과 순발력까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어찌 보면 지·덕·용을 고루 갖추어야 가능한 것이다.

 최 사장은 가족주의적인 온화함으로 대표된다. 한국HP 관계자는 신뢰에 기반한 인간관계를 강조하는 ‘HP방식’(HP way)의 실천이 그를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게 했다며 가장 잘 HP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최 사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여기에 리더십과 보스 기질로 대표되는 카리스마도 강하다. 내외부의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언제든지 물러나야 하는 자리가 CEO가 아닌가. 회사 관계자는 외국계 IT기업의 지사장은 한순간의 실수로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리더십이 없다면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수한 전략가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인 HP를 가장 한국적으로 이끌고 있다. 해외 수출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국내 IT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계 기업의 마케팅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해외 진출도 유리해질 것이라며 해외 마케팅에 약한 국내 IT기업에 대한 안타까움도 가지고 있다. SK텔레콤이 HP와 손잡고 이스라엘과 대만에 네이트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이 좋은 예다.

 최 사장은 이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향후 5년간의 전략이 미래를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 하드웨어 제품 중심으로 여러 가지 부문에서 세계 1위를 하고 있다면 앞으로는 서비스 쪽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첫째는 아웃소싱이고 둘째는 컨설팅 쪽이다. 셋째는 모바일 서비스에 비즈니스 기회가 많다고 보고 있다. 그의 미래 역점 사업이 한국HP뿐만 아니라 그의 미래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사장외 3명의 부사장이 그룹 총괄

 최 사장 옆에는 3명의 그룹장이 회사를 같이 이끌고 있다.

 테크놀러지솔루션그룹을 맡고 있는 한종훈 부사장(52)은 온화형·화합형으로 꼽힌다. 그는 기업 및 공공 부문의 고객들이 정보기술을 통해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을 책임진다. 부하직원들에 대한 포용력이 높고 치우침이 없다는 내부 평가다.

이홍구 부사장(48)은 데스크탑PC, 노트북, 스마트핸드헬드 및 개인용 장치들을 포함, 국내 퍼스널시스템 사업의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한다. 부사장 중 유일한 컴팩코리아 출신으로 합병 후 퍼스널시스템즈그룹을 맡고 있다.

 이미징프린트그룹장인 이기봉 부사장은 1985년 영업 관리직으로 입사한 후 데스크젯 영업으로 국내 잉크젯프린터 시장을 키웠다고 할 수 있는 장본인이다. 1999년 데스크젯 누적 판매 대수 200만대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저돌형으로 비즈니스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HP 출신, IT업계에서 맹활약

 한국HP는 IT업계의 사관학교로 불린다. HP 출신 중 IT기업의 CEO로 활약하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유원식 사장(45)은 HP 기업고객영업본부에서 부사장을 거친 HP 출신 IT업계 주요 인사 중의 한 명이다. 늘 미소를 띠고 있어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는 유 사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한국썬을 성장하는 기업, 일하고 싶은 회사, 존경받는 회사로 만들고 있는 장본인이다.

 최근 한국썬 글로벌고객서비스본부의 지식서비스부서가 아태지역 8개국의 e러닝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등 비즈니스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유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본부 HP사업부로 입사해 96년 한국휴렛팩커드 컴퓨터시스템사업본부 이사, 97년 시스템영업 상무를 거쳐 지난 2000년 기업고객영업본부 부사장직을 지냈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을 주도해 온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김윤 사장(54)도 한국HP 출신이다. 김 사장은 2000년 11월 시스코코리아에 합류해 사업총괄 수석 부사장으로 일했으며 이전까지 한국HP에서 16년간 근무했다. 김 사장은 IT업계에서 정통 영업맨으로 알려져 왔으며, 소탈하고 친근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부담 없고 편하게 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윤 사장의 취임 당시 국내 네트워크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든 시점으로, 시스코 코리아의 발전을 위해서는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에 김 사장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무릅쓰고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함으로써 효율적인 운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는 외국인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사무소 경영진을 모두 한국인으로 교체해 나가면서 중간 관리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회사 안팎에서 상하 간, 고객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의 장점만을 접목시킨 ‘토착화된 글로벌 영업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고객에게 사랑받는 시스코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홍순만 사이베이스 사장(45)은 한국IBM, 컴팩코리아, 한국HP 등 주요 외국계 IT기업에서 마케팅과 영업 업무를 주로 수행해 왔다.

 사이베이스 사장 취임 이후 약 1년 6개월간 재직하면서 국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2004년도 매출 목표를 3분기 만에 달성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DBMS를 비롯한 DW(Data Warehouse) 시장과 모바일 시장에 주력하면서 한국 지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오라클의 김일호 사장,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박명철 전무 등이 한국HP를 거쳐 간 인물이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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