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은 10월 30일 서울 서초구 키네마스터 본사에서 임일택 대표를 인터뷰했다. 사진 키네마스터
‘이코노미조선’은 10월 30일 서울 서초구 키네마스터 본사에서 임일택 대표를 인터뷰했다. 사진 키네마스터

“다들 우리가 신생 회사인 줄 알더라고요. 사실 20년 동안 영상만 파온 ‘벤처 1세대’입니다.”

한국보다 인도에서 더 유명한 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앱) ‘키네마스터(KineMaster)’는 최근 글로벌 1억8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동명의 회사도 2019년 3분기 55억원의 매출을 내며 18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구독 비즈니스 기반의 앱 기업이다 보니 신생 회사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창립한 지 18년 된 ‘넥스트리밍’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10월 30일 서울 서초구 키네마스터 본사에서 ‘이코노미조선’과 만난 임일택 대표의 흰머리에선 외길을 걸어온 장인정신이 엿보였다.

넥스트리밍은 휴대전화에 탑재되는 동영상 플레이어를 개발하는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이었다. 전 세계 3억 대 이상의 단말기에 탑재된 ‘NexPlayer’로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지만, 진짜 목표는 따로 있었다. 임일택 키네마스터 대표는 “2002년에 회사를 창립하면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Over The Top Service) 시장이 3년 내에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선점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NexPlayer’는 OTT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회사를 유지할 수단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 OTT 시장이 떠오르는 시기는 임 대표의 기대보다 한참 늦었다. 주춤하는 사이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몸집을 불려 세계 각국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시장은 열렸다. 영상 기술엔 누구보다 자신 있으니, 우리도 자체 OTT 서비스를 내놓자.’

그러나 ‘콘텐츠’가 발목을 잡았다. 임 대표는 “OTT 시장에 뛰어들어 넷플릭스와 콘텐츠 수급 전쟁을 벌이는 것은 승산이 없었다”며 “기존의 B2B 사업의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우리의 영상 기술만으로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제공할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그간 축적해 온 기술에서 조금만 방향을 틀면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안드로이드 앱 시장에는 제대로 된 영상 편집 앱이 없었다. ‘스마트폰에서도 전문가 수준의 편집을 가능케 하자’는 모토로 개발에 착수했고, 2013년 키네마스터를 출시했다.

키네마스터는 처음부터 글로벌 안드로이드 마켓에 출시됐다. 지원하는 언어는 영어뿐이었지만, 직관적인 아이콘과 손쉬운 조작법이 ‘만국 공용어’ 역할을 했다. 출시 6년 차에 접어들어 수백 가지 기능이 추가된 현재도 키네마스터는 ‘영상을 가장 쉽게 편집할 수 있는 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틸리티 앱 개발사 대부분이 그렇듯, 키네마스터의 고민도 ‘수익화’였다. 무료 이용자는 많았지만, 유료 구독자가 적었다. 이때 눈에 들어온 돌파구가 바로 유튜버였다. 전문적으로 영상을 배운 적은 없지만, 고품질 영상을 쉽게 만들려는 수요가 맞아떨어졌다. 성능만 괜찮으면 흔쾌히 값을 지불할 용의도 있었다.

키네마스터는 유료 서비스에 유튜버를 위한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 클릭 한 번으로 삽입할 수 있는 다양한 특수효과와 직접 작곡해 저작권 문제가 없는 배경 음악을 제공했다. 자체 채널을 통해 영상 편집 가이드를 제공하고, 세계 각국에서 오프라인 강사진까지 운영했다. 그러자 앱 매출이 1년 만에 13억원에서 42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임 대표는 “한 번 익숙해진 작업 환경을 쉽사리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영상 편집 앱은 충성고객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들과 소통하고 관리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키네마스터는 스마트폰을 넘어 PC와 태블릿PC, 폴더블폰 등 각종 디바이스를 지원하고, 여러 기종을 오가며 편집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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