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시장이 뜨겁다. 금년 들어 2005년 8월7일 현재 거래소시장은 20%, 코스닥은 30% 이상 올라 전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종합주가지수 상승에 훨씬 못 미치는 보잘것없는 투자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심지어는 손실을 보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상승장에서도 손해를 보는 투자자가 많은 것은 대개 잘못된 투자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며,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투자의 성공 여부는 상당부분 투자습관에 의해서 결정된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나쁜 투자습관을 버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나쁜 투자습관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이에 대표적인 잘못된 투자습관 10가지를 소개한다.



 하나. 지나친 자기확신

 사람들은 경제, 주식시장, 기업수익 전망 등 미래에 대한 예측 능력에 대해 실제보다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러한 믿음은 실제로 주가가 자신의 생각처럼 움직일 때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소수의 종목에 집중투자하고 있다든가, 빚까지 얻어서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면 지나친 자기확신에 빠져 있지 않은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자기확신은 무리한 투자로 이어지고 소위 ‘몰빵투자’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잘 되었을 경우 대박이지만 잘못될 경우는 쪽박이 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주식시장을 지나치게 낙관하여 자신의 모든 재산을 투자했지만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입고 가정과 사회에서 버림받아 비참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지나친 확신에서 오는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본인의 생각이 맞았을 때의 투자수익률뿐 아니라 잘못되었을 경우의 손실 가능성에도 항상 유념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주식은 소위 ‘미인투표’와 같아서 객관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같은 심리적·주관적인 요인이 매우 중요한데, 이러한 요인은 확신을 갖고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둘.정보와 지식의 혼동

 많은 투자자들은 친구나 신문, 텔레비전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곧바로 투자수익과 직결되는 가치 있는 지식으로 혼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제약회사가 신약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곧바로 그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정보를 그 회사 직원이나 가까운 친구를 통해 은밀히 들었을 경우에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좋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듣고 주식을 산 이후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를 듣고 나서는 이를 즉각적으로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 정보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것은 아닌지, 그 정보가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깊이 따져 보는 태도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편향된 정보 해석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에 인간은 이들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인지체계를 갖고 있다고 한다. 받아들일 정보를 선택하는 데 겪는 대표적인 잘못 중 하나는 기존의 생각이나 포지션에 부합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주식을 매입한 사람들은 그 종목에 관한 좋은 소식에만 관심을 갖고 나쁜 소식은 과소평가하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편향된 정보의 해석은 손절매 시기 등을 놓치게 하는 등 투자에 악영향을 미친다. 항상 반대되는 측면은 없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이런 경향을 완화할 수 있다.



 넷.불합리한 목표가격 설정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들은 누구나 대박의 환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블’, ‘따따블’은 되어야 좀 벌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합리적 근거 없이 매입한 가격의 두 배, 네 배의 목표가격을 설정하곤 한다. 또한 매수하고 나서 그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주가가 하락하는 데도 매수한 가격이 오기 전에는 절대 팔지 않겠다고 오기를 부리다가 원금 대부분을 까먹는 경우를 자주 본다. 주가는 냉정하다. 결코 당신이 시장에서 매수한 가격을 기억해 주지 않는다.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는데 당신이 산 후 반토막이 났다고 불쌍해서 주가를 좀 올려주는 경우는 없다. 우리는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목표가격이나 매도가격을 설정해야 한다.



 다섯.유명인에 대한 맹목적 추종

 세상에는 독특한 이론과 투자방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과 투자방법이 현재의 주가 흐름과 맞아떨어지게 되면 서서히 명성을 얻기 시작한다. 그래서 신문과 텔레비전 등에 자주 등장하게 된다. 주가지수의 바닥과 꼭지를 정확히 맞췄다거나 1년 만에 얼마를 가지고 얼마를 벌었다거나 하는 신화적인 얘기들은 이들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다. 계속되는 투자 실패에 상심해 있던 투자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똑같이 투자하면 나도 저 사람들처럼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들의 추종자가 된다. 그러나 시장 특성은 계속해서 변한다. 우리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명성은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고 한다. 명성은 단지 운에 따른 것일 수도 있으며, 운이 아니라 하더라도 시장의 특성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는다. 언론에 나타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명성의 끝이 다가왔다고 생각하자. 진짜 성공한 투자자는 결코 언론에 자기의 투자비법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믿자. 아예 무시하는 것이 이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보다는 낫다.



 여섯.유행에 따른 투자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사회 분위기에 민감한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줄무늬 양복이 유행하면 길거리는 온통 줄무늬로 가득하고, 심지어 매장에서 다른 스타일의 양복은 찾을 수도 없다. 줄넘기가 좋다고 하면 사은품은 온통 줄넘기이며, 여기저기 운동장에서는 줄넘기하는 사람으로 넘쳐난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배당주가 뜨면 투신사들은 온통 배당주 펀드 판매에 열중하고, IT 주가 뜨면 IT 주식 이외에는 주식이 없기라도 한 것처럼 너도나도 IT 주식에 목을 멘다. 2004년도 초반 BRIC’s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신문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BRIC’s 펀드에 수천억원의 돈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때 가입한 투자자들은 그 후 1년 동안 약 20~30%의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유행하는 운동이나 양복 스타일을 따른다고 해서 개인에게 큰 피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에서 유행을 따르는 투자는 뒷북을 치고 다님으로써 투자를 망치고 개인의 삶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어떤 투자가 유행하는 경우는 대개 그 스타일의 투자방식이 많은 투자수익률을 올린 이후이다. 따라서 유행을 쫓아 투자하는 것은 이미 상당히 오른 주식만을 쫓아다니면서 사는 행위가 될 가능성이 많으며, 이러한 투자방식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일곱.손실시 불합리한 행동

 투자에는 항상 성공과 실패가 뒤따른다. 그런데 손실을 입었을 경우 매우 불합리한 행동을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첫 번째 행동은 손실을 본 후 모든 주식을 내다 판 후 다시는 쳐다보지 않는 것이다. 자기만 쳐다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식, 조카, 친구 등 주변 인물들에게도 주식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악마 같은 존재라고 설파하고 다닌다. 물론 하지 않으면 그만이긴 하지만, 이는 주식시장이 상승했을 때 투자수익의 기회를 한두 번의 실패경험 때문에 빼앗기는 불합리한 행동이다. 다음으로는 정반대로 주식시장에서 본 손실을 주식시장에서 만회하고야 말겠다는 오기 때문에 평정심을 잃고 여기저기서 빚까지 끌어다가 투자하는 경우이다. 이는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여덜.탐욕과 공포의 반복

 심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주식시장은 ‘탐욕’과 ‘공포’라는 두 심리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가가 올라가면 투자자들 사이에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주식투자에 따른 손실 가능성은 무시되고, 하나둘 주식투자에 나서게 되며, 이미 주식을 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투자금액을 늘리게 된다. 그러나 낙관론이 대세가 되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탐욕에 빠져 있을 때 더 이상 주식을 사 줄 사람은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주식은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하락하게 되고, 이제는 주가가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주식을 하나둘 팔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경험이 적거나 주식에 소질이 없는 투자자일수록 탐욕과 공포를 느끼는 속도가 늦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래서 주가가 거의 꼭지에 왔을 때 탐욕에 빠져 주식을 사며, 주가가 바닥 근처에 있을 때 공포에 휩싸여 투매에 가담하게 된다. 그러나 템플턴 같은 불세출의 투자자들은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주식을 사며, 탐욕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주식을 팔게 된다. 현실적으로 언제 공포와 탐욕이 최고조에 달했는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으나, 모임마다 온통 주식 이야기로 가득하고, 주식을 하지 않으면 재산형성에서 뒤쳐진 것 같고, 주식으로 돈 번 친구들 때문에 배가 아파 견딜 수가 없다면 아마도 탐욕이 거의 최고조에 달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아홉.빈번한 매매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 파는 횟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많다고 한다. 이는 아마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오르내림이 너무 심하고 정치겭英맛岵막?안정이 덜 된 측면도 있겠지만, 투자자들도 단기간에 승부를 보겠다는 조급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심지어 하루라도 매매를 하지 않으면 손가락이 근질거리는 병적인 수준에 이른 경우도 많다.

 이유가 무엇이든 빈번한 매매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도 명백하다.  주식을 사고 팔기 위해서는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뿐 아니라 정부에 내는 거래세도 부담해야 한다. 증권사마다 다르기는 하나 1만원짜리 주식을 사고 팔면 온라인으로 매매를 하더라도 60원 정도는 수수료와 세금으로 나간다.  60원이 적은 금액으로 생각될 수도 있으나, 한 달에 한 번씩만 사고팔더라도 1년이면 720원이다. 따라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일 년에 최소한 7.2% 이상 주식이 상승해야 한다. 물론 매일 주식을 사고팔면서 연간 수백, 수천 %의 수익을 내는 사람도 있으나 평균적인 능력을 가진 투자자라면 이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투자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열.브로커에 대한 지나친 의존

 주식투자에 따른 이익과 손실은 투자자 자신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투자는 자기 책임 아래 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조언자가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투자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에 대한 조언을 하는 증권사 영업사원 중에는 고객의 이익보다 단기적인 영업실적을 더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 문제가 있다. 투자자들은 매수한 주가가 상승하여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나, 증권사 영업직원들은 투자자들에게 될 수 있는 대로 자주 주식을 사고 팔게 함으로써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은 투자에 그다지 관여하지 않고 증권사 직원에게 알아서 해달라고 맡겨놓는다. 이 경우 대개 수익은 보잘것없거나 오히려 손실을 보고 있는 데 매매에 따른 수수료는 엄청나 증권사 직원만 배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한마디로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겨놓은 격이다. 맡겨놓은 생선을 먹어 치우는 고양이도 문제지만,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사람이 더 큰 문제이다. 매매는 자신의 책임으로 하되 증권사 영업직원은 투자자가 직접 구하기 힘든 기업정보 등을 얻는 데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