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은 2013년 흑자로 전환했고, 현재까지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2013년 흑자로 전환했고, 현재까지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티웨이항공>

‘기업은 시련을 통해 성장한다.’ 티웨이항공은 크게 두 번의 위기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는 티웨이항공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했다.


성장비결 1 | 위기 후 변화에 빠르게 대응

2005년 국내 최초 저비용항공사(LCC)로 출범한 티웨이항공(당시 한성항공)은 3년 후인 2008년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10년 기업회생절차를 종료했고 사명을 지금의 ‘티웨이항공’으로 변경하며 영업을 재개했다. 2011년에는 모기업인 토마토저축은행이 부도났고, 2013년 출판 업체 예림당이 경영권을 인수했다. 회사가 문을 닫거나 최대주주가 파산하는 위기를 겪었지만 오뚝이같이 일어선 것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티웨이항공은 위기를 겪으며 더욱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기업의 위기 극복법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과 조직 문화로 존재하고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2018년 1월 현재 티웨이항공의 전 직원은 1471명이다. 그들은 너 나 할 거 없이 “이제 실패는 없다”고 말한다. 동시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사태가 발생하자 티웨이항공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을 확대하고, 부정기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등 위기에 적절히 대응했다. 다양한 하늘 길도 개척했다. 지난해 새롭게 취항한 노선만 10개다.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고객을 위한 휴대전화 발권 시스템도 구축했다. 외국인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팔(Paypal)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도입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 역시 시의적절한 판단과 결정을 강조한다. 어떤 기업이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선 더 그렇다. 상황을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빠르고 정확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적자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기존 노선 효율성을 높이면서 고정 비용을 줄여나갔고, 흑자로 전환한 후에는 노선 확대, 항공기 도입 등 성장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티웨이항공은 2013년 흑자로 전환했고, 현재까지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2016년 매출 3828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 보면 각각 43%, 293%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17년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비결 2 | 단일 기종 도입해 비용 최소화

티웨이항공은 현재 186~189석 규모의 ‘보잉(Boeing) 737-800’ 19대를 운용하고 있다. 연말까지 도입 예정인 6대를 포함하면 총 25대다. 모두 같은 기종인데, 운용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LCC의 기본 성장 전략 중 하나가 바로 비용 최소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다. 동일한 기종을 운용하면 항공기 구매는 물론 정비 시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모든 조종사가 똑같은 항공기를 조종하기 때문에 상황 변화에 따라 노선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하반기 보잉의 새로운 기종인 ‘737 MAX 8’을 도입할 예정이다. 항공기 운용 노하우가 쌓였고, 현재 운항하는 도시보다 비행 시간이 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발리, 중앙아시아 등 해외 인기 노선에 취항하기 위해서다. 보잉 737 MAX 8은 기존 737-800과 크기가 같지만 항속 거리가 길어 최대 8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정홍근 대표는 지난해 6월 ‘티웨이 블라썸(t’way blossom) 2025’ 비전 선포식에서 “소형 기종이 갈 수 있는 노선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기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공기 도입과 함께 안전 운항을 위한 정비 인력도 늘렸다. 티웨이항공 전체 직원 1471명 중 정비본부 인력은 253명이다. 현재 티웨이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19대 항공기를 감안하면 항공기 1대당 정비 인력은 13.3명 수준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LCC 안전강화대책을 마련하면서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2명을 보유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성장비결 3 | 지방 공항 거점으로 노선 확대

티웨이항공은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국제선을 확대해 나갔다. 특히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틈새 노선을 공략했다. ‘지방 공항 활성화’ 전략이다. 이 전략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경쟁이 심한 수도권(김포·인천공항)이 아닌 새로운 지역인 지방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둘째, 고객의 여행 편의에 초점을 맞춘다. 출발지를 다양화해 고객이 수도권에 살지 않더라도 편하게 해외 여행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2018년 1월 현재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현황을 보면 대구, 부산, 제주, 인천 등으로 출발지가 다양하다. 도착지도 중국, 일본의 주요 도시부터 세부, 다낭, 방콕 등 동남아시아와 괌, 사이판으로 확대했다. 국제선이 전체 노선의 70%에 달한다. 국내선은 김포~제주, 대구~제주, 광주~제주, 무안~제주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구공항의 경우 총 11개 노선(제주·오사카·괌·타이베이·도쿄·후쿠오카·홍콩·세부·오키나와·다낭·방콕)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LCC 중 최다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기준 대구공항 국제선 이용객의 61%가 티웨이항공을 이용했다. 대구에서 해외로 떠난 10명 중 6명이 티웨이항공을 이용한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2018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보다 투명한 경영을 실천할 계획이다.

투자 재원을 확보해 신성장 사업 기반도 구축한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부터 중·대형기를 도입해 유럽과 북미 지역으로 노선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해외 프랜차이즈를 설립해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Plus Point

Interview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
“장거리 노선 개척, 베트남에는 프랜차이즈 설립”

박용선 기자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저비용항공사(LCC)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중장거리 노선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10년 전 LCC의 등장으로 단거리 저비용 항공 수요가 폭발했듯이 장거리 노선에서도 LCC 시장이 곧 열릴 것”이라며 “티웨이항공은 2025년을 목표로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 가치가 있다면.
“무엇보다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일단 대표이사실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 직원 누구든 언제든 들어와 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송년회에선 직원들과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종종 막걸리도 함께 마신다.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어야 소통도 가능하다. 직원 간의 소통도 중요하다. 승객과 접점에 있는 조종사(운항 승무원)와 객실 승무원의 경우 선후배 간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적인 교육은 물론, 정서적인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JCRM(Joint Crew Resource Management) 교육도 하고 있다. JCRM은 조종사와 승무원, 일반 사무직 부서 직원으로 구성된 팀별 활동을 통해 서로의 업무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난기류로 좌석 벨트를 매라는 신호가 들어온 상황에서 승객이 화장실 가기를 요청할 때 가장 현명한 대처 방안이 무엇인지 등을 팀원들이 상황극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다.”

올해 항공 산업의 최대 리스크는 무엇인가.
“유가(油價)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항공 산업 관련 불확실한 요인이 계속해서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 산업은 운영 비용 중 유류비 비중이 높다. 유가가 상승하면 유류비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중단된 중국 노선 재개 여부도 눈여겨봐야 한다.”

장거리 노선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LCC들이 한 해에 새로 들여오는 항공기는 25~30대 정도다. 공급량만 놓고 보면 1년에 1개사꼴로 LCC가 생기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 운항할 수 있는 노선과 편수는 제한돼 있다. 단거리 노선이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 된 만큼 블루오션인 중장거리 노선을 개척해야 한다. 중·대형기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년 전 LCC의 등장으로 단거리 저비용 항공 수요가 폭발했듯이 장거리 노선에서도 LCC 시장이 곧 열릴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2025년을 목표로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해외 프랜차이즈를 설립하는 등 사업 모델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헤드쿼터는 한국에 두고, 해외 거점을 꾸준히 늘려나가는 것이 티웨이항공의 장기 사업 모델이다. 항공 수요가 안정적인 일본과 성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 중국을 거점으로 프랜차이즈를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베트남은 성장 잠재력이 큰 데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 인구 수가 1억 명에 가까워 잠재 수요도 충분하고,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20~30대 젊은층이라 소비력도 강하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