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부동산 관련 최대 이슈 지역으로는 판교(분당, 용인 지역 포함)와 행정수도 지정지역, 강북 뉴타운과 천안,아산 신도시 정도를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천안,아산 지역은 교통망의 급속한 개선으로 준 수도권에 포함된 데다 삼성전자의 LCD공장을 위시한 \\\\\\\\\\\\\\\'기업도시 건설\\\\\\\\\\\\\\\'등의 호재가 겹친 곳이다.

 지난 7월10일 오전9시10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부산행 KTX는 광명역을 거쳐 오전 9시47분 천안아산역에 멈췄다. 서울역에서 천안아산역까지는 불과 37분, 열차를 이용한 소요 시간만 따진다면 웬만한 수도권 지역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시간보다 빠르다. 동행한 함영진(31) 내집마련정보사 정보분석팀장은 "수도권 접근이 용이하고 다른 지방과도 사통팔달로 연결되는 교통 조건 덕분에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있는 상태"라고 했다.

 "천안,아산 지역은 kTX의 개통, 경부선 복복선화의 수혜를 모두 받고 있는 지역이에요. '판교' 개발로 서울, 수도권 주거의 중심축이 서울 이남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까지 겹쳐서 이제 천안, 아산은 충청권이 아니라 광역 수도권으로 분류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다 보니 분양 대상자들도 서울, 수도권 거주자이고, 실수요자들도 수도권 남부 생활권자들이 대부분이에요."

 KTX의 서울역↔천안아산역 구간의 성인 편도 요금은 1만1400원, 정기승차권(왕복)을 사용할 경우 자유석(모든 KTX의 17~18번 차량으로 좌석이 지정되어 있지 않아 선착순으로 자리에 앉을 수 있다)요금 기준으로 50%가량 할인 받을 수 있다. 할인을 감안할 때 정액요금은 23만 7600원, 서울 시내에서 자가용 출퇴근을 한다고 해도 한 달 교통비가 이보다 적게 나오긴 힘들다.



 1000만평 아산신도시 5월 착공

 천안아산역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천안 불당지구'가 있다. 현재 천안아산역에서 가장 가까운 택지지구인 불당지구는 2004년 7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1년이 지난 상태 불당지구 바로 옆에는 신청사(천안시청)공사가 한창이다. 불당지구를 비롯해 아산 배방지구, 풍기지구, 모종지구 등이 개발되면 대규모 주거벨트로 묶이게 된다. 지난 6월30일 신도시 계획의 1단계인 아산 배방지구 택지개발사업 기공식이 시작되면서 아산, 천안 신도시는 본격적인 사업 궤도에 오른 상태다. 아산신도시는 천안시 불당동, 신방동을 비롯해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 세교리, 휴대리, 탕정면 매곡리 일원의 368만3200㎡(약1100만평)부지에 건설된다. 아산 배방지구의 경우 8125가구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8년 12월31일을 사업 완료 시점으로 잡고 있다.

 "아산 신도시가 다른 신도시와 차별성을 띠고 주목받는 이유는 지리, 교통상의 이점뿐만 아니라 산업, 업무, 교육 등의 제반 기능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지역이기 떄문이에요. 3단계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을 2020년으로 잡고 있는데 아산만권과 충청 서북부권을 대표하는 자족형 도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보도를 통해 알려진대로 탕정면인근의 산업단지는 삼성의 LCD라인이 들어설 지역, 최근 61만평에 달하는 산업단지 조성사업(1단계)이 끝나 SLCD, 코닝정밀유리, 삼성코닝 등 LCD 관련업체가 가동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2009년까지 64만평의 산업단지(2단계)를 추가로 개발해 전자부품, 영상, 음향, 통신장비, 비금속 등 58개 업체를 입주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주택 수요는 당연히 늘 수밖에 없어요. 여기에 연세대, 홍익대, 단국대 등 많은 대학들이 아산신도시로의 이전을 희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첨단산업도시와 대학도시 기능을 겸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이러한 호재로 이미 2~3차례에 걸쳐 토지 및 아파트값 상승을 겪은 아산, 천안지역은 그러나 전형적인 비수기인 까닭에 대체로 잠잠한 분위기였다. 아산의 분양시장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미분양 물량이 꾸준히 소진되고 있었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건설업체 관계자는 "실수요자 위주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계약률이 70%선은 된다"고 했다. 신도시 건설 파급효과는 생각보다 미미했다. 다음은 충남부동산정보 전시관 관계자의 말이다.

 그나마 아산 구도심의 초입인 모종지구, 풍기지구는 거래 문의나 상담이 꽤 진행되는 것 같았다. "집값보다는 상대적으로 토지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온양터미널 인근 공인중개사가 전했다. 그는 "(구도심 쪽은) 신도시 영향이 전혀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하루 종일 나와 있어봤자 문의전화 한번 없다"고 전했다.



 "분양은 꾸준히 성공할 것"

 "이곳 부동산 관계자들은 향후 유망 지역으로 '모종지구, 풍기지구'를 꼽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풍기지구가 쾌적한 주변환경 등으로 더 높은 점수를 얻고 있죠. 아산 풍기지구의 동일토건은 33~44평형 1456가구를 7월 중에 분양하고 있어요. 단지 바로 옆에 3000평 가량의 호수공원이 조성되는데, 현재는 저수지이지만 동일토건에서 호수공원으로 조성해 아산시에 기부 체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산신도시 가운데서도 향후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 될 것 같습니다."

 그 때문인지 천안 이마트 뒤편에 위치한 동일토건 모델하우스에는 평일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형 주택을 관람, 상담하고 있었다. 건설사에서는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고객에게 이미 분양한 천안 불당지구의 동일하이힐 아파트를 견학하는 코스를 만들어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었다.

 천안 쪽 분위기를 확인하기 위해 이동했다. 역시나 비수기라 전반적으로 거래가 없으며 따라서 가격도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천안 두정지구 K공인의 한 중개사는 "비수기도 비수기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때문에 거래가 거의 없다"며 "정부가 8월에 다시 종합대책을 내놓는다고 하니 실수요자들도 관망만 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천안 두정지구도 병점↔천안간 복복선 전철이 개통한 영향을 받아 집값이 한번 크게 올랐어요. 실제로 서울, 수원에 직장이 있는 분들이 이곳에서 출퇴근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거래는 없지만 오른 가격대에서 더 떨어지지는 않는 상황이에요."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천안지역에서는 불당지구가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고 가장 인기가 좋다"고 했다. 탕정지구의 삼성 쪽 사람들도 들어가 있다고 했고, KTX천안아산 역사와의 인접성, 쌍용지구와의 인접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었다. 더구나 천안시청 신청사가 불당지구에 2005년 말 입주할 예정. 지역 업소에서는 "그때가 되면 다시 한번 가격 상승이 있지 않겠느냐"고 예상하고 있었다.

 "불당지구가 구도심과는 조금 떨어져있지만 천안이 그다지 크지 않아 외곽에서도 15~20분이면 도심 진입이 가능해요. 지금까지 수요층의 변화를 보면 처음에는 구도심에 있던 관심이 쌍용지구→두정지구→백석동→불당동으로 옮겨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학교 역시 신도시에 새 학교가 많으니까 선호하죠. 아산신도시가 건설되면 아마도 신도시로 관심도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 하반기 천안, 아산지역의 분양 물량은 꽤 많은 편이다. 아산지역은 배방지구, 풍기지구, 모종지구에 분양이 예정돼 있다. 함영진 팀장은 "관망세로 기존 아파트 가격은 보합 국면이지만 분양은 활발하게 진행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아산, 천안지구를 둘러본 함영진 팀장의 전체적인 소감.

"지난 2월 병점↔천안간 경부선 복복선이 개통하면서 이쪽 지역 아파트 값이 한 차례 상승곡선을 그렸어요. 지금은 전통적인 비수기인 데다 8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탓에 거래는 별로 없는 편이죠. 당분간 지속적으로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네요. 그래도 분양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질 것 같아요. 다만 기존 아파트의 거래는 지속적인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수요자들은 이런 시점을 구매 적기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천안아산역을 출발, 서울로 향한 KTX는 채 40분이 걸리지 않아 서울역에 정차했다. 행정 구역상 충청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생활권으로는 이미 수도권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국지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아산천안으로 뻗어가는 주거 지형의 움직임까지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