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양대 전자 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내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왼쪽)과 서울의 한 LG베스트샵에 진열된 LG전자 가전 제품. 사진 삼성전자·연합뉴스
한국의 양대 전자 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내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왼쪽)과 서울의 한 LG베스트샵에 진열된 LG전자 가전 제품. 사진 삼성전자·연합뉴스

한국의 양대 전자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동시에 삼성은 반도체, LG는 가전에서 각각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은 반도체 매출에서 미국의 인텔을 3년 만에 제치고, LG는 가전 매출로 미국의 월풀을 처음 추월했다.


삼성 매출 300조 시대 여나

삼성전자가 매출 기준으로 전 세계 1위 반도체 업체가 된 건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동시에 역대 두 번째 세계 1위 기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는 데 반도체가 일등공신이 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1월 27일 공시한 2021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279조6048억원, 영업이익 51조63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 18.1%, 영업이익 43.5%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사상 최대이고 영업이익은 2018년(58조8900억원)과 2017년(53조650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은 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이뤄낸 것이다. 지난해 네 개 분기 모두 해당 분기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한 것이다.

삼성전자 실적호조의 일등공신은 반도체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 매출(94조1600억원)이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33.7%에 달했다. 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29조2000억원)도 전체의 56.6%를 차지했다. 반도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1.0%를 보였다. 전체 영업이익률 18.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인텔을 웃도는 성적이다. 인텔은 이날 오전 연매출 79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1144.60원)을 적용할 경우 인텔은 지난해 90조446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삼성전자보다 3조7137억원 적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한 게 매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D램 시장 매출은 925억달러(약 111조2682억원)로 전년 대비 40.4% 성장했다. 반면 인텔은 주력 제품인 마이크로프로세서유닛(MPU)의 매출이 주춤하면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한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위탁생산)와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파운드리 모든 공정에서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라며 “지난해 4분기부터 크게 증가한 첨단 공정 비중이 더욱 늘어나는 만큼 첨단 공정 수율 개선에 주력해 고객 수요의 안정 증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또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일부 불확실성이 점쳐지지만, 서버와 PC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서버용 D램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고용량화가 이어지면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PC용 제품 역시 기업과 노트북을 중심으로 수요가 개선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전망했다. 삼성전자 매출이 올해 사상 첫 30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 설비투자(CAPAX)는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기존 투자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약 48조20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했는데 이 중 43조6000억원을 반도체 부문에 투입했다.


LG 프리미엄 제품으로 매출 첫 70조 돌파

LG전자가 이날 공시한 2021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8.7% 증가한 74조7216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로 LG전자의 연간 매출이 70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크게 뛴 것은 위생가전,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올레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된 덕분이다. 또 이를 토대로 해외 주요 시장에서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회사 측은 “제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판매 호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지난해 전 사업본부가 연간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생활가전과 TV를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의 합산 매출이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었다. 특히 H&A사업본부의 경우 매출 27조1097억원으로 6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 가는 중이다. 동시에 미국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1위에도 올랐다.

LG전자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물류비·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부담으로 수익성은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1.1% 감소한 3조8638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하면서 분기 기준으로 처음 20조원을 넘었지만, 영업이익은 21.5% 줄어든 6777억원에 그쳤다. H&A사업본부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8% 감소했다.

LG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자동차 전장 분야를 맡고 있는 VS(비히클콤포넌트솔루션)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이 처음으로 7조원을 넘어섰지만, 4분기만 놓고 보면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VS사업본부는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 관련 비용 증가 등이 나타나면서 작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줄었고, 5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도 작년 4분기 매출이 14% 늘었지만, 3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으로 노트북, 모니터 등 IT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시장이 회복돼 매출이 성장했지만, 물류비 상승과 태양광 모듈 사업의 성과가 부진한 탓이다.

수익성 악화 방어에 나름 선방한 곳은 TV를 맡고 있는 HE사업본부다. 4분기 영업이익이 4조9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7% 증가했다.

LG전자는 올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환율 변동 등 시장 불확실성이 지난 수년간처럼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수익성 위주의 프리미엄 제품 전략, 철저한 공급망 관리 등으로 수익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은 전년 대비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도 예측된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제품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가전 판매를 확대하고, 위생가전을 중심으로 하는 신(新)가전의 해외 판매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자원 투입 비용을 최적화하고, 지속적인 원가 개선도 꾀할 방침이다.

TV의 경우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판매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다만 OLED, 초대형 등 프리미엄 TV는 시장 전망이 좋아 최다 제품군을 보유한 OLED TV를 앞세워 매출 성장은 물론, 견조한 수익성 확보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박진우·윤진우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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