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B 250 4매틱’은 최고 출력 224마력, 최대 토크 35.7㎏·m의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DCT를 탑재했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B 250 4매틱’은 최고 출력 224마력, 최대 토크 35.7㎏·m의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DCT를 탑재했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GLB’는 지난해 여름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차는 당시 첫 등장부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아한 디자인과 강렬한 퍼포먼스, 진보적인 기술을 내세우던 럭셔리 브랜드가 실용적이고 가족적인 키워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만든 콤팩트 패밀리 SUV 더 뉴 GLB를 살펴봤다.

GLB는 알파벳 순서 그대로 ‘GLA’와 ‘GLC’ 사이에 위치한다. GLA와 같은 콤팩트 플랫폼 ‘MFA2’를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전장과 앞뒤 바퀴 거리 등 크기는 중형 SUV인 GLC에 더 가깝다. 실물도 생각보다 훨씬 더 크다. 멀리서 봤을 때는 플래그십 SUV인 ‘GLS’를 줄여놓은 듯하다.

전면부는 화려한 삼각별 엠블럼을 중심으로 감각적인 라디에이터 그릴과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공기 흡입구)가 배치됐다. 여기에 부피감이 느껴지는 범퍼와 후드 라인까지 강인한 모습이다. 측면에는 뒤 오버행(차량 맨 끝과 뒷바퀴 중심까지의 거리)과 긴 앞뒤 바퀴 거리가 두드러진다. 특히 2830㎜에 달하는 앞뒤 바퀴 거리는 현대차 싼타페(2765㎜)나 기아 쏘렌토(2815㎜)보다 길다.

쿠페처럼 날렵한 최신 SUV 트렌드와 달리 루프(지붕) 라인도 끝까지 곧게 뻗어 있다. 이 같은 요소들이 더해져 한 체급 위 중형 SUV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다. 후면부는 단단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전통적인 SUV 형상을 추구했다. 전반적인 인상은 나쁘지 않지만, 범퍼 하단부가 아쉽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듯, AMG 라인의 부담스러운 크롬 디퓨저(뒤 범퍼에 붙어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부품)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더욱이 좌우에 있는 머플러 팁은 속이 막혀 있는 가짜다. 메르세데스-벤츠란 브랜드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다.

565L의 트렁크 용량은 상위 모델인 GLC(500L)보다 크다. 적재 공간은 2열 시트를 접으면 1805L까지 확장된다. 캠핑은 물론 최근 유행하는 차박(車泊)까지 가능하다.

2열 시트를 다시 펴고 뒷좌석에 올랐다. 발을 뻗는 바닥부터 무릎과 머리 위 공간까지 아주 여유롭다. 패밀리 SUV로서 공간의 부족함은 없지만, 열선 시트 등 주요 사양은 빠져 있다. 6000만원대 차 가격이나 브랜드 밸류 등을 떠올리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공간만 넓은 뒷좌석과 달리 앞좌석은 말 그대로 호화롭다. 화려한 5개의 원형 송풍구를 비롯해 곳곳에 크롬처럼 느껴지는 정교한 장식과 카본 트림 그리고 밝은 엠비언트 라이트 등이 실내 품격을 한껏 높인다.


화려한 5개의 원형 송풍구를 비롯해 크롬처럼 느껴지는 정교한 장식, 카본 트림, 밝은 엠비언트 라이트 등이 실내 품격을 높인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화려한 5개의 원형 송풍구를 비롯해 크롬처럼 느껴지는 정교한 장식, 카본 트림, 밝은 엠비언트 라이트 등이 실내 품격을 높인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이 차의 앞뒤 바퀴 거리는 2830㎜로, 현대차 싼타페(2765㎜)나 기아 쏘렌토(2815㎜)보다 길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이 차의 앞뒤 바퀴 거리는 2830㎜로, 현대차 싼타페(2765㎜)나 기아 쏘렌토(2815㎜)보다 길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매끄러운 주행 성능, 실내 소음은 아쉬워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섰다. 시승차는 최고 출력 224마력, 최대 토크 35.7㎏·m의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DCT가 탑재됐다.

보디빌더 같은 단단한 몸매와 달리 도심 주행 질감은 매우 부드럽다. 기본 탑재된 컴포트 서스펜션(충격 완화 장치)이 노면 충격을 매끄럽게 걸러준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GLA와 비교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도심 승차감은 GLA는 물론 GLC보다 편안하다. 저속에서 간간이 울컥거리는 변속감은 살짝 거슬린다.

속도를 높이고 주행 모드를 바꾸면 숨겨진 얼굴을 드러낸다. 가볍게 돌아가던 스티어링 휠에서 무게감이 느껴지고, 가속 페달 조작에 대한 반응도 민첩해진다. 직선 구간에서는 거침없이 속도를 높인다.

다만, 연이어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면 좌우 롤링(차가 옆으로 기우는 현상) 현상이 두드러진다. 주행 보조 장치가 빠르게 개입해 자세를 바로잡지만, 바닥에 밀착해 안정감 있게 달리는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속도를 높일수록 날카로운 엔진음이 여과 없이 실내로 유입된다. 각진 외형으로 유리창을 때리는 바람 소리도 거세다. 이중접합 유리나 엔진룸 흡·차음재 등과 같은 방음 대책이 부족하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비포장길로 접어들었다. GLB는 오프로드에서 기대 이상으로 다재다능하다. 가변 토크 배분을 지원하는 오프로드 엔지니어링 패키지가 탑재돼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 다이내믹 셀렉트 스위치로 오프로드 모드를 활성화하면 엔진 동력부터 ABS(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 등을 제어한다. 오프로드 모드에서는 경사도, 기울기 등 주행 환경과 서스펜션 상태를 디스플레이에 표시해 보다 안전한 운전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다운힐 속력 레귤레이션 기능을 켜면 가파른 내리막길에서도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천천히 내려올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고, 정차·출발까지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만족스럽다. 다만 차로 유지 기능은 빠져 아쉬움을 남긴다.

신승영 모터그래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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