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쌍용차
사진 쌍용차

쌍용자동차(쌍용차)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 스포츠 칸’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일한 국산 픽업트럭이다. 쌍용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선 8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인기 차종이다.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 두 가지 모델로 나오는데 디자인은 거의 같고 적재 용량만 차이가 있다.

쌍용차는 최근 렉스턴 스포츠 & 스포츠 칸의 2022년형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했는데, 최상위 트림인 ‘익스페디션(EXPEDITION)’을 추가하는 등 연식변경 모델임에도 꽤 많은 변화를 줬다.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트림을 타고 서울에서 김포까지 왕복 80여㎞를 몰아봤다.

이번 연식변경 모델에는 쌍용차의 커넥티드카 시스템인 ‘인포콘’이 새롭게 적용됐다. 인포콘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으면 이를 통해 문을 여닫고 시동을 걸거나 공기 조절장치를 조작할 수 있다. 앱은 구성이 쉽고 간결하게 돼 있어서 사용이 어렵지 않았다.

익스페디션 트림은 외관 디자인이 다른 트림과는 다소 다르다. 까만 색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넛지바, 휠이 탑재됐다. 후드와 뒤 범퍼 몰딩에도 장식이 추가됐고, 후면에는 적재 공간에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발판이 적용됐다. 익스페디션 트림만의 색상과 장식 때문에 첫인상은 더욱 강하고 단단해 보인다.

차체 크기는 전장(차의 길이), 전폭(차의 폭), 전고(차의 높이)가 각각 5405㎜, 1950㎜, 1855㎜다. 국내에서 가장 큰 축에 속하는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포드 익스플로러의 경우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5050㎜, 2005㎜, 1775㎜다. 높은 차체 때문에 옆면에 발판이 있어도 차에 오를 땐 다소 힘들게 올라야 한다. 강인한 외관과는 다르게 내부는 편안하게 꾸며져 있다. 계기반은 기존 7인치 아날로그 방식에서 12.3인치의 디지털 계기반으로 바뀌었다. 시인성(색이 눈에 쉽게 띄는 성질)이 예전 모델에 비해 훨씬 높아졌고 디자인적으로도 세련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조작계)에는 9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익스페디션 트림에는 센터콘솔(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저장 공간)에 공기청정기가 장착됐다. 운전대는 가벼워서 주행 시 한 손으로 움직여도 불편함이 없다. 다만 서스펜션(차체의 무게를 받쳐주는 장치)은 꽤 딱딱해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않으면 차가 큰 소리를 내며 튀는 느낌이 있었다. 픽업트럭의 경우 차의 구조상 속도를 높이면 풍절음이 꽤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렉스턴 스포츠 칸은 일반 SUV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또 픽업트럭은 적재 공간 때문에 뒷좌석 공간이 좁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렉스턴 스포츠 칸의 경우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은 주먹 한 개 반 정도 들어가고 머리 공간은 꽤 많이 남아서 성인 남성이 앉기에도 크게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주행 질감이 부드러운 편이었다. 차체가 워낙 크고 무겁다 보니 고속에서 시원하게 쭉쭉 뻗어 나가는 느낌은 적었지만, 일상 주행에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렉스턴 스포츠 칸에는 개선된 2.2 LET 디젤엔진과 아이신(AISIN AW)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 출력 202마력, 최대 토크 45.0㎏·m의 성능을 낸다. 이전 모델 대비 출력과 토크가 각각 8%, 5%씩 향상됐다.

쌍용차는 수년 전 호주산 변속기를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변속할 때 충격이나 소음이 크고 내구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아이신 변속기를 탑재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거의 모든 모델에 들어간다. 아이신은 완성도가 높고 안정적이며 부드러운 게 장점인 변속기다. 다만 렉스턴 스포츠 칸에서는 주행 시 순발력이 약간 떨어진다는 느낌도 있었다. 힘이 부족하지는 않아서 운전하기 불편하지는 않았다.

적재 공간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픽업트럭 중 가장 넉넉하다. 1262L, 700㎏까지 실을 수 있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1170L, 400㎏까지 가능하며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600㎏, 레인저 랩터는 300㎏까지 실을 수 있다. 적재 공간 밑이나 옆에 작은 수납함을 뒀다면 좀 더 유용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내부. 사진 쌍용차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내부. 사진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 적재 용량이 적은 렉스턴 스포츠의 경우 1011L, 400kg까지 실을 수 있다. 적재 공간이 다소 작다 보니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는 차체 길이가 400㎜가량 짧다. 렉스턴 스포츠 칸을 타고 이번 시승회 집결지인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주차장을 오가거나 주차하기에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그러나 시내에서 주행할 일이 잦거나 마트에 자주 가는 사람이라면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는 렉스턴 스포츠가 더 편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식변경 모델에는 첨단 안전사양도 대거 탑재됐다. 이전 모델에는 첨단 안전사양이 9가지가 탑재됐었는데 7가지가 추가돼 총 16가지가 됐다. 특히 익스페디션 트림에는 이 안전사양이 모두 기본으로 탑재된다. 기존에 탑재됐던 첨단 안전사양은 △AEB(긴급제동보조) △FVSW(앞차출발경고) △SHB(스마트하이빔) △전방주차보조경고 △LDW(차선이탈경고) △FCW(전방추돌경고) △LCW(차선변경경고) △RCTW(후측방접근경고) △BSW(후측방경고) 등이다.

이번 신형 모델에 추가된 것은 △중앙차선유지보조(CLKA) △차선유지보조(LKA) △후측방 충돌보조(BSA) △후측방 접근충돌방지보조(RCTA) △안전하차경고(SEW) △안전거리경고(SDW) △부주의운전경고(DAW) 등 7가지다. 새롭게 추가된 7가지 기능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른 픽업트럭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능들이어서 매우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한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트림의 국내 판매 가격은 3985만원이다. 특히 시승한 모델에는 4륜구동시스템Ⅱ(200만원), 9인치 인포콘 내비게이션(80만원), 3D 어라운드뷰 시스템(90만원), 사이드·커튼에어백(40만원) 등이 옵션으로 추가됐다. 총 4400만원 수준이어서 수입 픽업트럭과 사양을 잘 비교해봐야 할 것 같다. 하위 트림은 △와일드 2990만원 △프레스티지 3305만원 △노블레스 3725만원 등이다. 스포츠 모델의 판매 가격은 △와일드 2519만원 △프레스티지 3075만원 △노블레스 3450만원 △익스페디션 3740만원이다.

변지희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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