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차량 충돌 상황을 재현하는 슬레드 시험을 통해 에어백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차량 충돌 상황을 재현하는 슬레드 시험을 통해 에어백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안전부품 간 시너지로 자율주행 시대의 미래 먹거리 선점에 힘을 쏟고 있다. 일반적으로 안전장치는 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능동형 안전장치와 사고 발생 시 승객을 보호하는 수동형 안전장치로 나뉜다. 차선이탈방지장치(LKA)나 긴급자동제동장치(FCA) 등과 같이 운전자가 잠시 한눈을 팔아도 안정적인 운전을 돕는 첨단 운전자 지원 기술을 능동형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다. 에어백이나 좌석벨트와 같은 전통적인 안전장치들은 수동형 안전장치로 분류된다.

능동형 안전기술 개발은 자율주행기술 고도화와 그 맥을 함께하는 만큼 미래 차 안전기술 개발의 핵심은 ‘수동형 안전부품을 능동형 안전기술과 연계해 어떻게 스마트하게 진화시킬 것인가’로 집중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승객의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전에 없던 새로운 안전장치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능동형과 수동형 안전부품을 모두 개발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두 개 유형을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가장 전통적인 수동형 안전부품인 에어백을 2002년부터 양산하기 시작해 현재는 운전석, 동승석, 무릎, 사이드, 커튼 등 차량 내 주요 에어백을 모두 개발·생산하고 있다. 에어백 쿠션은 물론, 에어백 제어기, 충돌 센서 등 에어백의 주요 구성품들을 모두 자체 개발·생산한다. 특히 에어백 제어기(ACU·Airbag Control Unit)는 차량 충돌 시 충돌 세기와 종류, 승객 유형 등을 파악해 전개 세기와 타이밍 등을 제어하는 에어백의 핵심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에어백을 최적화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2017년 세계 최초로 루프 에어백 기술을 개발해 현재는 양산 단계에 이르렀다. 루프 에어백은 차량 전복 사고가 발생했을 때 후방에서 전방으로 전개돼 0.08초 만에 루프면 전체를 덮어 승객 이탈을 막아준다. 현대모비스가 루프 에어백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선루프 이탈로 인한 사고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에어백과 함께 대표적인 수동형 안전부품으로 분류되는 좌석벨트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13년 국내 부품 업체로는 최초로 액티브 시트벨트(ASB)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장치는 급정거나 급회전 등 차량의 급격한 움직임에 대응해 구동 모터가 벨트를 당겨 승객을 좌석에 밀착시킨다. 이로써 안정감을 더하고, 사고로 인한 상해 가능성도 대폭 줄여준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에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승객 보호장치 통합제어기’ 개발에도 성공했다. 액티브 시트벨트와 에어백의 제어기를 하나로 통합하고, 이를 자율주행 및 차량 내 센서 정보를 활용해 자동 제어하는 장치로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통합제어기는 센서 정보를 바탕으로 주행 상황에 맞춰 승객을 실시간 보호한다. 진화를 거듭해 현재도 뛰어난 성능을 확보하고 있는 각각의 안전장치를 하나로 묶고, 여기에 첨단 센서 정보를 더해 승객 안전을 위한 장치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했다.

현대모비스가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임에도 이와 같은 첨단 안전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종합부품사로서 센서나 첨단 운전자 지원 기술은 물론, 에어백, 전동식 좌석벨트 등 관련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미래 자동차 시대로 갈수록 핵심부품들을 융합한 스마트한 기능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데, 이때 관련 기술을 모두 내재화하고 있으면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차별화된 안전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기술 영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