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잠자고 있는 휴면예금의 규모가 1조원을 넘었다. 또 지난 2002년부터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아 사라진 카드 포인트는 1049억점. 1포인트당 1원의 가치가 있다고 가정하면 무려 1000억원의 고객 돈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여기에 계산 착오로 고객이 잘못 낸 자동차보험료도 최근 5년간 437억원에 이르고 있다. 꼼꼼한 연말정산과 함께 어디선가 잠자고 있는 내 돈을 체크해 보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다.
 행,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권에서는 일정기간 동안 예금인출, 보험료 납부, 보험금 수령 등의 거래가 중단된 휴면 예금과 보험금 등을 자체 기준에 따라 잡수익에 편입해 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의 휴면예금은 5600억원, 보험업계의 휴면보험금은 401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사용하지 않아 사라진 카드 포인트와 증권사 휴면예금, 자동차보험 과·오납금까지 합산해 보면 1조원이 넘는 돈이 소비자들의 무관심 속에 잠자고 있거나 사라져 가는 셈이다.

 은행 및 증권사는 상법에 근거해 5년 이상 무거래 예금 및 예탁금을 자체 처리기준에 따라 잡수익에 편입하는 한편, 보험사는 연체, 해약, 만기 이후  2년간 거래가 중단된 보험금을 잡수익으로 처리하고 있다.

 금융권은 휴면 예금 및 보험금의 잡수익 편입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해 고객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휴면 예금 및 보험금을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 휴면 예금 및 보험금의 사용방안을 둘러싼 정치권과 금융권 간 이견이 확산되고 있으나, 고객의 재산권 보호의 문제가 우선이므로 금융권에서는 일단 예금주를 찾아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 후 재원을 이용해 공익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휴면 예금과 보험금의 경우 일정기간 이후 고객의 채권청구권이 소멸되어 법률상 금융기관에 권리가 귀속되지만, 고객이 지급을 요구할 경우 환급해 주고 있다.

 또한 고객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자신의 휴면 예금 또는 보험금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일부 은행은 자체 휴면예금 조회시스템을, 생보사와 손보사는 각각 권역별 휴면보험금 조회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휴면금 조회 후 찾을 수 있어

 일부 은행은 휴면예금주들이 자신의 휴면예금 보유사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휴면예금의 잡수익 처리 전에 예금주에게 통보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은 올 하반기부터 전 은행이 이 제도를 시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보험업계에도 4010억원의 휴면보험금이 소비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잠자고 있다. 보험사들은 고객 편의를 위해 생보협회(www.klia.or.kr)나 손보협회(www.knia.or.kr) 홈페이지 조회 코너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휴면보험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휴면보험금이 발생하면 기간에 관계없이 고객이 찾으러 올 경우 돌려주고 있다.

 휴면보험금은 예금자보호 대상도 아니고 이자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확 인 즉시 환급받는 게 유리하다. 생명보험협회나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에서 휴면보험금이 있는지 확인한 뒤, 해당 보험사에 환급 신청을 하면 된다. 또 보험금을 납입하지 않아 발생한 휴면보험금의 경우 계약을 부활할 수도 있다. 따라서 본인이 계약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그동안 밀린 보험료를 납입하고 보험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신용카드의 경우 포인트 가운데 상당액이 가입자가 모르는 사이에 자동 소멸되고 있어 소비자의 불만이 크다. 사용하지 않은 포인트는 5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없어지는데, 적지 않은 회원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고, 카드회사도 소멸예정 통지 같은 것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지난 6월까지 삼성·LG·현대·비씨·신한·롯데 등 6개 전업카드 회원의 포인트 가운데 자동 소멸된 포인트가 1049억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인트가 사용기준(일정점수 이상)에 이르기 전에 소멸되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포인트 1점은 현금 1원과 비슷한 가치를 갖고 있으므로, 자동으로 사라진 회원의 포인트 가치는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카드 포인트는 카드 사용액의 일정비율(통상 0.2%)을 포인트로 적립, 카드회원들이 현금처럼 쓰거나 사은품으로 돌려받는 제도이며, 5년이란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2000년 포인트 제도가 도입된 지 5년째가 되는 올해부터 적립해 뒀던 포인트가 본격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카드사들은 사용액의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적립,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적립된 포인트는 1만점 이상일 때 사은품 또는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카드포인트 사용 의사 밝혀야

 포인트를 활용하기 위해선 해당 카드사에 전화를 걸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포인트를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한다. 카드사들은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용도에 따라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최근 5년간 손보사의 잘못된 정산으로 자동차보험금을 실제보다 많이 낸 과·오납금이 총 31만2431건에 437억원에 달하고 있다. 수시로 바뀌는 보험제도의 변경으로 보험회사가 보험료를 잘못 적용해 더 많은 보험료를 받아낸 것이다. 자동차 과·오납금은 2001년 회계연도 76억원(4만6762건), 2002년 65억원(5만3709건), 2003년 102억원(7만5900건), 2004년도 151억원(10만7265건), 2005년 1분기(4∼6월) 42억원(2만8795건) 등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보험료 자유화 이전에 같은 규정을 두고 보험사들간 해석을 달리해 과·오납 보험료를 받은 건이 많다”며, “자유화가 자리잡고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이후에는 이 같은 오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시스템 구축 후 소비자에게 보험료를 통보하지 않고 설계사나 대리점을 통해 보험료를 알리도록 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한다. 이 같은 문제를 빌미로 과·오납 보험료를 찾아주겠다는 대행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행업체를 이용하면 개인정보 유출 등 문제점이 우려되므로, 손보사에게 문의하고 소비자가 직접 잘못 낸 보험료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