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삼성전자 스마트폰 개발 책임, 전 블루핀 대표이사, 카카오키즈 대표이사 /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김정수
삼성전자 스마트폰 개발 책임, 전 블루핀 대표이사, 카카오키즈 대표이사 /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카카오는 언제나 ‘핫’했다.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때도, 2017년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전 상장할 때도, 시장 참여자들은 카카오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했다. 뜨겁기로는 카카오의 계열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증거금 1억원을 넣어도 두 주밖에 받지 못한다”는 푸념을 자아낸 올해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광풍이 카카오 사단의 자본시장 내 인기를 대변한다. 내년에도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의 대어(大魚)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여기 카카오의 IPO 성공 신화를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 하나 더 있다. 카카오의 에듀테크 계열사인 ‘야나두’다. 배우 조정석의 도발적인 멘트 “야, 너두 영어 할 수 있어”로 유명한 이 회사는 사명에 ‘카카오’를 달고 있지는 않지만, 2019년 말 카카오키즈에 흡수·합병되면서 카카오 사단에 합류했다. 카카오키즈는 지난 6월 회사 이름을 야나두로 변경했다. 올해 연 매출 1000억원을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야나두는 내년 중 상장 작업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코노미조선’은 야나두를 품은 카카오의 지난 1년과 다가오는 2021년의 계획을 듣기 위해 12월 1일 서울 삼성동 야나두 사옥에서 김정수 야나두 공동대표를 만났다. 카카오키즈 대표에서 야나두 사령탑으로 변신한 김 대표는 야나두의 최대 강점인 ‘동기부여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다양한 성취 욕구를 자극하고 기업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야나두의 동기부여 플랫폼 ‘유캔두’에는 걷기, 스트레칭, 멍때리기 등 다양한 챌린지(두잇) 모집 공고와 실천 인증 사진이 올라와 있다. 사진 야나두
야나두의 동기부여 플랫폼 ‘유캔두’에는 걷기, 스트레칭, 멍때리기 등 다양한 챌린지(두잇) 모집 공고와 실천 인증 사진이 올라와 있다. 사진 야나두

유·아동 교육 분야에서 카카오키즈의 존재감이 상당했다. 그런데도 1년 전 회사를 야나두와 합친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카카오키즈 이용자는 월 1만원만 내면 3만여 개의 교육 콘텐츠를 마음껏 볼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다. 콘텐츠 품질도 엄청 좋다. 매력적이지 않나.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 보면 성장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다. 콘텐츠 포털만 잘 만든다고 해서 회사가 쑥쑥 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왜 그럴까.
“교육 자체가 ‘비(非)욕망’ 시장이기 때문이다. 욕망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니즈에 따라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반면 비욕망 시장은 누군가 끊임없이 관리해줘야 한다. 50조원 규모에 이르는 국내 교육 시장이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인 이유다. 그간 많은 교육 기업이 디지털화를 시도했고, 또 많은 정보기술(IT) 업체가 교육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누구도 원하는 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넷플릭스가 각종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처럼 교육 콘텐츠를 깔아놔서다. 온라인 교육은 케어가 붙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상품을 제시해도 잘 안 팔린다. 타이트하게 관리해주면서 학습 전과 후의 변화를 명확히 보여줄 수 있을 때 가치가 생긴다. 단순히 ‘기술로 교육을 혁신하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그 회사는 기존 교육 업체와 똑같아진다.”

야나두의 사업 모델이 한계 돌파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던 건가.
“학습 과정에 제대로 관여해 이용자의 완주를 도우려면 ‘동기부여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합병 전부터 야나두를 이끌어온 김민철 공동대표는 사용자를 자극하는 동기부여 알고리즘 세팅에 탁월한 재능을 갖춘 인물이다. 야나두 영어가 후발주자였음에도 금세 성인영어 시장 선두로 큰 비결이다. 야나두의 이런 장점이 카카오의 플랫폼 경쟁력, 개발 능력, 자금력 등과 만나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봤다.”

두 공동대표는 사명을 야나두로 바꾼 직후인 올해 7월 목표 달성을 돕는 동기부여 플랫폼 ‘유캔두’를 출시했다. 유캔두 사용자는 ‘두잇(do-it)’이라고 불리는 미션을 직접 개설해 사람을 모으거나 다른 이가 개설한 두잇에 참여해 목표에 도전할 수 있다. 두잇 종류는 어학 공부, 운동, 다이어트, 독서 등 다양하다. 목표 달성에 성공하면 성공지원금(UCD)이 지급된다. 사용자는 이 UCD를 모아 스타벅스 커피 교환권,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교환권 등과 바꿀 수 있다.

유캔두에 올라온 두잇들을 보면 ‘메일함 삭제하기’나 ‘멍때리기’ 등의 미션도 있다. 야나두의 지향점이 영어·수학 같은 교육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견고한 종합 교육 플랫폼을 바탕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려고 한다. 동기부여는 어느 영역에서든지 작동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에 대한 학습이나 자기계발 니즈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기부여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가 오프라인 동호회에서 소속감과 재미, 도전 욕구를 느끼는 것처럼 유캔두에서는 인증과 보상이라는 게임적 요소를 통해 서로의 목표 달성을 돕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수익은 어떤 식으로 내나.
“유캔두는 스폰서(기업)가 두잇 개설에 필요한 UCD를 주고, 두잇 개설자는 해당 스폰서의 프로모션 취지에 부합하는 두잇을 만들어 사람을 모으는 구조다. 가령 스폰서가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용품 기업이라고 치자. 개설자는 ‘나이키 운동화 사서 한 달 동안 달리고 인증하면 10만원 리워드’ 두잇을 만들 수 있다. 두잇 참여자는 미션 달성만 해도 보상이 돌아오니까 적극적으로 임한다. 스폰서 입장에서는 굉장히 정확한 마케팅을 하게 되는 셈이다. 참여자들이 해당 브랜드 운동화를 촬영해 인증하기 때문이다. 유캔두는 스폰서의 마케팅비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결국 기업과 소비자를 유캔두라는 판에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려는 모양이다.
“그렇다. 유캔두 역시 카카오의 주특기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적용한 작품이다. 현재는 일종의 테스트 기간으로, 개설된 두잇 대부분이 야나두에서 직접 후원하는 미션이다. 다른 기업들이 스폰서로 들어오는 시점은 내년 3월쯤이다. 우리가 2021년을 본격적인 성장의 해로 기대하는 배경이다.”

기업들이 유캔두에 적극적으로 들어올까.
“두고 보면 안다. 많은 기업의 참여가 예정돼 있다. 야나두는 올해 9월에만 약 4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자가 몰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자신 있다. 2019년 연 매출이 70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 상반기에 500억원을 넘어섰다. 연말이면 10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수년 내 연 매출 3조원 이상의 종합 교육 플랫폼 기업으로 커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증시 상장 계획은.
“내년 말 상장을 목표로 한다. 이번 달 중 IPO 주간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낳은 비대면 사회 전환의 덕을 보고 있다. 야나두와 카카오키즈가 합병할 때만 해도 10년 후로 전망했던 목표치가 2~3년 안에 현실이 될 것 같다. 주식시장 입성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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