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에릭 위안이 2019년 4월 18일 미국 나스닥 상장 당일 나스닥 전광판 앞에서 촬영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에릭 위안이 2019년 4월 18일 미국 나스닥 상장 당일 나스닥 전광판 앞에서 촬영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비대면 근무는 이제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기업은 재택근무를 할지 말지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집이나 다른 업무 공간에 흩어져 일하는 직원은 인터넷상에서 회의하고 문서를 공유하고 전자 결재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이른바 협업 도구를 활용한다.

글로벌 1위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은 대표적인 협업 도구다. 운영사인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은 올해 5~7월 6억6350만달러(약 7879억원)의 매출을 냈다. 신규 고객이 급증하면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5%나 증가했다. 회사에 따르면 직원 10명 이상 기관 및 기업 고객은 37만200곳으로 지난해보다 458% 급증했다. 줌이 호실적을 발표한 다음 날 주가는 폭등했다. 9월 1일(이하 현지시각) 줌 주가는 전날보다 40.78% 폭등한 457.69달러(약 54만350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대비 8개월 만에 주가가 7배 가까이 뛰었다. 이날 줌의 시가총액은 1291억달러(약 153조원)로 상승하면서 1099억달러(약 131조원)에 머문 IBM을 제쳤다. 줌은 지난해 4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 기업공개(IPO) 1년 만에 IBM을 능가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국 내 전체 상장사 중에서도 5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줌뿐만 아니라 협업 도구 제공 업체 역시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비대면 근무를 할 때 화상회의만 하지는 않는다. 미국 시장에서 줌을 비롯해 협업 도구 제공 업체는 ‘재택근무 관련주(Work-From-Home Stocks)’로 분류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도큐사인(DocuSign)과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는 ‘넥스트 줌’으로 불리며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전자서명 서비스 업체인 도큐사인은 전 세계 66만 이용자, 포천 500대 기업 중 300곳 이상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7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독보적 1위 기업이다. 마치 구글링(구글로 검색하기)처럼 도큐사인이 전자서명으로 인식될 정도다. 사업은 합의 과정에 서명과 공증이 필수적이다. 이 시장은 250억달러(약 30조원)로 추정되는데 전자서명의 침투율은 아직 10%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사업 과정의 디지털화에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큐사인의 시장점유율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011년 맥아피(McAfee) 출신 경영진이 설립한 클라우드 기반 보안 업체다. 인공지능(AI)·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해킹을 예측하고 감시해 고객을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 웹 서비스, HSBC, 크레디트 스위스, 트리뷴 미디어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비대면 근무는 기존 사무실의 보안 시스템 범위 밖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보안 취약성 문제가 있고, 높은 수준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보안 업체가 주목받는다. 지스케일러(Zscaler) 역시 머신러닝과 AI 기술을 활용한 클라우드 기반 보안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성장세를 타고 있다.


사무실 밖 ‘클라우드 보안’

비대면 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쿠파소프트웨어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위한 지출 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다.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로 실시간으로 현금 흐름, 지출 현황을 관리하고 조달이나 송장 작성 등을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패스틀리(Fastly)는 줌에 버금가는 재택근무 수혜주로 꼽힌다. 패스틀리의 기술은 소비자가 빠르게 디지털 콘텐츠를 검색하고 감상하게 돕는다. 주요 고객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 쇼피파이,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그리고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 업체 슬랙테크놀로지스 등이다.

기업용 메신저 시장은 선두주자인 슬랙과 정보기술(IT)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정면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2014년 출시된 슬랙은 현재 전 세계 150개국에서 기업 50만 곳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슬랙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2016년 팀스(Teams)를 선보이며 기업용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었다. 팀스는 지난해 7월 일일 이용자 1300만 명을 기록하면서 슬랙을 제쳤다. 하지만 최근 슬랙이 유통 공룡 아마존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팀스 따라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6월 초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슬랙은 자사 고객에게 아마존 웹 서비스의 화상회의 서비스 기술을 활용하고, 아마존은 전 직원에게 슬랙 계정을 부여하기로 했다.


plus point

줌 대항마로 떠오른 ‘유럽의 줌’ 펙십(Pexip)

에이빈 아문센 노르웨이 오슬로 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가 5월 14일 펙십의 상장을 축하하며 벨을 흔들고 있다. 이날 기업공개(IPO) 행사는 유럽 최초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사진 펙십
에이빈 아문센 노르웨이 오슬로 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가 5월 14일 펙십의 상장을 축하하며 벨을 흔들고 있다. 이날 기업공개(IPO) 행사는 유럽 최초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사진 펙십

글로벌 1위 화상회의 서비스 기업인 줌의 대항마로 ‘유럽의 줌’ 펙십이 떠오르고 있다.

펙십은 저렴하고 편리한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2012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창립했다. 현재 인텔·보다폰·페이팔·액센츄어·폴크스바겐 등 190개국 3600여 개 기업 및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 유럽 시장 1위로 자리매김했다.

펙십의 화상회의 서비스는 높은 보안성으로 유명하다.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국방부의 인증을 받았으며, 독일 정부도 펙십을 사용하고 있다. 세계적 표준기술을 적용해 업계 최고 수준의 암호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펙십은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1억5010만크로네(약 195억원), 2분기 1억6300만크로네(212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98%나 매출이 늘었다. 회사는 2025년 매출 3억달러(약 3563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펙십은 지난 5월 오슬로 증시에 상장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상장 당시 주당 63크로네(약 8157원)였던 주가는 9월 8일 기준 84.06크로네(약 1만942원)로 뛰었다. 상장 4개월 만에 33%나 올랐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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