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위기 이후 구조 조정의 칼바람으로 서구식의 엄격한 합리주의 시스템이 유행, 개인간 과잉경쟁 유발로 이기주의적 직장문화가 팽배하게 되었다. 기존의 조직 구성원들의 성과와 경험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어 구성원들의 신분 불안 심화, 평생직장 개념 상실로 조직력에 문제가 노출됐다.

요즘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심각한 상황이다. 문제는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경기가 나아지길 기다릴 수만은 없다. 어떻게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능률을 향상시켜 조기에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경영혁신 기법으로 조직을 일깨우고 변화를 유발하느냐가 과제가 된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감성경영’이 출현하게 됐다. 경기 불황 시대에 즐겁고 재미있고 신바람 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에 대해 따뜻한 인간 존중 경영을 기반으로 하는 ‘감성경영’만이 그 해법이기 때문이다.   

 “감성이란 개인의 내부 정신 작동 과정과 외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한 심리와 행동에의 변화다. 이는 일반적 인간의 경험과 본질적 능력이다. 적극적인 감성은 인간을 더 나은 삶과 학습을 도와주고, 부정적 감성은 인간의 삶, 학습,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골맨(D. Goleman)은 “인간은 이성에 호소해서는 한계가 있으며,  감성(emotion)에 호소해야만 변할 수 있다”고 하였다. “IQ보다는 EQ다”는 말은 감성이 이성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백 개의 기업을 다년간 연구한 골맨은, 역작 <Primal Leadership>을 통해 업무에서의 성공요소는 흔히 똑똑함을 대표하는 IQ요소가 20%인 데 반해 감성역량을 의미하는 EQ요소는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감성의 어원은 ‘emotion’으로 motion을 e(change)하게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삼성은 글로벌 그룹으로서 한국 최고의 지성인과 싱크탱크의 집합체다. 이제 조직원들을 붙잡아 두는 인적자원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감성지수(EQ)를 개발하고 중시해야 한다.



 감성경영의 유형

 ▶ 칭찬경영

 최근 경기 불황으로 침체된 기업들이 ‘허리띠 졸라매기’ 대신 ‘칭찬’을 내세워 조직 내에 활기를 불어넣고 업무 효율성도 높여 보겠다는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기업에서 칭찬경영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그동안 구조 조정의 한파로 인해 딱딱해진 분위기를 개선시켜 구성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데서 비롯했다. TV에서 ‘칭찬합시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출간된 <Whale Done!>은 긍정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좋은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칭찬을 통해 단순히 인간관계를 개선할 뿐 아니라 회사를 살릴 수도 있다는 사례를 보여 준다.

 ▶ 인간존중경영

 조직 구성원 사이에 상호 인간적으로 존중하는 경영방식이다. 인덕경영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조직 구성원들을 내부 고객으로 인정하여 따뜻한 인간존중경영을 지향한다.

 과거와 같은 일방적 권위주의에 의한 리더십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를 탈피하여 내부 고객인 구성원들에게 인덕경영을 우선시하면서 외부 고객인 이해관계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CEO나 상급자는 문턱을 대폭 낮추되 구성원들의 의견과 고충을 가능한 많이 듣고 반영해 나가야 하며, 상호 입장의 이해를 바탕으로 강력한 카리스마보다 먼저 겸손함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 FUN 경영

 기업간 경쟁이 격화되고 아울러 개인의 끝없는 자기 혁신 요구가 점증되면서 경영에서 FUN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얼마 전까지 고객 만족 나아가 고객 감동·고객 졸도까지 열창해 가면서 외부 고객 만족(CS)을 강조해 오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는 외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논리에서 출발한다. 회사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종업원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즉, 진정한 고객 만족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외부 마케팅에 앞서 내부 마케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부 고객 즉, 종업원 만족(ES)은 일하기에 ‘재미’있는 조직에서 가능하다.

 ▶ 나눔경영

 ‘나눔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품앗이 문화를 살려 기부문화 확대로 번져야 한다. 기부문화에 대한 의미는 ‘품앗이’라는 이웃들간에 서로 돕는 아름다운 전통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품앗이는 개인적인 관계에서 상호간의 노동력 교환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웃 돕기라고 본다면, 기부문화는 사회적 관계에서 제도적으로 이웃을 돕는 사회적 행위라 볼 수 있다.



감성 없는 제품은 ‘만년 2등’

 삼성SDI에서는 불황일수록 가장 소중한 자산은 바로 사람이란 관점에서 직원들을 챙기고 있다. ‘칭찬합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칭찬싱글, 칭찬인사, 칭찬택배 등을 실시하는가 하면 사원들이 함께 하는 파티를 열어 친화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CJ인터넷은 충성도 높은 인재를 발굴해 자유와 엄격함이 공존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 8명이 30여 평에서 시작한 넷마블을 4년 만에 대기업 계열사로 만들었다. 채용시에도 1순위 조건으로 ‘회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애정과 열정을 꼽았고, 팀워크를 중시하고 실패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입사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였다.

 또한 함께 봉사 활동하기, 개인적 내용을 포함한 e-mail 보내기, 유머경진대회 개최, 마라톤 함께 하기 등을 통해 감성지능 형 조직으로 변화하고 있는 곳도 있다.     

연구에 의하면 고객 중 60% 이상이 서비스 제공자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14%는 구매 물품의 품질, 46% 이상은 자신들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해, 즉 기분이 나빴기 때문에 거래를 끊는다는 것이다.

 호황시의 기업 전략은 단지 기업의 비전이나 미래의 발전상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불황기의 소비자는 합리적인 성향을 띠므로 기업 정보보다는 상품에 대한 정보에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 물량 위주의 판촉 정책은 소모성이 강해 장기적인 투자 효과가 떨어지므로, 불황에는 고객의 심리적인 정서를 자극하는 판촉이 효과적이다.

 감성적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자극하는 오감마케팅의 경우도 있다. 디자인과 같은 시각적 정보에 더하여 청각적 정보, 촉각적 정보의 활용으로써 과일의 ‘사각사각’ 소리, 아기 기저귀의 ‘뽀송뽀송함’ 등이 소비자의 구매를 유혹하게 된다.



 이성적 능력만으론 팀워크 불가능

 감성이 없는 가전제품은 ‘만년 2등’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 애니콜 광고 ‘투우편’은 ‘자세가 다르다’는 컨셉트로 제품 기능과 디자인을 강조한 반면 LG 싸이언 ‘고흐편’은 미적 감각으로 제품 기능을 자연스럽게 승화하여 친근, 신뢰, 감성적 접근 방식을 취해 5조 원 이상의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아무리 이성적 능력이 우수하다 해도 대내외 환경에 불안해하는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불황의 시기일수록 강한 열정으로 충만하고 자기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지향하고 팀워크를 살릴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승권·한국경영정보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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