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여성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기 전 손 소독제를 뿌려주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여성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기 전 손 소독제를 뿌려주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내린 지 두 달 가까이 지났다. 검찰은 약 1년 9개월간 이 부회장에 대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을  수사했다. 하지만 6월 8일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6월 26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사심의위)가 이 같은 결정을 하면서 검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심의위 권고가 나오면 통상 2주 이내에는 수용 여부를 결정했는데, 이번에는 권고가 나온 지 거의 두 달이 다 돼 가도록 소식이 없다. 법무부가 중간 간부 인사를 앞두고 있어 조만간 삼성 사건의 결론이 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수사팀은 이 부회장에 대해 기소, 불기소, 조건부 기소유예 등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기소를 강행할 경우 수사심의위 권고에 불복했다는 비판에 부딪히고, 불기소나 기소유예를 택할 경우 장기간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2017년 1월 특검의 첫 소환 조사 이후 지금까지 총 10차례의 소환 조사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있다. 경제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기소될 경우 국가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검찰이 3년 반 넘게 삼성을 수사하는 과정만 봐도 공권력 남용으로 보이는 부분이 많은데, 검찰이 칼을 잘못 빼고 퇴로를 못 찾는 모습”이라며 “검찰이 여론과 정치적 눈치 보기로 결론을 느리게 내고 있다”고 했다.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둔 이재용 부회장은 광폭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심의회가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결정한 후 이 부회장은 첫 번째 경영 행보로 6월 30일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7월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에 참여 중인 임직원과 간담회를 했다. 7월 16일에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자동차 전장용 적층세라믹축전기(MLCC)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했다. 7월 21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5월 충남 천안 삼성SDI 사업장을 찾은 데 대한 답방으로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를 방문했다. 7월 30일 온양사업장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8월 6일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워킹맘들과 간담회를 했다.

투자도 놓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경기 평택 극자외선(EUV) 파운드리(주문 생산) 라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6월 평택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하

는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두 개 사업의 투자금은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월 11일 인천 송도에 단일 공장으로는 전 세계 최대인 25만6000L 규모의 4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1조7400억원 규모의 투자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사진 조선일보 DB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사진 조선일보 DB

현대百그룹, SK바이오랜드 인수
뷰티·헬스케어 진출 SKC, 1200억 확보

현대백화점그룹이 천연 화장품 원료 제조 업체인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한다. 그룹은 뷰티·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8월 18일 계열사인 현대HCN을 통해 SKC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 지분 27.94%를 1205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SKC는 미래 성장 동력의 양대 축인 모빌리티와 반도체 중심의 2단계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SK바이오랜드는 1995년 설립된 뒤 2015년 SK 계열사로 편입됐다. 국내 천연 화장품 원료 시장 1위 업체다.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천연물을 활용한 추출·발효·유기합성 등에 핵심 기술력을 갖고 있다. SK바이오랜드는 국내에 생산공장 두 곳과 중국 상하이(上海)와 장쑤(江蘇)성 하이먼(海門)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063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진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진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새 주인 찾기 재도전
매각 주관사 3곳 선정 이번엔 팔릴까

제주항공과 인수·합병(M&A)이 무산된 후 파산 위기에 놓인 이스타항공이 8월 18일 매각 주관사로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선정해 재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조만간 회계 실사 등을 거쳐 재매각 작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1700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해 현재 인원의 절반 이상을 감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인수 계약 무산 이후 신규 투자자 유치에 주력했다. 현재 사모펀드(PEF) 두 곳과 법정관리를 전제로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타항공은 이들을 포함해 투자자군을 검토한 뒤 신규 투자자를 확보,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회사는 법정관리 중에도 신규 자금 지원을 통해 국내선 일부 운항 재개를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항공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수익성 없다고 판단하고 철수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의 재매각이 순조로울지 미지수”라고 했다.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장(상무). 사진 현대차그룹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장(상무).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CSO에 현대차 장웅준 상무 세계 첫 ‘로보택시 상용화’ 노려

현대자동차는 8월 19일 장웅준 자율주행사업부장(상무)이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의 최고전략책임자(CSO)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APTIV)와 올해 3월 40억달러(4조7000억원)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갖는 방식으로 세운 합작법인이다.

장 상무는 2017년 만 37세에 이사대우로 승진한 현대차그룹의 최연소 임원으로 화제가 된 적 있다. 그는 모셔널 합작법인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그룹의 자율주행 연구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내 자율주행 관련 인력을 모셔널로 추가 파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모셔널 최고경영자는 칼 이아그넴마 사장이다. 모셔널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레벨 4(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2022년에는 로보택시와 모빌리티 사업자에게 자율주행 시스템과 지원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