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우리 강소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탈바꿈하기 위한 최적의 교두보입니다.”

김소연(47)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는 지난달 20일 ‘이코노미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한국과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7년째 NRW 경제개발공사 한국 대표직을 맡고 있는 독일 전문가다.

쾰른, 뒤셀도르프, 아헨 등이 있는 NRW주는 독일 경제의 중심지다. 독일에서 인구가 가장 많으며 외국인직접투자도 가장 많다. 독일 50대 기업 중 18개 기업의 본사가 있다.

김 대표는 대기업 몇 곳이 맡았던 한국 경제의 기둥 역할을 여러 개의 탄탄한 기둥, 즉 중소·중견기업이 나눠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기업이 협력할 경우 중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얘기다.


어떤 분야의 기업들이 독일에 진출하고 있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포스코, 두산인프라코어,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이 주로 진출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중소·중견기업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과 바이오 분야 강소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독일이 한국 기업에 매력적인 이유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DNA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단의 역사, 자원 부족, 우수한 인적자원, 수출 중심 경제 등이 그것이다. 양국 산업의 상호보완성도 중요하다. BMW자동차에 LG 디스플레이와 삼성 배터리를 장착하는 등 상생의 여지가 많다.”

양국 기업 협력으로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는.
“일례로 독일 기업은 우수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독일 사람들은 중국 문화를 잘 이해하기가 어렵다. 한국은 우수한 생산기술과 더불어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양국 간의 협력은 굉장한 시너지를 낼 것이다.”

최근 독일에 진출해 성공한 기업은.
“자동차부품업체 유니테크가 대표적이다. 자동차 및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에 들어가는 고강성 접착제를 만드는 이 회사는 원래 현대차 1차 협력사였다. 5년간 폴크스바겐 등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문을 두드렸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데 2015년 아헨공대에 R&D센터를 세우고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2016년 폴크스바겐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NRW주는 어떤 강점을 보유한 곳인가.
“NRW주는 독일 제조업의 중심지이고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소들이 자리잡고 있다. 기초기술부터 생산기술까지 모든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의 메사추세츠공대(MIT)라고 불리는 아헨공대의 260여개 연구소를 비롯해 수많은 연구소가 있다.”

NRW 경제개발공사는.
“선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수요를 현지의 전문가들과 직접 부딪치며 발굴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NRW 경제개발공사는 독일 진출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게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김소연
독일 마르부르크대 경제학 전공,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