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XC60 외관. 사진 볼보자동차
신형 XC60 외관. 사진 볼보자동차

볼보자동차는 9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이번 부분변경은 2017년 2세대 XC60이 출시된 지 4년 만이다. XC60은 작년까지 전 세계에서 168만 대 이상 판매된 볼보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국내에서도 사전계약 기간 2주 동안 계약 대수가 2000대를 넘어서는 등 인기가 높다. 10월 6일 XC60 B5 인스크립션 트림을 타고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파주까지 왕복 120㎞를 몰아봤다.

외관은 부분변경 전 모델과 비교했을 때 크게 바뀌지 않았고 크롬 장식이 여러 군데 추가됐다. 우선 에어 인테이크 크기를 키우고 이를 가로지르는 크롬 장식을 길게 뺐다. 전면·후면 하단부 범퍼는 물론 측면에도 크롬 장식을 추가해, 어느 방향에서 차를 보든 차체가 길고 넓어 보이도록 했다. ‘토르의 망치(Thor’s Hammer)’로 불리는 LED 헤드라이트는 망치 손잡이 부분을 늘려 중앙의 그릴까지 닿도록 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밖에서 봤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실내 공간이 넓게 느껴진다. XC60 차체 크기는 전장(차의 길이), 전폭(차의 폭), 전고(차의 높이)가 각각 4710㎜, 1900㎜, 1645㎜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BMW X3와 크기가 거의 비슷한데 X3의 경우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710㎜, 1890㎜, 1675㎜다. 메르세데스-벤츠 GLC는 4670㎜, 1890㎜, 1645㎜다.

인스크립션 트림에는 스웨덴 오레포스(Orrefos)의 크리스털 기어노브가 탑재됐다. 또 브라운 색상의 나파 가죽 시트와 짙은 천연 우드트림이 어우러져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헤드레스트는 시트에서 분리되지 않는 일체형인데, 사고가 났을 때 경추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각도로 고정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뒷좌석 공간도 넉넉한 편이어서 키 170㎝의 성인이 앉았을 때 무릎 공간이 주먹 2개 정도 남았다. 헤드룸은 주먹 3개 이상 확보됐다. 2열 좌석은 완전히 접을 수 있는데, 2열 좌석을 접으면 적재 공간이 기본 483L에서 1410L까지 늘어난다.

‘차박(차에서 숙박)’ 또는 ‘차크닉(차에서 피크닉)’이 가능한지 살펴보기 위해 트렁크에 앉아봤다. 트렁크 끝부분에 앉으면 천장에 머리가 닿지만, 차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평평하게 접어둔 2열 좌석 위에 자리를 잡으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2열 좌석을 접으려면 시트 어깨 부분에 있는 레버를 당겨야 한다.


신형 XC60에 탑재된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진 볼보자동차
신형 XC60에 탑재된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진 볼보자동차
신형 XC60 운전석과 조수석. 사진 볼보자동차
신형 XC60 운전석과 조수석. 사진 볼보자동차

‘아리아’ 부르면 반응…음성으로 에어컨도 작동

대시보드 중앙에 탑재된 9인치 디스플레이에는 T맵이 그대로 구현된다. 이번 부분변경 모델부터 T맵이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탑재됐는데, 이를 위해 볼보자동차는 티맵모빌리티와 3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손가락으로 지도를 이리저리 움직여봤는데, 마치 휴대전화를 작동하는 것처럼 터치감이 부드러웠고 인식이 정확했다.

특히 대시보드 중앙 디스플레이에 보이는 T맵 화면은 운전석 계기판에도 그대로 표시됐다. 운전할 때 대시보드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가야 하는 방향을 쉽게 알 수 있어서 운전하기가 수월했다. T맵을 휴대전화로 이용하는 경우 터널을 지날 때 끊기는 경우가 많은데, 볼보에 탑재된 T맵은 자동차 바퀴 회전수를 계산해 이동 거리를 정확하게 표시한다.

가장 편리한 점은 음성인식만으로 T맵을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리아’라고 부른 뒤 목적지를 이야기하면 되는데, 휴대전화 T맵보다도 정확하게 음성을 인식하는 느낌이었다. T맵뿐 아니라 공조 기능도 작동할 수 있다. “아리아, 더워” “아리아, 추워” “아리아, 온도 23도로 해줘”라고 말하면 온도를 스스로 조절한다. 검색도 가능하며 음악도 켤 수 있다.

XC60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B5, B6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 엔진 등이 탑재된다. 시승한 모델에는 B5 엔진이 탑재됐다. B5 엔진에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에 전기 모터가 더해졌으며,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 토크 35.7㎏·m의 성능을 낸다. B5, B6 엔진 등 친환경 엔진들은 작년부터 볼보 차량에 순차적으로 탑재되기 시작했다. 이 엔진들이 탑재된 후부터 볼보 차량의 승차감은 그 이전 모델들보다 훨씬 부드럽게 느껴진다.

이날 시승한 XC60 B5는 시속 100㎞ 이상 속도를 높여도 차체가 출렁거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SUV임에도 차가 매우 탄탄하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터보랙(알맞은 양의 공기가 실린더로 흡입되기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현상)은 어느 정도 느껴지는 편이다. B6 엔진의 경우 전기식 슈퍼차저가 추가됐는데, 이 때문에 터보랙 현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차의 운동 성능을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이라면 B5 엔진보다 B6 엔진이 탑재된 차량이 훨씬 만족감이 높을 것 같다.

시승한 날은 비가 꽤 많이 왔는데, 빗소리가 차량 내부에서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외부 소음도 잘 차단되는 편이다. 핸들은 그립감이 묵직한 반면 꽤 가볍게 움직인다. 복합 연비는 리터당 9.5㎞다.

신형 XC60에는 레이다(Radar)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로 구성된 최신의 ADAS 플랫폼이 탑재된다. 윈드실드 상단에 모여 있었던 레이다와 카메라 통합 모듈을 분리한 것이 신형 XC60의 특징이다. 레이다는 전면 그릴 아이언 마크에 내장했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처리하는 ASDM(Active Safety Domain Master)은 후면부로 재배치했다.

후진 시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자동 제동을 지원하는 리어 액티브 브레이크(Rear Active Brake)가 새롭게 추가됐으며,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 도로 이탈 완화(Run-off Road Mitigation),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Oncoming Lane Mitigation) 등의 첨단 안전 기술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시승한 XC60 B5 인스크립션 트림은 6800만원이며, B5 모멘텀 6190만원, B6 R-디자인  에디션 6900만원(출시 예정), B6 인스크립션 7200만원, T8 인스크립션 8370만원이다.

변지희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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