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나왔다. 2017년 뉴욕 모터쇼에서 콘셉트카가 처음 공개된 이후 2년여간 국내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제네시스 GV80이 베일을 벗었다. GV80은 출범 5년째를 맞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제네시스는 그동안 G90과 G80, G70 등 3종의 세단 모델을 선보였지만, 수요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종이 없어 브랜드 인지도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제네시스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SUV 모델인 GV80에 새롭게 개발한 엔진을 탑재하고 여러 첨단 안전·편의사양과 지능형 정보기술(IT) 등을 적용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 주도하는 프리미엄 SUV 시장에 제대로 승부수를 던졌다. 1월 15일 신차 설명회가 열린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인천 송도를 오가는 왕복 130㎞ 구간에서 GV80 3.0 디젤 AWD 모델을 시승했다.

GV80의 외관은 곳곳에서 신선한 변화와 역동적인 느낌을 한껏 강조한 디자인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두 줄로 설계된 전면부 헤드램프다. 제네시스는 헤드램프를 네 개로 나눈 형태의 ‘쿼드 램프’로 디자인해 GV80만의 상징성을 부여했다. 가는 모양의 두 줄 램프는 한층 날렵한 첫인상과 함께 독창적인 느낌을 살렸다.

쿠페와 흡사하게 설계된 측면부의 루프라인 디자인도 강인한 느낌을 살렸다. 물결 모양의 바큇살 안쪽에는 지-매트릭스 문양의 22인치 휠을 적용했고, GV80은 총 11가지의 외관 컬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실내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간결함을 추구했다. 고급스러운 시트와 내장재를 적용, 프리미엄 브랜드 SUV의 느낌을 강조했다. 대시보드 중앙 상단에는 14.5인치의 큼직한 돌출형 내비게이션 모니터를 얹었고 센터패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는 잡다한 스위치를 모두 제거하고 공조 장치와 계기판은 하단에 배치했다. 기어는 오른손으로 돌려서 맞출 수 있는 다이얼 방식이다.

주행성능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도심에서 저속주행을 할 때 디젤차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자유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여도 별다른 소음 없이 묵직하게 힘을 내며 질주했다. GV80은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저감하는 ‘능동형 노면 소음 저감 기술’이 적용됐다. GV80은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0·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후륜구동 기반의 SUV에 최적화한 신규 플랫폼이 적용됐고 차체 골격 구조도 강화해 험로에서도 수준 높은 주행성능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주행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꿔 제대로 속도를 내봤다. 직선주로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싣자 묵직한 엔진음을 내뿜으며 순식간에 시속 100㎞ 이상으로 치고 나갔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엔진음은 디젤차 특유의 소음보다는 마치 스포츠카를 모는 듯 박진감을 더해줘 오히려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꿔 주행할 때는 자동으로 시트가 체형에 맞게 조절됐다. GV80은 운전석 등과 옆구리, 엉덩이 등의 위치에 7개의 공기주머니를 배치해 주행 시 안락감과 착좌감을 높였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 중 선루프를 열어 소음이 심한 상황에서 카카오 음성인식 기능을 활성화하고 “선루프를 닫아줘”라고 명령했다. GV80은 곧바로 “선루프를 닫을게요”라며 명령을 확인한 후 자동으로 지붕을 닫았다. 한층 진화된 음성인식과 커넥티드 기능을 느낄 수 있었다.

국내 최초로 적용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도 사용하기에 편리했다. 차량 전방에 부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인포테인먼트(길 찾기와 음악 재생, 검색 등을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 화면에 띄우고 최적 주행 경로를 가상의 그래픽으로 표시한다. 차선을 이탈하거나 주위 차량과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 사고 위험이 있을 때는 별도의 경고 표시가 뜬다.


1 제네시스 GV80의 전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헤드램프를 네 개로 나눈 형태의 ‘쿼드 램프’다. GV80만의 상징성을 부여했다. 사진 진상훈 기자 / 2 제네시스 GV80의 실내. 대시보드 중앙 상단에 14.5인치의 큼직한 돌출형 내비게이션 모니터를 얹었고 기어는 다이얼 방식으로 설계됐다. 사진 진상훈 기자 / 3 제네시스 GV80의 엔진룸. 이 차는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0·m의 힘을 낸다. 사진 진상훈 기자
1 제네시스 GV80의 전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헤드램프를 네 개로 나눈 형태의 ‘쿼드 램프’다. GV80만의 상징성을 부여했다. 사진 진상훈 기자
2 제네시스 GV80의 실내. 대시보드 중앙 상단에 14.5인치의 큼직한 돌출형 내비게이션 모니터를 얹었고 기어는 다이얼 방식으로 설계됐다. 사진 진상훈 기자
3 제네시스 GV80의 엔진룸. 이 차는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0·m의 힘을 낸다. 사진 진상훈 기자

보완 필요한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술

다만, GV80에 탑재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HDA II) 기술은 좀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졌다. HDA II는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차선을 바꾸기 위해 스티어링휠을 돌릴 필요 없이 방향지시 레버만 움직이면 자동으로 차선 변경이 되는 기술이다.

이 기능을 활성화한 뒤 좌회전 방향지시등을 켰지만, 차는 스스로 왼쪽으로 차선을 바꾸지 않았다. 여러 차례 시도 끝에 방향지시 레버에서 손을 떼지 않고 스위치만 켠 채로 몇 초를 대기하자 비로소 차가 스스로 차선을 바꿨다. 아직 방향지시등의 변화에 차가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제네시스 GV80 디젤 모델의 제원상 복합연비는 리터당 11.8㎞다. 시승을 마친 후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11.1㎞로 나왔다. 연료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디젤차임을 고려할 때 연비는 결코 높다고 보기 어렵다. GV80의 가격은 기본 6580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전자식 차동 제한장치를 적용하고 여러 옵션을 모두 택하면 최고 가격은 8970만원까지 올라간다.

진상훈 조선비즈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