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플랫폼 경제의 대표적 시장인 앱(애플리케이션) 마켓을 둘러싸고 이른바 ‘갑질’ 논란이 뜨겁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네이버, 카카오 그리고 구글 등 온라인 플랫폼 입점 업체와 소비자를 상대로 한 불공정 행위나 갑질을 규제하는 일명 ‘온플법(온라인 플랫폼법(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3월 30일 이런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과 찬성하는 입장을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김윤정 공정위 공정거래정책자문단 자문위원 서울대 사법학 학사, 서울대 경제법 석·박사, 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현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김윤정
공정위 공정거래정책자문단 자문위원 서울대 사법학 학사, 서울대 경제법 석·박사, 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현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정보기술(IT)이 발달한 한국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을 통해 소상공인이 소비자와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작년부터는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의존하는 정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소비자는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을 피하고자 특정 플랫폼에 ‘고착화(Lock-in)’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소비자가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소상공인들이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통로로 작용하게 된다. 온라인 플랫폼은 양면 시장의 매개체로서 소상공인의 정보(공급 측면의 정보)와 소비자 정보(수요 측면의 정보)를 둘 다 보유할 수 있으므로, 협상력의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다양한 상품군과 가격, 소상공인이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와 수량 등에 대한 정보를 빅데이터 수준으로 수집하므로, 우리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신(神)과 같은 존재다. 

온라인 플랫폼은 중개 거래를 통해 집적한 정보를 이용해 자신의 플랫폼에서 잘 팔리는 상품들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직접 판매하는 상품들을 더 효과적으로 광고하거나 검색 랭킹의 상위에 위치시킬 수 있다. 검색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가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온라인 비교 쇼핑 서비스 시장에서도 활동하는 경우, 자사 판매 제품을 경쟁 사업자 제품보다 상위에 노출하거나 경쟁 사업자 상품이 제대로 검색되지 않도록 불리하게 취급함으로써 자신의 지배적 지위를 인접한 다른 시장으로 전이시킬 수 있다. 이른바 ‘갑질’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이유다.

이에 더해 온라인 플랫폼이 소상공인인 입점 사업자에게 요구하는 각종 수수료와 광고료는 소상공인의 온라인 플랫폼 입점 비용과 거래 비용을 상승시키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플랫폼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는 소상공인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과 힘을 제공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작년부터 공정위가 준비한 ‘온라인 플랫폼법(안)’이다. 이 법안은 2021년 1월 26일에 국무위원회를 통과했고 2월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됐다. 온라인 플랫폼법(안)은 현재 입법 예고 중인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개정(안)과 더불어 온라인 플랫폼 양면 시장 생태계를 건전하게 바로잡고자 하는 공정위의 방향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온라인 플랫폼법(안)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계약서 교부 의무, 계약서의 필수 기재 사항, 불공정거래 행위 금지 유형, 사업자 간 분쟁 해결 제도,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의 손해배상 책임 등을 규정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공정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도의 규제 수단만을 도입하고 있다고 본다. 이 법안은 공정위가 소관하는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대규모 유통업법, 대리점법과 일련 선상에 있는 소위 ‘거래 공정화법’의 일종이다.

코로나19가 앞당긴 비대면 시대에 소상공인들이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양면 시장의 거래 정보를 모두 쥐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은 정보 독점을 발판으로 소비자와 소상공인을 조종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거대 공룡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지위 남용과 불공정거래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법(안)의 통과는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독점적 지위의 온라인 플랫폼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소상공인인 콘텐츠 개발자들은 앱마켓에서 영업하기 위해 앱마켓 사업자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것이 불공정거래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김윤정 공정위 공정거래정책자문단 자문위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