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0대 임원과 40대 최고경영자(CEO) 발탁이 가능하도록 한 ‘미래 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내놓았다. 11월 29일 발표된 이번 인사제도 혁신안은 ‘연공서열 타파’와 ‘글로벌 인재 양성’에 맞춰져 있다. 위계질서 중심의 대기업 문화에서 탈피해 나이와 직급을 뛰어넘는 수평 지향적인 문화를 기반으로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빅테크가 인재 블랙홀로 떠오르는 현실에서 사내 유능 인재의 유출을 막고, 외부 인재의 수혈을 손쉽게 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가 인사제도를 개편하는 것은 2017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22년부터 적용되는 새 인사제도에선 과거 연한을 채워야 직급이 올라갔던 커리어레벨(CL)제도가 사실상 폐지된다. 과거 삼성전자의 직급단계는 CL 4단계로, 한 단계씩 올라가기 위해선 약 8~10년의 기간을 채워야 했다.

대신 성과와 전문성을 다각도로 검증하기 위해 팀장이 운영하는 ‘승격세션’이 도입된다. 성과만 인정받게 된다면 연한을 채우지 않아도 젊은 인재의 과감한 발탁 승진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운용했던 CL제도는 향후 인사팀에서 인사평가를 할 때만 참고한다.

이런 변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회사 인트라넷에 표기된 직급과 사번 정보를 삭제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런 정보는 본인과 인사팀 외에는 알 수 없게 된다. 매년 3월 진행되던 공식 승격자 발표도 폐지했다. 부사장·전무 직급도 부사장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회사 내 평가 시스템 역시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중심으로 전환한다. 최상위 10% 고성과자의 고과를 제외한 나머지 90% 직원의 고과는 모두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여기에 동료평가제도와 한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이 타 직무나 부서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사내 FA(프리에이전트)제도도 도입된다.

또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국내 및 해외 법인의 젊은 우수 인력을 선발, 일정 기간 상호 교환 근무를 실시하는 ‘STEP (Samsung Talent Exchange Program)’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육아휴직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도 마련해 복직 시 회사 업무 적응을 회사가 지원할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유연한 근무 환경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형 업무를 위한 근무 환경 역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자유롭게 재택근무와 사옥 출근을 병행할 수 있도록 거점오피스제도를 도입하고 카페·도서관형 사내 자율근무존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 삼성’을 구축하기 위한 디딤돌로 평가받고 있다. 젊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실리콘밸리식’의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인사제도부터 혁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다른 대기업들도 유능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이번 삼성식 인사 혁신이 재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1월 29일 열린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계약 체결식에 김창학(왼쪽) 현대엔지니어링 사장과 압둘카림 알감디 아람코 부사장이 참석했다.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11월 29일 열린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계약 체결식에 김창학(왼쪽) 현대엔지니어링 사장과 압둘카림 알감디 아람코 부사장이 참석했다.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 2조원 규모 수주
사우디 아람코 가스 플랜트 건설 계약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공동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조원 규모의 가스 플랜트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와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월 30일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55%, 현대건설이 45%의 지분을 투자한 조인트 벤처가 참여한다.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는 사우디 담만 남서쪽 150㎞에서 진행된다. 자푸라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처리하는 설비와 황회수 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양사는 앞서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 등 중동 지역의 대형 프로젝트 공동 수주에 잇달아 성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전통적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에서 현대의 기술력과 사업 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SK㈜와 SK머티리얼즈의 합병 법인 SK㈜가 12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사진은 SK 서린 사옥. 사진 SK
SK㈜와 SK머티리얼즈의 합병 법인 SK㈜가 12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사진은 SK 서린 사옥. 사진 SK

SK㈜-SK머티리얼즈 합작 법인 출범
“첨단소재 세계 1위 목표”

SK그룹의 투자 전문회사 SK㈜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SK머티리얼즈의 합병 법인 SK㈜가 12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양사는 SK㈜의 글로벌 투자 경쟁력과 SK머티리얼즈의 첨단소재 분야 사업 경쟁력을 결합해 글로벌 첨단소재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8월 합병 추진을 발표했다.

SK㈜는 2024년까지 배터리 소재, 전력·화합물 반도체, 반도체 소재, 디스플레이 소재 등 네 개 영역에서 2025년까지 5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는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 왓슨과 차세대 음극재, 양극재 분야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또 차세대 양극재 소재 시장에서도 SK㈜는 중국의 베이징 이스프링과 합작 법인 설립을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5G(5세대) 통신, 자율주행 등의 핵심 소재인 질화갈륨(GaN) SiC 반도체 등의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웨이퍼부터 칩에 이르는 전기차용 반도체 밸류체인(가치 사슬)을 구축한다.


한라그룹 자동차부품 자회사 만도의 CEO에 임명된 조성현 만도 사장. 사진 한라
한라그룹 자동차부품 자회사 만도의 CEO에 임명된 조성현 만도 사장. 사진 한라

한라그룹 CEO 책임 경영 체제로
만도 CEO에 조성현 사장

한라그룹이 자동차 부품 자회사 만도의 최고경영자(CEO)에 조성현 만도 사장을 임명하는 등 임원 인사를 11월 30일 단행했다. 한라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지주사와 자동차·건설 섹터 체제로 전환하고, 계열사의 CEO 중심 책임 경영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지주사인 한라홀딩스 지주·사업 총괄사장에는 홍석화 한라홀딩스 사장(CEO)이 선임됐다. 한라홀딩스 사업 부문은 자동차와 건설, 두 개 섹터로 개편됐다. 자동차 섹터장은 조성현 만도 사장이 겸임하며 제조업 계열사인 만도·HL클레무브·만도브로제를 총괄한다. 건설 섹터장은 건설 계열사인 한라 이석민 사장(CEO)이 맡는다. 한라홀딩스 두 개 섹터를 지원하는 사업 부문 사장에 최경선 부사장이, HL클레무브 사장에 윤팔주 부사장이 승진 임명됐다. 또 그룹 최고기술담당임원(CTO)에 최성호 만도 부사장이, 만도 브레이크 BU장에 박도순 부사장이 선임됐다.

정몽원 회장은 신사업 개척 및 투자, 인재 발굴·양성에 집중하며 새로운 영역의 성장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한라그룹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