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는 사물인터넷·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환경가전 시장을 이끌고 있다. <사진 : 코웨이>
코웨이는 사물인터넷·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환경가전 시장을 이끌고 있다. <사진 : 코웨이>

코웨이의 ‘마이 한뼘 정수기 아이오케어(Io Care)’는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 2017’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아이오케어에는 머리카락의 수만 분의 1 수준의 불순물까지 정수하는 고성능 필터가 탑재됐다. 정수기 내부를 스스로 살균하는 기능도 갖췄다. 고객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수 성능, 사용량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필터 교체 시기가 되면 코웨이 콜센터로 자동 연결된다. 


성장전략 1 | 혁신 제품 출시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리드한다.’ 환경가전 전문기업 코웨이의 첫 번째 성장비결이다. 코웨이가 CES 2017에서 선보인 ‘코웨이 로봇 공기청정기’, 음성인식 공기청정기 ‘에어메가’도 혁신적인 제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코웨이 로봇 공기청정기는 스스로 방, 거실, 부엌 등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공기질을 분석, 관리하는 공기청정기다. 에어메가는 공기청정기에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플랫폼 알렉사를 연계해 음성 명령이 가능하다.

이처럼 코웨이는 사물인터넷·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환경가전 시장을 이끌고 있다. 2012년에는 저수조에 물을 보관하지 않고 정수해 곧바로 내보내는 직수형 정수기인 ‘한뼘 정수기’를 출시했다. 직수형 정수기는 저수조가 없어 크기가 작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특징이다. 코웨이의 한뼘 정수기 출시 이후 직수형 정수기는 시장 트렌드가 됐다.

코웨이는 2014년에는 국내 최초로 가족 건강관리를 위해 하루 물 음용량을 체크해 주고, 얼음도 만드는 얼음 정수기 ‘한뼘 아이스’를 선보였다. 올해에는 얼음 크기는 보다 작게 하고 제빙 속도는 더 빠르게 한 ‘아이스 AIS’를 시장에 내놨다.

이해선 코웨이 대표는 “4차 산업시대를 대비한 변화를 추진 중이다”면서 “AI와 결합한 로봇 공기청정기, 사물인터넷으로 사용자의 물 습관을 알아서 챙겨주는 정수기는 코웨이 사업 정체성에 IT 첨단기술을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다”고 말했다.

코웨이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환경기술연구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코웨이는 2008년 서울대 연구공원에 환경기술연구소를 세웠다. 약 250명의 연구원이 물·공기를 연구하고,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수질협회(WQA) 공인 물 전문가(CWS·Certified Water Specialist) 자격증을 보유한 연구원도 18명이나 있다. 이는 미국수질협회의 아시아 회원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연구·개발(R&D) 비용도 꾸준히 늘렸다. 코웨이는 지난해 연구·개발에 365억원을 투자했다. 2009년 216억원, 2012년 281억원, 2015년 340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성장전략 2 | 찾아가는 서비스 전문가

서비스 경쟁력도 코웨이의 성장비결 중 하나다. 코웨이는 1998년 업계 최초로 렌털 비즈니스를 도입했고, ‘코디(CODY·Coway Lady)’ 시스템을 만들었다. 코디는 주부사원을 주축으로 한 코웨이 서비스 전문가로 2~3개월에 한 번 고객의 집을 방문해 제품의 정기점검과 멤버십 회원관리, 필터 교체, 부품 교환 등 다양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1만3000명의 코디가 활동하고 있다. 이는 업계 최대 규모다.

코디는 회사를 대표해 고객을 만나고 소통하는 역할도 한다. 단순히 제품을 점검·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현장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코웨이의 현장, 소비자 중심 경영의 핵심이 코디라는 것이다. 코웨이는 코디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 직원이 코디와 함께 고객의 집에 방문해 제품 관리 서비스를 하는 ‘하트 트러스트 동행’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고객을 감동시킬 때 그리고 이것이 문화로 이어질 때 코웨이의 존재가치가 더 뚜렷해진다”고 말했다.


코웨이가 올해 상반기 출시한 얼음 정수기 ‘아이스 AIS’ . <사진 : 조선일보 DB>
코웨이가 올해 상반기 출시한 얼음 정수기 ‘아이스 AIS’ . <사진 : 조선일보 DB>

성장전략 3 | 고객 중심 위기관리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 2조3763억원, 영업이익 3387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 비해 매출은 2.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6.8% 감소했다. 지난해 7월 얼음 정수기에서 이물질이 검출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리콜 관련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위기를 관리했다. 고객 중심의 위기관리였다. 코웨이는 문제가 발생하자 원인 규명에 나섰고, 바로 현장 개선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단종했다. 또 제품을 사용한 기간에 대한 렌털 비용을 전액 환불 조치했다. 동시에 ‘코웨이 트러스트(Coway Trust)’라는 경영지침하에 제품 품질과 안전성 강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들은 의견을 바탕으로 제품 안전성과 고객 신뢰 방안을 다루는 ‘무한책임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장은 이 대표가 맡았고 회의는 매주 금요일에 열린다. 품질 관련 컨트롤타워인 TQA(Trust & Quality Assurance)센터도 신설했다. 환경기술연구소와 생산운영본부로 나눠져 있던 품질검증 부서를 통폐합한 조직이다. 이 센터에서 품질 문제를 찾아내면 영업에 손해가 되도 곧바로 조치한다.

그 결과 코웨이는 올해 실적을 회복했다. 코웨이는 올 상반기 매출 1조2335억원, 영업이익 24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78.3% 증가했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매년 10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5월 말레이시아 다만사라에서 열린 마라톤 행사 ‘코웨이 런’ . <사진 : 코웨이>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매년 10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5월 말레이시아 다만사라에서 열린 마라톤 행사 ‘코웨이 런’ . <사진 : 코웨이>

성장전략 4 |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

코웨이는 해외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코웨이의 마지막 성장비결이다. 코웨이의 해외 매출은 2015년 2561억원에서 지난해 3323억원으로 29.7% 증가했다. 올해는 432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미국·태국·중국에 법인을 두고, 약 30개국에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말레이시아의 성적이 가장 좋다.

코웨이는 2006년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렌털, 관리 서비스 개념이 전무했던 말레이시아에서 코웨이의 렌털, 코디 시스템은 큰 인기를 끌었다. 2010년에는 정수기 업계 최초로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을 획득해 무슬림 고객까지 시장을 확대했다.

그 결과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은 설립 이후부터 현재까지 매년 10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수기 시장에선 점유율 1위다. 현재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내 물 전문가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더 워터 스페셜리스트(The Water Specialist)’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말레이시아 다만사라에서 말레이시아인 4000여명과 함께 달리는 건강한 마라톤 행사 ‘코웨이 런(Coway Run)’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전역에 ‘깨끗한 물 한잔의 소중한 가치’를 전했다.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은 지난해 매출 143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은 올해 적극 공략에 나섰다. 코웨이는 4월 중국 광저우(廣州)에 R&D생산관리조직인 ‘코웨이 DSQ(Development·Sourcing·Quality center)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선 코웨이의 중국 제품 개발, 구매, 품질 관리, 생산 관리가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이 대표는 “중국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며 “올해가 코웨이의 글로벌 히든 챔피언 도약의 원년이다”고 설명했다.


Plus Point

Interview 이해선 코웨이 대표

박용선 기자

“코웨이의 모든 사업은 건강과 편리라는 근본 가치를 담고 있다.” 이해선 코웨이 대표가 강조하는 코웨이의 정체성이다. 이 대표는 코웨이의 성장비결로 깨끗한 물과 공기, 건강한 수면과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사업 정체성, 코웨이 600만 고객과의 신뢰를 꼽았다.

코웨이를 경영하면서 중시하는 가치는.
“코웨이(Coway)에는 ‘함께 가는 길’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함께 간다는 것은 창출된 가치를 고객과 함께 나눈다는 의미다. 그래서 경영 최우선 가치를 신뢰(코웨이 트러스트)에 두고 있다. 신뢰는 매일 고객을 만나는 코웨이가 반드시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다. 이에 따라 제품 안전성과 고객 신뢰 방안을 다루는 전사협의체 ‘무한책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주력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방안과 삶을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생활편리가전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

코웨이의 성장비결은.
“기업의 비전은 기업이 가진 핵심 역량과 연결된다. 코웨이의 모든 사업은 건강과 편리라는 근본 가치를 담고 있다. 깨끗한 물과 공기, 건강한 수면과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사업 정체성에 집중한 것이 코웨이의 성장비결이다. 특히 코웨이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물을 관리하는 대표 물 기업이다. 물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코웨이는 미래 비전이 확고하다. 기술력도 코웨이의 차별화 요소다. 특히 초미세 물질까지 거르는 필터 시스템 ‘시루(CIROO)’는 코웨이의 뛰어난 기술을 한눈에 보여준다. 코웨이가 가진 또 다른 강점은 현장과 600만 고객이다. 코웨이는 현장에서 매일 수많은 고객을 만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제품 사용 정보를 얻는다. 이 방대한 데이터에 AI,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고객 관리 능력을 꾸준히 진화시키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로 불리는데, 코웨이의 마케팅 전략은.
“코웨이 마케팅 전략은 ‘선(先) 상품 후(後) 광고’로 요약할 수 있다. 회사가 만드는 것은 상품이고, 그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곧 마케팅의 중요한 본질은 상품이다. 새로운 가치를 지닌 상품을 개발하는 일은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올해 하반기에 출시한 ‘코웨이 아이스 AIS’ 정수기는 소재부터 기능, 사용성까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제품이다. 이런 독창성을 개발 단계에서 발굴해 스토리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리더로서 갖춰야 할 역량이 있다면.
“리더는 사업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러면 조직이 한 방향성 안에서 단계별로 양질의 전략을 실행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또 리더라면 구성원들이 함께 열망할 수 있는 도전적 목표를 심어줘야 한다. 동시에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