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운항 중단으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이 현금 확보에 속속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가 잦아든 후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항공권을 최대 15%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선불 항공권 판매 이벤트를 5월 31일까지 실시한다고 4월 21일 밝혔다.
목적지나 일정이 미정인 상태로 선불 항공권을 산 후 2년 내 할인된 가격으로 필요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7월 1일부터 출발하는 국제선 전 노선의 일반석·프레스티지석·일등석 등 모든 좌석을 대상으로 판매한다. 선불 항공권 구매 가격에 따라 향후 사용 시 대한항공 홈페이지 운임에서 100만원은 10%, 300만원은 12%, 500만원은 15%의 할인율이 각각 적용된다.
대한항공은 또 최근 홈페이지에 ‘환불보다 나은 혜택’이라는 공지를 하고 환불하려는 고객에게 크레딧바우처 대체 발급을 권하고 있다. 환불 대신 그 금액에 해당하는 크레딧바우처를 받으면 발행일로부터 1년간 항공권을 최대 10%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항공권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이 자사의 ‘리프레시 포인트’로 환불받으면 추가 포인트를 지급한다. 위약금과 수수료를 제외한 최종 환불 금액에 그 금액의 10%를 추가로 적립해준다. 추가로 적립된 포인트는 1년 내 사용해야 한다.
항공사들이 이렇게 다양한 방침을 내놓은 건 현금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항공 노선 운항편의 90%가 끊기면서 현금 수입이 대폭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항공권 환불 요청까지 몰리면서 유동성 압박이 커졌다”며 “환불금으로 빠져나가는 현금을 줄이고, 선불금으로 현금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