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호 산업정책연구원 원장/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는 기업 경영에서 필수 요소로 등장한 브랜드의 현주소를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이 포럼에 참가한 세계 경제의 리더들에게 ‘기업 성공의 척도’를 질문한 결과, 대다수의 CEO들이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 브랜드가 시가 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59%에 육박했으며, ‘최근 2년간 브랜드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응답도 77%나 됐다. 특히 ‘브랜드를 기업 전략으로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무려 92%에 달했고, 대부분의 CEO들(24%)은 수익성(17%), 수익률(13%), 지속 가능성(6%), 주가 상승(5%) 등의 요소보다도 ‘기업 성공의 최고 척도’로 브랜드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볼보의 ‘안전 중심 기업’, 3M의 ‘아이디어 중심 기업’, 유한킴벌리의 ‘환경 기업’, 코카콜라의 ‘세계적 브랜드 기업’ 등 국내·외적으로 명확한 기업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각 기업마다 고유의 차별화된 핵심 이미지를 만들고, 다시 이러한 핵심 요인을 부각시키는 다각적인 전략적 활동을 모색할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한 투자와 노력을 기반으로 기업의 정체성을 찾고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이미지 관리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

 기업 이미지 관리의 핵심은 ‘통합(Integration)’이라 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기업 이미지는 기업의 사회적 인지도 확산과 기업 철학, 문화의 확립을 위해 경영 활동 측면에서 부분적으로 모색되어 왔던 영역이다. 그러나 이제 기업 이미지 전략과 관리는 기업 이념이나 기업 윤리 등을 기초로 하는 MI(Mind Identity), 기업 경영 활동이나 사회적 공감대 형성 활동 등을 의미하는 BI(Behavior Identity), 기업의 목표나 방향을 시각적 요소로 전달하는 VI(Visual Identity)로 구성된 복합적 요인들에 대한 전문적이고 통합적 전략과 관리를 모색해야 한다. 기업 이미지 통합 전략과 관리는 기본적으로 기업 인지도를 높이고 명성을 획득하는 데 보다 빠른 선점과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기업 브랜드 자산 가치를 구성하여 기업 성과로 그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무형의 가치 증대로 기업성장

 이제 기업 환경은 유형의 제품을 사고파는 시대에서 무형의 이미지를 사고파는 시대로 변화했다. 한 기업이 가지는 제품 이미지는 물론 기업 이미지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져 가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문화예술, 스포츠, 교육,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미지 프로모션 활동들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모션 활동들은 기업 이미지 표출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며, 예상치 못한 효과의 극대화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기업 이미지 가치 증대는 이룰 수 있지만 장기적인 효과나 성공에 대해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오늘날 세계 시장에서 무형 가치를 높이고 이미지 증대를 통한 기업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들은 시대적 환경 변화와 기업 내부 변화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에 따른 차별적이고 합리적인 기업 정체성을 찾고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제시하는 총체적 작업으로 기업의 경영 전략, 향후 방향 등을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작업을 거쳐 제대로 구축된 기업의 정체성이 제품 및 서비스 브랜드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관리될 때 파워 브랜드가 형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