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이트론 GT 전면. 사진 아우디코리아
아우디 이트론 GT 전면. 사진 아우디코리아

아우디코리아가 전기 스포츠카 ‘이트론(e-트론) GT’와 초고성능 RS의 첫 순수 전기차 버전인 ‘RS 이트론 GT’를 연내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5월 전기차 ‘이트론 50 콰트로’ ‘이트론 스포트백 50 콰트로’를, 지난 7월에는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SQ5 TFSI’를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완성차 회사가 만든 만큼 아우디가 새로 선보이는 전기차들은 모두 뛰어난 승차감과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선보였다. 이트론 GT에는 모터스포츠 경험을 통해 얻은 아우디의 초고성능 기술력을 집약했다. 특히 아우디는 이트론 GT에 대해 ‘아우디 스포트의 전기화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모델’이라며 아우디 브랜드의 미래를 위한 핵심 모델로 꼽았다. 11월 9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이트론 GT와 RS 이트론 GT를 직접 시승해봤다.


포르셰 타이칸 저격수⋯플랫폼·부품 공유 같은 듯 달라

이트론 GT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가 어벤져스 본부로 귀환하면서 영화 속 콘셉트카로 대중에게 먼저 알려졌다. 그동안은 오토쇼 등을 통해 콘셉트카 디자인으로만 소개돼왔는데, 지난해 말부터 독일 볼링거 호페 공장에서 양산차 생산이 시작됐고 지난 5월 국내에도 실차가 공개됐다.

이트론 GT는 같은 폴크스바겐그룹 고성능 전기차의 대명사인 포르셰 ‘타이칸’과 동일한 전기차 플랫폼 J1을 공유한다. 이외에 배터리와 모터, 서스펜션 차체 부품들도 공유하고 있어 이트론 GT가 처음 공개된 이후 ̒타이칸과 비슷하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이를 의식한 듯 제프 매너링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트론 GT의 경쟁 모델로 타이칸을 꼽기도 했다.

이트론 GT는 호평을 받았던 콘셉트카의 외관 디자인을 그대로 양산차에 적용했다. 스포티한 그란 투리스모(GT)의 특징을 부각하는 감성적인 외관과 최고급 인테리어 디자인이 특징이다. 스포티함과 편안함이라는 GT의 두 가지 고전적인 디자인 원칙을 수용하는 동시에 주행에 최적화된 공기 역학 디자인을 반영하고 있다.

이트론 GT는 포르셰 타이칸과 테슬라 모델 S 등 경쟁 모델들과 같이 4-도어 세단 형태로 제작됐지만 전고가 낮아 스포츠카 느낌이 강하다. 전장(차의 길이), 전폭(차의 폭), 전고(차의 높이)는 각각 4989㎜, 1964㎜, 1413㎜다. 앞바퀴 중심부터 뒷바퀴 중심까지의 거리(휠베이스)는 2898㎜에 달한다. 초고성능 RS 버전의 경우 전고가 1396㎜로 더 낮다.

이트론 GT의 일반 버전과 RS 버전은 디테일이 조금씩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통일된 느낌이다. 두 모델은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운전자 중심으로 계기판을 배치했다. 차량 루프라인과 시트 포지션을 고려한 배터리 배치를 통해 탑승자에게 넉넉한 헤드룸과 공간을 제공한다. 또 지속 가능성이라는 최근 완성차 업계의 트렌드에 따라 인테리어에 가죽 대신 재활용 소재를 높은 비율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히든 도어와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적용되지 않았다.


아우디 RS 이트론 GT 전면. 사진 아우디코리아
아우디 RS 이트론 GT 전면. 사진 아우디코리아

폭발적인 가속감, 액셀 밟자마자 튀어 나가면서 조향 능력은 날카로워

이트론 GT는 인증 절차 등이 남아 있어 아직 공도에서 주행할 수 없다. 대신 아우디코리아는 넓은 주차장의 일정 구역을 트랙처럼 꾸며 이트론 GT와 RS 이트론 GT의 성능을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트랙은 짧은 제로백(시속 0㎞에서부터 100㎞까지의 시간)을 느껴볼 수 있는 가속 구간과 날렵한 조향 능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슬랄럼 구간으로 이뤄졌다.

이트론 GT의 공식 제로백은 4.5초, RS 이트론 GT의 공식 제로백은 3.6초다. 두 모델 모두 앞뒤에 두 개의 강력한 전기 모터를 탑재해 부스트 모드 사용 시 출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트론 GT의 경우 부스트 모드 사용 시 최고 출력 390㎾, 최대 토크 65.3 ㎏·m, RS 이트론 GT는 최고 출력 475㎾, 최대 토크 84.7 ㎏·m다. 부스트 모드 시 제로백은 각각 4.1초, 3.3초다.

액셀을 밟아 순간 가속력을 체험하는 가속 구간에서 598마력의 RS 이트론 GT는 순식간에 구간을 돌파했다. 공식 제로백은 경쟁 모델로 꼽힌 타이칸의 제로백과 동일한 3.3초라고 나와 있지만 체감 시간은 3초가 채 되지 않았다. 가속할 때 차량 내부에 고정해놓은 카메라가 떨어질 정도였지만, 내부는 귀가 아픈 엔진 소리와 풍절음 대신 저음의 모터 소리로 정숙한 편이었고 밟는 대로 속도가 올라갔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제네시스 GV60의 제로백은 4초(부스트 모드 시), 내년에 출시될 기아 EV6 GT는 3.5초다.

노면은 비가 와서 미끄러웠는데, 조향 능력이 뛰어났다. 속도를 낮추지 않은 채 빠르게 코너링할 때는 후륜구동용 전기 모터가 활성화되면서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간다. 이트론 GT와 RS 이트론 GT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자동차의 가장 낮은 지점인 차축 사이에 있어 스포츠카에 적합한 낮은 무게 중심을 제공한다.

두 모델에는 모두 93.4㎾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1회 충전으로 유럽 WLTP 기준 이트론 GT 488㎞, RS 이트론 GT는 472㎞를 주행할 수 있다.

다만 WLTP 기준의 주행 거리는 국내 환경부의 인증 절차를 거치게 되면 크게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앞서 아우디가 내놓은 이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는 95㎾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463㎞를 인증받았으나, 국내 출시되면서 309㎞로 쪼그라든 바 있다.

이날 제프 매너링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전기자동차를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우디를 운전하는 것”이라며 “아우디의 전기차는 퍼포먼스를 위해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이트론 GT와 RS 이트론 GT는 1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강력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두 모델은 12월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출시 가격은 유럽 기준 이트론 GT가 9만9800유로(약 1억3476만원), RS 이트론 GT가 13만8200유로(약 1억8661만원)다.

민서연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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