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주식 지분만으로 얽힌 경영체제는 의미가 없다. 유능한 경영자 한 사람이 모든 걸 의사 결정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지난 9월15일 최태원 SK(주) 회장은 SK 관계사 전 임원이 참여한 워크숍에서 ‘그룹 경영 체제’의 종언을 선언했다. 지금과 같이 주식 지분의 소유 구조로 묶여 있고 총수가 지배하는 체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역설한 것이다. 대신 개별 기업 스스로 생존 조건을 갖추고 자율적으로 회사의 미래를 의사 결정할 수 있는 조직으로 빠르게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과거 개발경제에서는 기업 경영 환경이 비교적 단순하고 규모도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능한 경영자 1인이 여러 회사를 동시에 경영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사업 내용의 복잡도와 수많은 환경요인 등을 고려할 때 한 회사 내에서조차도 1인 CEO가 더 이상 모든 걸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는 게 최 회장의 지론이다.



 총수 지배체제 더 이상 경쟁력 없어

 이 같은 최 회장의 ‘그룹 경영 체제 종언론’은 지난 1998년 그룹 경영 소멸론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해 구조본을 해체하며 제시한 ‘기업문화와 브랜드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라는 SK의 새로운 경영 체제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설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SK의 관계사별 독립 경영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또한 SK는 1975년 SKMS(SK경영관리체계)를 정립한 이래 30년 동안 기업의 최우선 추구 가치로 삼아 왔던 ‘이윤 극대화’라는 기업이념을 ‘이해 관계자 가치 최적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제 더 이상 기업 내부의 가치와 이념만으로는 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는 시대 변화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이에 SK는 ‘고객-구성원-주주-사회’라는 4대 이해 관계자 가치를 기업 경영의 이념이자 목표로 새롭게 설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SK는 400여 명의 계열사 전 임원이 3차에 걸쳐 1박2일씩 용인 연수원(SK아카데미)에서 SKMS 개정안 초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 데 이어, 10월18일부터 20일까지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CEO 세미나도 개최했다. 이를 토대로 SK는 올해 안에 개정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SK에 따르면 새로운 50년의 경영 좌표가 될 SKMS의 밑그림은 세 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즉 △1인 의사 결정 체제에서 동시 다중 의사 결정 체제로 △주식 네트워크에서 고객 네트워크로 △이윤 극대화에서 이해 관계자 가치 추구로 등이 그것이다.

 최 회장은 연초 신입사원과의 대화 및 신임 팀장 간담회 등을 통해 “내가 곧 회사”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의사 결정을 위로 미루지 않고, 내가 곧 회사라는 자세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조직이 건강한 조직”이라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회사의 말단 사원조차도 고객을 비롯한 외부인에게는 ‘회사를 대표하는 회사 그 자체’라는 점에서, 의사 결정 시스템을 하위 조직으로 과감하게 이양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 그룹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의사 결정을 해왔던 많은 사안들이 그 복잡성과 시간의 문제, 그리고 의사 결정하는 경영자 역량의 한계 등으로 이제는 개별 회사, 개별 조직, 개개의 구성원 단위에서 동시 다중적으로 의사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SK는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경영 목표는 물론 개개인의 평가와 보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업 경영 활동을 단위 조직의 구성원이 스스로 결정하고 평가하는 자율 경영 시스템을 올해 안에 새롭게 제정할 SKMS 속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해 관계자 가치 최적화 

 이와 함께 최 회장은 독립 경영 체제를 ‘가족의 분가’에 비교하며, SK가 독립 경영을 한다고 해도 SK의 기업문화와 브랜드를 공유하면 여전히 SK 가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업문화를 공유한다는 것은 SKMS를 근간으로 하는 SK의 기업철학과 가치를 함께 추구한다는 의미다. 또 브랜드의 공유란 단순히 회사명과 상품 브랜드를 함께 사용한다는 것을 넘어서 고객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개별 기업이 가진 역량의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이때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부당 내부 거래가 생길 이유도 없고, 개별 기업들간에 저마다의 필요에 따른 의사 결정을 통해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력관계가 정착될 것이라는 게 SK가 생각하는 ‘고객 네트워크형 기업군’이다.

 SK는 올해 임원 워크숍을 통해 SK 기업이념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모색했다. 그동안 SK인들에게 기업 경영의 최우선 목표는 ‘이윤 극대화’였다.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으로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면 사회 공헌 활동은커녕 고용과 세금도 감당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고했다.

그러나 새롭게 개정될 SKMS에서는 기업 경영 활동의 추구 가치로 ‘고객-구성원-주주-사회’라는 이해 관계자의 가치를 제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만우 SK(주) 홍보팀장은 “기업 내부에서 기업 경영 활동을 바라보던 관점을 외부의 관점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고객의 가치’에서 비롯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인 구성원이 중요하다 점에서 고객과 구성원을 우선적인 가치로 제시한 것이다. ‘회사의 기업 가치’라는 ‘상품’의 고객인 주주와 함께 잠재 고객이자 잠재 주주인 사회 구성원의 가치를 기업 활동의 추구이념으로 삼겠다는 것이 새로운 기업이념의 골자다.

 이 같은 SKMS가 제시하는 ‘뉴SK플랜’의 이념을 바탕으로 SK는 새로운 50년의 ‘집중 강화 분야’로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을 선정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리더와 석유 메이저 도약을 향해 새로운 50년을 향해 출항한다”는 것이다. 또 이들 주력 사업의 영역을 국내가 아닌 해외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SK는 그동안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분야에서 수출 기반 산업의 역할을 맡아 왔던 주요 사업 체제에 해외 및 수출기업 역할을 추가하기로 하고 조직 정비 등 대대적인 해외 전략 강화에 돌입했다.



 ‘수출 기반 산업’ 모델 탈피

 우선 SK는 주력 계열사인 SK(주)의 에너지 사업과 SK텔레콤의 정보통신 사업의 특성이 내수를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이라는 오해에서 비롯한 내수 중심 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수출 기반 산업의 역할을 강조해 나갈 예정이다. 또 이 같은 해외 사업의 강화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주력 계열사인 SK(주)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 또는 재개편하는 방식으로 대폭 확대했다.

 올 3월 SK(주)가 조직 개편을 통해 해외 자원 개발과 해외 사업 및 수출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R&I 부문(Resources & International)을 신설한 것은 이 같은 배경에 따르고 있다.

 SK텔레콤도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전략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규 사업을 담당하던 조직 내에 글로벌사업 추진 조직을 신설, 통합하는 등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글로벌사업본부 내 글로벌전략팀을 사업 전략 개발을 담당하는 글로벌전략본부로 승격시켜 해외 시장 개척을 담당하는 글로벌사업본부와 함께 양 축을 담당하도록 했다. 올해 초 김신배 사장 취임 후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사업 발굴과 함께 글로벌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 자원 개발 2007년까지 5조원 투자

 SK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사업 강화 전략 중 국내 타 기업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은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이다.

 SK는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담당하고 있는 기업으로 최근 유가 급등과 에너지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에너지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급률이 일본의 15%, 중국의 60% 수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3% 미만인 점을 감안, 에너지 자급률이 최소 1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영호 부사장(SK(주) 투자회사관리실장)은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신설된 R&I 부문을 중심으로 해외 에너지 개발 전략을 강화해 11개국 16개 광구에서 진행 중인 사업을 북서아프리카, 남미, 카스피해, 중국 등 전략 지역을 중심으로 유망 탐사사업 참여와 매장량 매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해 올해부터 오는 2007년까지 총 5조 원 규모를 투자해 나갈 계획이다.



 정보통신 ‘수출형 사업 모델’로 바꾼다

 당장 수출 효과가 날 수 있는 사업 분야로는 정보통신 분야를 선정하고 SK텔레콤과 관련 통신 계열사를 중심으로 조직 강화 및 해외 사업 전략을 수립했다.

 성장이 정체된 정보통신 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컨버전스로 설명되는 신규 사업 발굴과 함께 ▲ 해외 사업을 강화할 것 등 신성장을 담보할 중요한 방향으로 해외 사업 강화를 목표로 수립한 것이다.

 김만기 SK텔레콤 기업문화팀장은 “해외 사업 조직을 대폭 강화해 비즈니스 모델, 콘텐츠 및 플랫폼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진출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미 베트남, 몽골 지역에서 시작한 서비스 사업 진출은 물론 기술 수출 등을 통해 추진 중인 CDMA벨트 건설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말기 사업을 하고 있는 SK텔레텍을 중심으로 정보통신 단말기의 직접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연구인력 강화와 함께 해외 마케팅 조직을 강화하는 작업도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의 하나인 미국 지역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CDMA 사업자와 내년 진출을 목표로 EVDO 단말기를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몇 가지 모델들을 제안하는 등 미주 시장 진출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미 이스라엘에서는 노키아 등의 쟁쟁한 글로벌 휴대폰 업체를 제치고 이스라엘 CDMA 휴대폰시장에서 3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간 30여만 대를 판매하면서 4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탄력 받는 중국 ‘제2의 SK’ 건설

 SK의 해외 전략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또 다른 하나는 중국 사업 전략이다.

 SK는 한-중 수교 이전인 1990년과 1991년 각각 생산공장 진출과 사무소 개설 등 국내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중국에 진출했다. 이에 그동안의 중국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겠다는 전략을 지난 2001년 상하이 CEO 세미나를 통해서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SK는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및 생명과학 등 3대 주력 사업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SK그룹의 위상과 같은 기업을 중국 내에 설립하기 위한 전략인 ‘제2의 SK’ 건설 2단계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1999년 설립한 SK차이나를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개발, 현실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2002년 SK텔레콤 차이나를 설립해 정보통신 사업의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 SK(주)의 에너지, 석유화학, 생명과학 분야 중국 투자를 총괄하는 SK중국지주회사를 설립한 것은 제2의 SK건설이 보다 구체화됐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중국의 WTO 가입 이후에 최초의 통신사업 진출인 차이나유니콤과의 합작 사업인 모바일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는 UNISK가 올 상반기에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 유무선 통합 등의 서비스 확대를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2002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상하이의 신약개발연구소와 베이징의 병원 사업 등을 통해 중국에서의 생명과학 사업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개원한 베이징의 병원은 중국이 2000년에 의료시장을 개방한 이래 처음으로 개원한 외국계 병원이다.

 그러나 뉴SK플랜이 지향하고 있는, 향후 50년을 향한 각종 전략들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지배 구조 개선과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도 여전히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것 역시 부인하지 못한다. 다만 여타 그룹이 아직도 하지 않고 있는, 또 못하고 있는 시도가 SK그룹에서부터 출발하고 있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향후 50년을 항해할 SK호의 선장 최태원 회장이 쥐고 있는 ‘뉴SK플랜’이란 열쇠(Key)가 가동시키는 동력에 의한 첫 고동소리가 언제쯤 울리게 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뉴SK플랜’의 선장 최태원 회장

  지배구조개선.자원개발외교 '잰걸음'



 외자원 확보와 SK의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의 행보가 국내 재계는 물론 글로벌 CEO들로부터 주목을 끌면서 한국경제의 뉴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움츠렸던 해외활동에 탄력이 붙고 있는 한편 국내외 현장경영에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눈에 띠는 대외활동으로는 페루를 비롯한 주한 중남미 외교사절을 초청해 페루-SK우정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쿠웨이트 총리와 예멘 석유장관을 초청해 회동하는 한편 대통령의 러시아·베트남 방문에 동행, 해외 에너지 확보를 위한 민간경제외교사절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점이다. 또 올해초 일본의 저명한 경제평론가인 오마에 겐이치와 특별대담을 가진 이래 스티브 발머 MS사장, 제프피 이멜트 GE회장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한국기업의 지배구조개선 상황과 신성장동력 산업 추진전략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캐피탈그룹의 투자전략회의에도 참석한 최 회장은 SK의 중장기 사업전략과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방안에 대해 적극 설명하는 등 한국기업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활동도 지난 5월 청와대 간담회에 참석, 경제활성화를 위한 투자확대 방안을 밝힌 이후 강철규 공정위원장과의 오찬 간담회를 통해 지배구조개선과 투명경영실천 계획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룹 내에서도 올초 신입사원과의 대화를 시작으로 신임 임원간담회, 신임팀장과의 대화 등 임직원들과의 10여 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가졌으며, 울산 공장과 중국 등 해외사업장을 틈나는 대로 방문해 현지 주재원들을 격려하는 등 스킨십 경영행보를 통해 리더십도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해관계자 행복극대화라는 New SK의 새로운 기업이념을 제시하고, 그룹차원의 자원봉사단을 출범시키고 회장 스스로도 해비타트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3% 수준의 에너지 자급율 10%로 향상

 이처럼 경영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최 회장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분야는 해외자원 확보. 특히 페루 카미시아 유전 상업생산을 시작으로 브라질 광구와 서아프리카 기니 광구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탐사에 성공하는 등 SK의 해외 유전개발의 잇단 낭보는 최 회장의 에너지 민간외교 행보의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대통령의 러시아방문에 동행해 러시아 지역 유전개발에 대해 현지 기업인들과 논의한데 이어 10월에는 베트남을 방문, 부 콴 에너지담당 부수상과 쩐욕칸 페트로 베트남 사장을 만나 현재 생산중인 15-1광구 외에 베트남 남동부 해상 푸칸분지 광구의 신규참여를 협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페루-SK 우정의 날 행사를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 페루 카미시아 가스전 개발 성공을 자축하는 한편 한국과 페루의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7월에는 한국을 공식방문한 쿠웨이트의 알 사바 총리와 만나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에 대한 쿠웨이트 정부의 협조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9월에는 국내기업이 해외유전개발에서 최초의 성공을 거둔 예멘마리브 유전 개발 2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이 자리에 참석한 바라바 예멘 석유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이 같은 최 회장의 행보는 국내 에너지 자급율이 3%수준으로 일본의 10% 등 다른 비산유국에 비해서도 너무 취약한 상황이라는 현실을 돌파하기 위한 것이라고 SK 관계자는 설명한다.

 최 회장이 SK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한 이래 가장 큰 성과는 역시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다. 지난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 비율을 70%로 확대하고 이사회내 4개 전문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이사회중심경영의 모델을 만들어 냈다.

 지난 1월 지배구조개선 로드맵을 발표한 뒤 3월 주총에서 의결한 SK㈜의 이사회운영방안은 이사평가 위원회를 통한 이사회 효율성 제고방안, 사외이사 추천자문단 구성 등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현재 가장 선진적인 기업지배구조와 이사회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는 GE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스킨십 경영으로 리더십 스타일 변모

 이를 바탕으로 최 회장은 해외투자자와의 직접적인 만남과 IR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에서 열린 캐피털 투자전략회의에도 직접 참석해 SK㈜의 지배구조개선 실적과 상반기 사업실적을 설명하기도 했으며, 러시아 방문과 겹친 미국IR은 모스크바 현지에서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7월 스티브 발머 MS사장 회동을 통해 유비쿼터스 도래에 따른 IT사업의 전망과 협력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10월에는 방한한 제프리 이멜트 GE회장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한국기업의 지배구조와 투자환경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내부경영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뉴SK플랜’의 성공은 최 회장의 의지지만 이를 실천하고 정착시키는 것은 또 임직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올 들어 뉴SK플랜이 발표되고 최 회장의 현장경영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리더십 스타일도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게 SK 임직원들의 전언이다.

최 회장은 올 들어 SK㈜ 대덕기술원, 울산컴플렉스 등 지방사업장만 4차례 방문한 데 이어 베이징 SK차이나 사무실을 5월과 8월, 그리고 9월 러시아 방문 귀국길에 찾는 등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원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는 현장경영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올 2월 신입사원들과 6시간 이상의 마라톤 간담회를 시작으로 신임임원과의 대화, 신임팀장과의 대화에 이어 5차에 걸친 신임차장 교육에도 참석하는 등 월1회 이상 직급별 임직원 간담회에 참석해 뉴SK의 방향과 비전을 설파하고 있다.

 이 같은 현장경영과 임직원 간담회를 통해 최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SK 기업철학의 새로운 정립이다. 지난 4월8일 창립51주년 기념식에서 ‘뉴 SK 재도약’을 선언하면서 최 회장이 제시한 ‘모든 사회구성원의 행복극대화’라는 기업철학은 SK임직원들에게는 ‘혁명적인 수준’의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 회장의 기업철학 변화와 함께 SK임직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또 최 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의 변화다.

 권오용 기업문화실장은 “그동안 최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합리적인 원칙과 논리를 바탕으로 성과를 중시하는 전략가로서의 면모가 강했다면, 올 들어 지속된 현장경영을 통해 최 회장 스스로의 경영 스타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구성원들의 이해를 바탕으로 컨센서스를 만들어 나가는 스타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설날인 1월22일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정상근무중인 SK㈜ 울산컴플렉스 현장을 방문해 준비해간 떡과 과일로 사원들을 격려, 직원들의 감동을 자아낸 것은 이 같은 리더십 스타일 변화의 근거가 되고 있다.

 반백년 창업역사를 딛고 ‘뉴SK플랜’ 기업이념 좌우에 해외자원 확보와 지배구조개선이라는 양날개를 달고 제2의 반백년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최태원 SK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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