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 주행 중인 GV60(하나우마 민트 색상). 사진 제네시스
공도 주행 중인 GV60(하나우마 민트 색상). 사진 제네시스

‘운전자와 교감하는 핵심 기능들로 럭셔리 전기차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는 제네시스 GV60이 11월부터 고객에게 인도된다.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제네시스에 탑재한 첫 모델인 GV60은 프리미엄 전기차를 지향하면서도 최하위 트림이 6000만원을 넘지 않아 주목을 받았다. 6000만원 이하 전기차는 국가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다. GV60은 10월 초 사전계약을 시작한 뒤 일주일 만에 1만 대가 넘는 계약을 기록하기도 했다.

GV60은 제네시스의 디자인 정체성인 역동적인 우아함을 바탕에 두면서도 낯선 첨단기술이 대거 적용된 모델이다. B필러에 달려있는 센서에 얼굴을 보여주면 잠금장치가 해제되고, 지문을 인식시켜 시동을 걸 수 있다. 시동을 걸면 무드등처럼 반짝이던 ‘크리스털 스피어’가 180도 회전해 다이얼식의 변속조작계로 변신한다. GV60 퍼포먼스 모델을 타고 경기도 스타필드하남에서 가평의 기착지까지 왕복 총 81㎞의 구간을 달려봤다.


제네시스 정체성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시도 곁들인 내외장 디자인

GV60은 제네시스의 정체성인 두 줄의 쿼드램프를 배치해 패밀리룩을 계승했다. 그릴 형태 역시 기존 제네시스의 오각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크기와 위치는 완전히 달라졌다. 전기차답게 그릴을 아래쪽 공기흡입구와 통합해 고전압 배터리의 냉각 효율을 도왔고, 좌우로 넓게 디자인해 차체에 비해 좀 더 커보이는 효과를 줬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에 적용된 클램셸 후드도 GV60에 적용됐다. 후드와 펜더 부분을 파팅라인 없이 하나의 패널로 구성한 것인데, 제네시스 모델에 적용된 것은 GV60이 처음이다. 후드 전면에는 두께를 80% 줄이고, 명품 시계에 쓰이는 기요셰 패턴을 각인한 신규 엠블럼을 부착했다.

쿠페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형태의 매끄럽고 날렵한 차체가 주행 성능이 좋은 차라는 이미지를 풍겼다. 전장(차의 길이), 전폭(차의 폭), 전고(차의 높이)는 각각 4515㎜, 1890㎜, 1580㎜다. 앞바퀴 중심부터 뒷바퀴 중심까지의 거리(축거·휠베이스)는 2900㎜에 달한다.

후면에도 전면과 동일한 두 줄 테일램프가 들어갔다. 모든 트림에는 고성능을 강조한 듯한 고정형 리어 윙 스포일러가 들어간다. 트렁크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아주 크지도 부족하지도 않았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432L, 2열 시트를 접으면 1460L로 늘어난다.

GV60은 제네시스의 내부 디자인 철학인 ‘여백의 미’를 바탕으로 구성됐으나 아이오닉 5에서 느낄 수 있었던 넉넉함은 찾기 어려웠다. 바닥에서 떠 있는 듯한 형상의 플로팅 콘솔로 내부 공간을 확보했으나 크기와 위치가 모두 아쉬운 편이었다.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하나로 합쳐진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터치감이 좋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내부 버튼들은 전부 곡선을 이용해 디자인했다. 센터 디스플레이부터 공조 버튼, 핸들 밑에 달린 드라이브 모드 변경 및 부스트 모드 버튼까지 원형을 활용하고 은은한 금속 재질로 감쌌다. 다만 2열은 키가 큰 성인이 안기에는 헤드룸과 레그룸이 모두 부족해 보였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의 실내 센터페시아. 사진 제네시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의 실내 센터페시아. 사진 제네시스

첨단기술로 고급스러운 주행감과 정숙한 실내 구현

고속도로부터 구부러진 커브 길까지 GV60은 안정적이면서 묵직한 주행감을 보여줬다. 핸들은 적당히 무거운 편이고 가속페달은 밟는 대로 가볍게 속도를 높였다. 전체적인 승차감과 코너링 시 안정감도 뛰어났다. 목적지인 경기도 가평까지 주행하는 동안 구불구불한 도로, 울퉁불퉁한 노면 등을 지나가야 했지만 코너링 시에도 몸이 쏠리지 않았고 불편한 노면에서도 부드러운 주행이 이어졌다.

실내 정숙도는 지금까지 나왔던 전기차 중에서 가장 조용한 편에 속했다.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조용하지만 GV60은 이중 접합 차음유리를 사용하고 다양한 흡차음재를 적용해 보다 조용한 실내를 구현했다.

이날 주행한 퍼포먼스 모델에는 노면 소음과 반대되는 위상의 주파수를 스피커로 내보내는 능동형 소음제어기술 옵션이 들어갔다. 190만원인 뱅앤드올룹슨 패키지를 선택하면 17개의 스피커와 능동형 소음제어기술이 함께 들어가는데, 이 덕분에 주행 시 외부 소리는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스티어링휠 아래쪽에는 부스트 버튼이 달려 있다. GV60 퍼포먼스 모델은 전륜과 후륜에 각각 최대 출력 160㎾ 모터를 장착해 합산 최대 출력 320㎾, 최대 토크 605Nm를 내는데, 부스트 모드에 돌입하면 10초간 최대 360㎾(490마력)의 힘을 쏟아낸다. 부스트 모드를 누르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단숨에 몸이 시트에 붙을 정도로 쏠리면서 스포츠카를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 상태에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의 시간)은 단 4초로,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 중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 부스트 모드는 한 번 버튼을 누르면 10초 동안만 작동하지만 휴지 시간이 없어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의 측면. 사진 제네시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의 측면. 사진 제네시스

경쟁 모델 대비 짧은 주행 거리…공간 활용도 부족

주행 거리는 아쉬운 편이다. GV60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스탠더드 후륜 모델이 451㎞, 스탠더드 사륜 모델이 400㎞다. 퍼포먼스 모델은 368㎞까지 떨어진다. EV6와 같은 용량의 77.4㎾h 배터리를 쓰면서도 주행 거리는 훨씬 짧다. 전비는 스탠더드 후륜 모델이 5.1㎞/㎾h, 스탠더드 사륜 모델이 4.5㎞/㎾h, 퍼포먼스 모델은 4.1㎞/㎾h다.

회생제동 단계는 스티어링휠 뒤 양쪽에 붙어 있는 패들시프트로 조절할 수 있다. 왼쪽 시프트를 누르면 회생제동이 강해지고, 오른쪽 시프트를 누르면 약해진다. 회생제동이 최고 단계에 다다르면 원 페달 드라이빙을 지원하는 ‘i-페달 모드’가 활성화한다. 가속페달 하나로 가·감속과 정차를 모두 할 수 있다.

GV60은 주행감과 디자인, 고급스러움 모두 지금까지 출시된 전기차들 중 상위권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주행 거리가 짧고 내부 공간이 부족해 4인 가족이 쓰기에는 다소 부족해보인다.

GV60은 지금 신청해도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GV70과 GV80도 각각 5개월과 6개월의 대기 기간이 필요하다. GV60의 판매 가격은 스탠더드 후륜 5990만원, 사륜은 6459만원이며 퍼포먼스는 6975만원이다. 국비 보조금은 스탠더드 후륜이 800만원, 사륜이 387만원, 퍼포먼스는 364만원 수준이다.

민서연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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