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글로벌세아 측이 코스타리카 측에 세아스피닝 3공장 투자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글로벌세아
11월 24일 글로벌세아 측이 코스타리카 측에 세아스피닝 3공장 투자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글로벌세아

글로벌 의류 수출 기업 세아상역의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가 코스타리카 원사 생산법인의 생산 규모를 세 배로 증설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글로벌세아는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에서 20㎞ 동남쪽으로 떨어진 카르타고 지역에 방적 공장 ‘세아스피닝(Sae-A Spinning)’ 2공장과 3공장을 증설하기 위한 공사를 추진한다. 이는 같은 지역에 위치한 기존 1공장 생산 규모(정방기 3만4000추)와 비슷한 크기의 공장을 두 개 더 늘리는 대규모 투자다. 증설 공사가 완성되면 글로벌세아는 연간 2만3000t 규모의 원사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된다.

2공장과 3공장 증설 공사를 위해 글로벌세아가 쏟아붓는 총 투자비는 건설과 설비 비용을 포함해 약 1억달러(약 1180억원) 수준이다. 공장은 14만㎡의 부지 위에 세워진다. 2공장은 2022년 3월 가동 예정이며, 3공장은 2023년 10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세아 그룹과 코스타리카의 인연은 2015년 시작됐다. 2015년 4월 코스타리카에 3만4000추 규모의 원사 생산 공장을 설립, 가동해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계 최초로 방적·편직·염색·봉제 단계에 이르는 의류 생산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실현했다. 코스타리카는 미국과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을 맺은 국가 중 하나로, 미국에 제품 수출할 때 무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미국 원면을 코스타리카로 가져와 실을 만들면 가격 측면으로는 면세 혜택, 마케팅적으로는 미국산 원면 사용이라는 효과가 있다. ‘코튼 바이 USA(cotton by USA)’ 상표를 부착하고 싶은 미국 의류 기업과도 ‘윈윈’ 효과를 낼 수 있다.

글로벌세아의 이번 증설 투자는 최근 미·중 무역 분쟁 영향에 따른 미국 내 바이어(구매인)들의 중남미 소싱(구매) 확대 트렌드와 미 정부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중남미 불법 이민자 문제 등을 고려한 것이다. 급격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글로벌세아 그룹이 내세운 대응 전략이다. 코스타리카 내 추가 투자로 생산·고용 효과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기명 글로벌세아 대표이사는 “코스타리카 원사 공장의 생산 규모를 세 배로 늘리는 대규모 투자는 코스타리카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코스타리카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아스피닝을 담당하고 있는 한상순 법인장은 “이번 대규모 투자가 미·중 무역 분쟁과 불법 이민자 문제 등 국제 무역 환경 변화와 지정학적 측면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며 “세아스피닝 2공장과 3공장을 성공적으로 건설해 글로벌세아의 새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로벌세아의 대표 생산업체인 세아상역은 1986년 OEM 업체로 출발해 연간 의류 6억 벌을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 10여 개국 생산기지 40여 곳에서 6만여 명을 고용하는 국내 대표 수출 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