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란 무엇인가? 어떤 재테크가 성공하는가? 최근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는 단어가 바로 ‘재테크’다. 저금리·고령화 현상으로 재테크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의 투자기술이 아닌 내 자신의 인생이 되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 자산이라도 재테크를 어떻게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경로가 180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플러스>는 13년간 증권·투신 등에서 펀드 개발 및 자산관리 업무를 담당해 왔고, 현재 한국씨티은행에서 자산관리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강영선 지배인의 재테크 지상강좌를 연재한다.
 빙(well-being)문화가 확산되면서 자신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 간다. 먹을거리에서부터 생활공간까지 이른바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이 확산되고 있다. 이 중 한 방법으로 전통 한의학인 사상의학을 근간으로 체질별 건강관리법이 소개된 책자가 속속 등장하기도 한다. 먹을 때도 건강을 생각하면서 먹자니 보릿고개를 겪은 옛 어른들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이처럼 사상의학까지 들먹이면서 체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먹을거리와 생활의 습관을 통해 잘 살아가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사실 체질은 감별하기도 어렵거니와 또 정해진 체질은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투자에서도 ‘체질’은 상당히 중요하다. 저마다 체질이 다르고 체질별로 잘 맞는 상품이 있기 때문에 체질 파악부터 나서는 게 중요하다. 먼저 체질을 두 분류로 나누면, 우선 투자를 하는 태도에 관한 것이고, 다음으로는 투자에서 중요한 위험에 대한 것으로 위험 허용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먼저 투자를 대하는 태도에 관한 것이다. 예전 영업점에서 투자상담을 할 때 실감한 바 있지만, 고객별 성향이 워낙 뚜렷해 상담에서 모범답안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른바 그건 나만의 영업 노하우(Know-How)인데, 그걸 찾기 위해 많은 시간 고민과 노력을 기울인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고객의 투자성향을 파악한다는 것이 고작 직접 상담을 통해 판단할 뿐, 지금처럼 설문이나 객관적인 자료가 없었다. 먼저 고객이 지점 방문을 하면 상담을 통해 “투자기간을 얼마나 생각하세요?”, “펀드 투자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정도의 질문으로 투자성향이나 투자목적을 파악했다.

 하지만 반드시 고객에게는 “투신상품은 실적배당상품으로 수익률의 변동이나 원금이 깨질 수 있으니 아시고 투자하십시오”라고 하는 설명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주의 깊게 듣는 고객은 별로 없었다.



 투자성향과 위험도를 살펴야

 대개 펀드 투자를 할 때 고객의 유형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아무것도 몰라요’형이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저 높은 수익만 달라는 형이다. 주로 주위에서 투신상품의 수익이 높다는 이야기만 듣고 방문한 분들로 초보자나 연세 지긋한 분들이 많다. 이런저런 설명을 해도 정확히 이해를 하지 못하며, 상품을 보여주고 설명을 하면 아무것도 모르니까 알아서 그저 잘해 달라는 형이다.

 둘째, 자기선택형이다. 펀드 투자 통장을 개설하기까지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면서 까다로운 유형으로, 투자대상별 상품의 종류 및 특징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설명해 달라는 형이다. 그런 후에 본인의 판단으로 상품 하나를 선택한다. 그러면서 상담한 직원의 명함부터 시작해서 팸플릿, 설명서, 사은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챙겨 간다.

 셋째, 머니매니저형이다. 이른바 투자의 고수들이다. 향후 금융장세에 대해서 나름의 경험과 소신을 갖고 있다. 나 스스로를 잘 알고 있고, 투자관에서도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형이다. 펀드에 대해 이해가 높고 거래 경험이 많기 때문에 10분 이내면 상담이 끝난다. 하지만 영업직원의 이야기는 잘 듣지 않고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한편 돈을 찾아갈 때도 유형별 차이가 있다.

 첫째, ‘아무것도 몰라요’형이 돈을 찾을 때 다행히 은행금리 대비 높은 수익이 나왔으면 별 문제가 없는데, 반대의 경우나 원금이 깨질 때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 일부 고객들이지만 “언제 그런 이야기를 해주었느냐”면서 막무가내로 원금과 이자를 내놓으라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 굉장히 난감하다. 설득과 이해를 시키지만 대부분 뒤끝이 개운하지는 않다.

 둘째, 자기선택형은 정말 꼼꼼하다. 펀드 가입 당시 갖고 갔던 모든 자료를 가지고 와서 팸플릿 등과 그간의 운용에 대한 내역을 점검한 뒤 모든 것을 이해하고 나서 일단 돈을 찾아 재예치하거나 실적이 좋지 않으면 다른 회사로 옮겨 간다.

 셋째, 머니매니저형은 별다른 말이 없다. 본인의 판단에 따라 했기 때문에 대체로 수긍을 하지만, 투자성공 여부는 개인에 따라 달랐다.

다음으로 위험 허용에 대한 태도이다. 요즘 대부분의 판매회사에서는 위험성향을 반드시 체크하여 고객별 위험에 맞는 상품을 권하도록 하고 있다. 대개 10개 내외의 질문으로 간단히 위험성향을 파악하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교해지는 경향이 있다. 내가 근무하는 은행에서도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 하며, 위험성향 체크 없이는 투자상품 판매 자체를 할 수 없도록 프로세스(Process)화 하였다. 다음은 질문 내용 중 하나다.

다음 중에서 고객의 투자목적 및 투자 위험성향과 일치하는 것을 고르십시오.

 1 위험회피형  투자원금 손실을 원하지 않으며,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는다면 일시적인 수익률 변동을 감수할 수 있다.

 2 안정투자 선호형  정기예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는다면, 투자기간 중 2년 미만의 기간 동안에 약간의 투자원금이나 수익에 약간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감수할 수 있다.

 3 중간형  주식형과 채권형에 적절하게 배분된 투자상품에 투자하기를 원하며, 정기예금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얻는다면 투자기간 중 2~5년의 기간 동안에 투자원금이나 수익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감수할 수 있다.

 4 공격투자 선호형  고수익이 예상된다면 5년 이상의 투자기간 동안에 투자원금이나 수익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

 위와 같은 질문이 있고, 질문별 답변으로 점수를 내서 투자위험에 대한 태도를 안정형부터 공격형까지 총 여섯 가지로 나눠 단계별 적절한 포트폴리오와 개별상품을 추천한다. 물론 첫 번째 단계인 무위험형은 투자상품을 매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실제 1994년부터 2003년까지의 투자유형별 포트폴리오의 수익을 살펴보면, 성장을 추구할수록 손실의 가능성도 커지지만 이익 가능성이 확대되며, 안정성을 추구할수록 이익은 낮아지는 것을 검증할 수 있다.

 이처럼 투자에서는 본인의 투자체질에 따라 수익 면에서 다양한 결과를 가져온다. 먼저 설명한 투자에 임하는 태도와 투자위험에 대한 태도를 반드시 살펴보고 투자에 임하는 태도의 경우 ‘몰라요’형보다는 자기선택 또는 머니매니저형으로 옮아가도록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투자위험은 투자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반드시 새롭게 투자를 할 때는 이 점을 한 번 더 짚어 보는 게 필요하다 하겠다. 금융시장이나 개별상품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도 투자에서는 문제가 되며,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스스로의 투자관과 주위의 의견을 종합하고 나서 영업사원(PB 또는 FP)과 충분히 상의한 뒤 자신에게 맞는 펀드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