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인 김모씨는 앞으로 5년 안에 지금 사귀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할 예정이다. 그는 결혼 때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결혼비용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동안 별다른 준비를 하지 못해 김씨의 저축액은 500여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결혼자금을 모으기로 단단히 마음먹었다.

 김씨가 결혼자금으로 쓰일 목돈을 5년 안에 마련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월 소득의 50~60% 이상을 저축해야 한다. 최근 한 결혼정보업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결혼비용으로 1억~1억 3000만원 정도를 예상하는 응답자가 19.5%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8000만원~1억원(16%)이 그 뒤를 이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비용을 대느라 빚까지 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그럼 김씨가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당한 금융상품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은행 적금이지만, 이는 실제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은행 적금 상품의 경우 3~4% 정도를 제시하고 있으나, 매달 적금식으로 붓다 보면 실제 수익률은 제시 수익률의 절반 정도인 1.5~2%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은행  적금 상품만으로는 결혼자금을 마련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배당주 펀드 안정+수익 동시 추구

 결국 기대 수익률이 높은 적립식 주식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투자기간이 5년 정도여서 공격적인 투자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체적인 주식비중은 50%를 전후해서 투자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월 100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면 50만원은 주식 펀드에, 나머지 50만원은 채권 펀드에 나눠 투자한다. 이때 주식 펀드는 공격적인 성장주 펀드보다는 배당주 펀드가 바람직하다.

 그럼 배당주 펀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배당주 펀드란 배당 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하는데, 주가변동에 따른 시세 차익뿐만 아니라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얼마 전 한 증권사가 상장회사들을 대상으로 올해 배당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예금금리 정도인 연 3.4%로 추정됐다. 투자와 동시에 적어도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깔고 가는 셈이다. 물론 주가가 더 많이 떨어져 손실이 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배당주는 주가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징이 있다. 즉 주식시장 침체시 주가하락이 제한되고, 반대로 주식시장 활황시는 평균 수준의 주가상승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SEI에셋코리아자산의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의 경우 주가 움직임에 따른 펀드 수익률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베타(β)값(1년, 1일 기준)이 0.54%로 주식고편입형(60% 이상) 평균 베타값 0.93%에 거의 절반 수준이다. 이 베타값이 낮을수록 펀드 수익률이 주가변동에 둔감해 주가가 하락할 때 덜 빠지고 주가가 오를 때 덜 오른다. 수익률의 등락 정도를 나타내는 표준편차도 1.53%로 유형평균 2.18%에 비해 훨씬 낮다. 표준편차 역시 낮을수록 수익률 등락 정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투자할 배당주 펀드는 어떻게 선택할까? 우선 배당과 관련된 투자전략이 명확한 펀드를 골라야 한다. 투자설명서나 약관을 자세히 읽어보면 투자전략이 나오는데 이를 면밀히 검토한다. 우선 배당과 관련된 투자지표로는 배당률과 시가배당률, 배당성향 등 세 가지가 있다. 이들 세 가지에 대해 혼동하지 않고 명확하게 전략을 제시하는 펀드가 투자할 만한 펀드인 셈이다.



 배당률이 펀드 선택 기준

 배당률은 배당금을 주식의 액면금액(보통 5000원)으로 나눈 비율을 말하며, 시가배당률은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비율을 뜻한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서 당기순이익 중 얼마나 배당으로 주주에게 돌려주는가를 나타낸다. 배당률보다는 실제 거래가격 대비 배당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시가배당률이 중요하다. 배당성향의 경우 너무 인색해도 문제지만 너무 과해도 문제다. 순이익의 대부분을 재투자 없이 배당금으로 주주에게 돌려줘 버린다면 기업의 성장성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둘째, 가능하면 운용을 시작한 지 오래돼 검증된 배당주 펀드를 고른다. 오랫동안 일관되게 배당투자를 이끌어 온 펀드라야 운용사의 배당투자 철학이 검증됐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말 배당시즌이 되면 단기적으로 배당을 받으려는 투자자를 겨냥해 여러 배당주 펀드가 한꺼번에 생기곤 한다. 따라서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밀물처럼 몰렸다가 배당시즌이 끝나면 썰물 빠지듯 이탈하는 모습이 많았다. 이처럼 자칫 검증되지 않은 배당주 펀드에 투자했다가는 ‘낙동강 오리알’ 같은 처지에 놓이기 쉽다.

 현재 운용 중인 대표적인 배당주 펀드로는 SEI에셋코리아자산의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 마이다스에셋의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형’펀드, 신한BNP파리바투신의 ‘프레스티지고배당주식’펀드, 신영투신의 ‘신영비과세고배당주식형1’펀드, 미래에셋투신의 ‘미래에셋3억만들기배당주식1’펀드 등이 있다.

 SEI에셋코리아자산의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는 배당주 펀드의 대명사 격으로 알려질 만큼 오랜 투자기간 동안 검증된 운용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펀드다. 9월1일 현재 3년간 수익률이 98.61%로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가 고배당주를 선택하는 원칙은 세 가지다. 과거 배당률이 안정적이거나 상승 추세에 있는 주식, 배당성향이 25~

50% 정도로 인색하거나 과도하지 않은 주식, 배당수익률이 5% 이상 기대되는 주식 등이다. 이런 기준에 따른 배당주가 상당수 중소형주이며, 시장 유통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 펀드는 현재 추가 가입이 중단된 상태다.

 신한BNP파리바투신의 ‘프레스티지고배당주식’펀드는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의 사촌 격이라고 할 수 있다. SEI에셋코리아자산에서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를 운용해 왔던 운용 담당 임원이 지난해 6월 신한BNP파리바투신으로 자리를 옮겨와 만든 배당주 펀드이기 때문이다. 실제 운용 내용을 보면 거의 비슷하다. ‘신영비과세고배당주식형1’펀드는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최근 1년간 수익률이 50.66%로 가장 높다. 이 펀드는 배당수익률 6% 이상, 업황 호전, 주가 바닥권, 유동성 리스크 등을 기준으로 배당종목을 선택한다.

 배당주 펀드는 성장성보다는 현금 흐름이 지속적으로 창출되는 매우 안정적인 주식에 투자한다. 이 때문에 주가상승기에는 다른 주식펀드보다 낮은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시장변화에 대비해 배당주 펀드뿐만 아니라 가치주 펀드, 인덱스 펀드, 성장주 펀드 등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오랜 격언과 같은 맥락으로서 지나치게 배당주 펀드에만 쏠리는 것도 좋지 않다. 따라서 배당주 펀드에 투자할 때도 분산투자 차원에서 투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