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 조성사업은 1990년대 말 1차 붐이 일었다가 운영상 어려움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2004년 고령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버산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고 있다. 도심형 실버타운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는 화진복지산업을 찾았다.

 울 은평구 녹번시장 맞은편에 위치한 실버타운 ‘클라시온(CLASSION)’은 도심의 고품격 시니어타운을 표방하고 분양이 한창이다. 흥미로운 것은 도면만으로 분양하는 기존의 선분양이 아니라 이미 완공단계에서 분양하고 있다(후분양)는 점이다. 건물 외관은 조경을 제외하곤 완벽하게 모양을 갖춘 상태로 인테리어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시공 후분양은 선분양에 비해 사업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듭니다. 그러나 분양 수익금을 노리고 시작한 단기적인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후분양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직 계약이 많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입주가 시작되는 10월 말까지는 분양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도심 실버타운을 구상하고 사업을 추진해온 조기상(64) 회장은 3선 국회의원에 정무장관을 역임한 정치인 출신. 화진복지산업은 실버타운 조성을 위해 그가 세운 시행사 겸 운영을 책임질 회사다. 조 회장은 3선 의원과 정무장관 외에 장훈중고등학교 교장, 동원제약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실버타운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조 회장도 “익히 들어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실버타운이란 모험을 하게 된 이유는 “피할 수 없는 고령화 시대가 이미 도래했기 때문”이라 했다. 물론 “아파트를 지어 분양했더라면 돈 많이 벌었겠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고 했다.

 “이 실버타운은 저를 대상으로 지은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 세대는 노후에 어떤 대비책을 가지고 살지 못했습니다. 죽어라 일만 하다 보니 어느새 은퇴할 때가 된 거예요. 게다가 세상이 변해 자식과 부모가 따로 사는 것이 일반적인 풍조가 되었고, 노후의 고독과 소외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운 것입디다. 이런 문제는 경제적인 여유의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공통적인 거예요. 나 또한 같은 걸 경험했고, 고독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뜻 맞는 이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사회적으로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둔 분들이 모여 서로 취미를 나누고, 인간적인 교분을 쌓는다면 실버타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회장도 직접 살며 터전 일굴 계획

 실버타운 입주 자격은 ‘만 60세 이상.’ 단 배우자는 60세 미만이어도 된다. 조 회장이 생각하는 실버타운은 ‘일정 수준 이상의 건강한 실버 공동체’다. 실버타운 입주가 시작되는 대로 건물 입구 쪽에 5층 규모의 노인전문 클리닉 건물 공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노인들에게 가장 걱정거리인 의료 문제는 세브란스 병원과 의료 협약을 맺어 정기검진, 응급환자 발생 시 연계진료를 이미 체결한 상태다. 사회 지도급 인사 가운데 노성환 전 국회부의장, 김모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입주 의사를 밝힌 상태. 김 전 장관은 운영에도 적극 나서 현재 화진복지산업의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기도 하다. 조 회장 자신도 이곳에 직접 살면서 성공적인 도심 실버타운 구현을 한몫 거들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