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는 수원지가 백두산이다. 사진 농심
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는 수원지가 백두산이다. 사진 농심

농심이 만 50세 이상 프로기사만 참가하는 한·중·일 바둑대회 ‘백산수배 시니어 세계바둑최강전’를 창설한다. 세계 무대를 석권한 3개국 바둑 기사들이 참가해, 전 세계 바둑 팬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바둑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한국의 국수(國手) 조훈현 9단, 중국 바둑의 전설 마샤오춘 9단, 일본 바둑의 자존심 요다 노리모토 9단의 출전을 점치고 있다.

농심은 제1회 백산수배 시니어 세계바둑최강전을 제22회 신라면배 바둑대회가 열리는 중국 베이징에서 10월 12일 동시에 개최한다고 5월 26일 발표했다. 백산수배는 기존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과 동일하게 나라별로 시니어 기사가 4명씩 팀을 이뤄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국의 선발 과정을 거친 한·중·일 시니어 국가대표 프로기사들은 베이징에서 1차전(개막)을 치르고 11월 20일 부산에서 열리는 2차전(결승)에서 우승을 다투게 된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계속 이어질 경우 대회 창설은 연말이나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

우승 상금은 총 1억8000만원이다. 3연승 하면 500만원을 받고 이후 1승을 추가할 때마다 500만원을 더 받는다. 전승인 8연승을 달성하면 5000만원의 연승 상금을 받는다.

농심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워진 바둑계를 지원하기 위해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심은 1999년 7월 한국기원과 함께 국가대항전인 농심 신라면배를 시작했다. 당시 농심은 중국이 바둑에 대한 열기가 높기로 유명한 것을 활용해 농심과 신라면의 인지도를 동시에 부각시키고자 했다. 농심은 신라면배 기간 대국장 인테리어를 비롯해 제품 전시, 시식 행사, TV 방송 등을 통해 14억 중국 소비자에게 신라면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매년 중국에서 치러지는 결승 대회는 중국 CCTV, 상하이TV, 인민일보 등 다수의 중국 언론사에서 보도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 우승 상금은 국내외 최고 수준인 5억원이다.

농심 신라면배는 동아시아 인기 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시키고 매출 성과로 연결한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농심의 중국 사업 성과는 신라면배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1999년 대회 창설 당시 700만달러(약 86억원)였던 농심의 중국 사업은 2019년 2억7000만달러(약 3331억원) 규모로 40배 가까이 늘었다.

농심이 시니어 바둑대회 이름에 생수 브랜드 ‘백산수’를 내세운 것은 신성장 동력인 백산수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신라면배처럼 백산수배도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백산수를 알리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신라면배에 이어 백산수배가 출범하면 한·중·일 바둑 삼국지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