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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혁신과 합리적 노사관계 정립으로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수요를 증진하고 맞춤형 인재 공급 시스템 개편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고용 효과가 큰 비대면·의료, 문화 콘텐츠 분야의 벤처기업 중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50여 개를 키워내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 방향은 지난해 9월 7일 국민의힘 정책 공약 발표회에서 처음 내놓은 이 말로 압축된다. 윤 당선인은 2월 24일 발간한 대통령 선거 공약집에서도 유니콘 탄생을 촉진해 세계 3대 유니콘 강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윤 당선인이 공약을 작성하던 당시인 지난해 12월 말 기준 미 시장 조사 업체 CB인사이츠 통계에 따르면, 국가별 유니콘 보유 순위는 미국 478개, 중국 169개, 인도 51개였다. 당시 한국은 11개로 싱가포르와 함께 공동 10위였다. 한국보다 유니콘이 많은 영국,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브라질 등을 뛰어넘어 인도 수준의 유니콘을 확보하겠다는 야심 찬 구상이다.


유턴 기업 세액감면 받기 쉬워져

윤 당선인은 이를 위해 규제 개혁 전담기구를 통한 규제 혁신과 재정 지원을 공약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문화 콘텐츠, 헬스케어, 금융 등 분야에서 유니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벤처기업 창업자가 경영권 부담 없이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의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복수 의결권 제도 도입도 약속했다. 주요 선진국과 달리 경영권 방어 수단이 미비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분야별로 보면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개인 의료 데이터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관리할 디지털 헬스케어 주(主) 상담 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금융 영역에서는 빅테크 금융업의 규율 체계 정비와 빅테크 생태계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 규제 적용을 약속했다.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 규제에 적극적이었던 것에 비해 윤 당선인과 소속 국민의힘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점도 달라질 정책 여건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은 또 반도체, 미래 차, 이차전지, 바이오 등 분야에서 세제 혜택 및 인프라(기반 시설), 인력 지원을 더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반도체 분야의 경우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 세액 공제를 확대하고 전력과 공업용수 등 인프라를 신속히 지원하겠다고 했다. 미래 차, 이차전지, 바이오 등 분야에서도 R&D 및 세제 지원 확대 등을 약속했다.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 기업의 세액 감면 요건도 완화한다. 국외 사업장을 양도하거나 폐쇄한 후 2년 내 유턴이었던 감면 조건이 3년 내 국내 사업장 신·증설을 완료하는 경우로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성 추세에 적극 대응하면서 2015~2019년 유턴 기업 세액 감면 적용 사례가 20건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반영한 정책 변화다. 

기업의 특수관계인 친족 범위는 완화할 전망이다. 현재 혈족 6촌, 인척 4촌이라는 특수관계인 친족 범위가 현실에 맞지 않아 인지하지 못했던 친인척 회사가 계열사로 편입되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반영한 공약이다. 경제적 공동 관계가 없음을 증명할 경우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 등도 검토된다.


맞춤형 인재 위해 기업대학 추진

윤 당선인은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도 공약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하고 연간 단위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등을 도입하는 식이다.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 또는 특별연장근로 대상에 새로 설립된 스타트업을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대재해법 집행 관련 정책 기조 변화도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중대재해법을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법”이라고 했다. 

‘기업 맞춤형 인재 공급’을 위해 고등교육 정책의 대대적 변화도 예고했다. 반도체 분야에서 반도체·컴퓨터공학과 학생과 교수 정원을 기존의 대학 정원과는 별도로 지정해 확대하는 식이다.

기업이 기업 수요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도록 ‘기업대학’ 제도 도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획일적 대학 평가 방식 대신 대학별 특성을 살리는 평가를 도입하고, 신산업 관련 이공계 연구중심대학부터 대학 학위 과정 편성·운영을 완전 자율화한다는 공약도 있다. 학교와 회사를 오가면서 배우는 ‘코업제’, 고숙련 인력 양성을 위해 직업계고와 전문대를 연계한 5년 통합형 교육과정 등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자본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에 대한 세제가 대폭 완화된다. 윤 당선인은 개인 투자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하겠다면서 주식양도소득세를 폐지하고, 증권거래세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고액자산가에게 부담이 되는 주식양도세를 폐지해 큰손들이 국내 증시에 많이 머물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문재인 정부는 대주주에게 부과하는 세금과는 별도로 2023년부터 주식 거래를 통해 얻은 차익이 5000만원을 넘으면 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양도 차익의 최대 25%를 세금으로 매길 계획이었다. 주식양도세가 전면 폐지되면 5000만원이 넘는 주식 양도 차익은 물론, 세법상 대주주도 주식양도세 부담에서 벗어난다.

주식 물적 분할 요건은 강화된다. 분할 자회사 상장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신사업을 분할해 별도 회사로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주식 공매도 감시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불법 공매도를 엄중 처벌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높은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담보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주가 하락이 과도할 경우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공매도 서킷브레이크제’ 도입도 검토한다. 

가상자산은 투자 수익의 5000만원까지는 과세하지 않으며, 국내 코인 발행(ICO)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하고 디지털산업진흥청을 설립해 관련 정책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사라지고 원전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변화가 예상된다.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을 즉시 재개하고, 안전성 평가를 토대로 2030년 이전에 최초로 운영 허가 만료되는 원전의 계속 운전을 추진한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범정부 원전수출지원단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 촉진 공약도 있다. 수소병합 원전을 개발해 수출 상품화하고, 수소생산 및 재생에너지 연동이 쉬운 혁신SMR 개발 구상이다. 국제 사회에서 약속한 2030년까지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준수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은 전면 수정할 계획이다

박정엽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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