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서열 2위로 부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 경영 전략을 강조하며 반도체 분야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시도가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4월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SK그룹은 자산 총액이 작년 대비 52조4390억원 증가한 291조9690억원을 기록, 현대차그룹(257조8450억원)을 뛰어넘었다. SK그룹이 2005년 재계 순위 3위로 도약한 지 17년 만에 2위로 올라선 것이다.

SK그룹의 자산 증가는 반도체 사업이 주도했다. 반도체 분야 자산에서만 20조9000억원이 불어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지속적인 반도체 매출 증가와 함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로 인한 매출 합산 효과가 반영된 덕분이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은 12조1557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12조원을 넘긴 것은 최초다. 보통 반도체 산업 비수기로 간주되는 1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한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반도체 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한 최태원의 딥체인지 매직이 통했다”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 회장은 과감한 인수합병(M&A) 결정을 통해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었다. SK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한 반도체 분야 M&A는 최 회장의 역대 업적으로 불린다. 최 회장은 2012년 당시 채권단 관리를 받던 적자 기업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했다. 내수 산업으로 꼽히는 정유와 정보통신 사업 대신 반도체라는 첨단 미래 사업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고 판단한 최 회장의 결정은 틀리지 않았다. 2012년 3조4000억원에 인수한 SK하이닉스가 한 분기에만 1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반도체 회사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위해 2015년 반도체용 특수 가스를 만드는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2017년 반도체 웨이퍼 생산 업체인 LG실트론(현 SK실트론)을 각각 인수하면서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이뤄냈다. 

2018년 낸드 세계 2위 업체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에 지분 4조원을 투자한 것 역시 최 회장의 전략적 판단이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D램 분야에서 글로벌 2위였지만, 낸드 사업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졌다. 최 회장의 공격적 M&A로 2020년 인텔 낸드 사업부를 10조3000억원에 인수함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었다.

최 회장은 배터리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중국 등 SK온의 주요 생산 거점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현재 40GWh(기가와트시)에서 2025년 220GWh까지 5배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SK바이오팜이 뇌전증 혁신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를 개발,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한 것도 최 회장의 바이오 사업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 성공함에 따라 해외 백신의 위탁생산 사업에서 SK가 직접 제조한 백신 판매 사업으로의 전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SK그룹 측은 “재계 2위로 성장한 배경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사업 분야에 과감히 투자를 단행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美 소일렉트 업무협약 이미지. 사진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美 소일렉트 업무협약 이미지. 사진 롯데케미칼

美 소일렉트와 합작사 설립 나선 롯데케미칼
2025년까지 2억달러 투자
리튬메탈 음극재 공장 구축 

롯데케미칼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스타트업과 손잡고 현지 합작사 설립에 나선다. 롯데케미칼은 차세대 배터리용 핵심 소재인 리튬메탈 음극재 및 고체 전해질 개발 스타트업인 ‘소일렉트(SOELECT)’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4월 27일 밝혔다. 두 회사는 합작사 설립과 함께 2025년까지 미국 현지에 약 2억달러(약 2532억원)를 투자, 리튬메탈 음극재 생산시설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를 끌어올리는 배터리 소재다. 음극재를 리튬(금속)으로 대체해, 흑연과 실리콘을 음극재 소재로 사용하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성능과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기차 주행 거리와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어 미래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사업단장은 “우리가 가진 소재 기술 및 글로벌 사업 역량과 소일렉트의 리튬메탈 음극재 기술을 접목, 차세대 배터리 핵심 기술을 신속히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했다.

GS·두산·삼성이 美 뉴스케일파워와 SMR 개발 업무협약을 4월 26일 체결했다. 사진 GS에너지
GS·두산·삼성이 美 뉴스케일파워와 SMR 개발 업무협약을 4월 26일 체결했다. 사진 GS에너지

GS·두산·삼성, 美 뉴스케일과 소형모듈원자로
각사 SMR 사업 협력 시너지 기대

GS에너지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이 소형모듈형원자로(SMR) 발전소 사업을 위해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손잡았다.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뉴스케일파워 등 네 개 사는 전 세계에 SMR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4월 26일 교환했다고 밝혔다. 미국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SMR 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에 약 1억달러(약 1266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이번 협약으로 GS에너지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와의 사업 개발로,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뉴스케일파워는 독보적인 SMR 기술을 보유했고, GS에너지는 발전소 운영 능력이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기자재 공급이 가능하고, 삼성물산은 발전소 시공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 존 홉킨스 뉴스케일파워 사장은 “한국 투자사들과 협력해 향후 10년 내 청정 에너지를 전 세계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LG CNS가 언어 AI 연구소(LAB)를 신설했다고 4월 26일 밝혔다. 사진 LG CNS
LG CNS가 언어 AI 연구소(LAB)를 신설했다고 4월 26일 밝혔다. 사진 LG CNS

LG CNS, 4대 ‘AI 연구소’ 설립
전문인력 800명 배치, 연구 부문 특화

LG CNS가 ‘언어 AI LAB(인공지능 연구소)’을 신설했다고 4월 26일 밝혔다. 이를 통해 LG CNS는 기존에 운영하던 ‘비전 AI LAB’ ‘데이터 AI LAB’ ‘AI 엔지니어링 LAB’과 함께 4대 인공지능 연구소 설립을 완료했다. 4대 연구소에는 약 800명의 AI 및 데이터 전문인력이 배치됐다. 

이번에 신설된 언어 AI LAB은 사람의 말과 문자를 이해하는 AI를 연구하는 조직이다. AI고객센터와 챗봇 등에 사용될 AI 서비스를 개발한다. 비전 AI LAB은 시각 영역에서 AI 분야를 담당한다. 데이터 AI LAB은 산업 현장이나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 분석에 AI를 접목해, 고객사가 최적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한다. AI 엔지니어링 LAB은 AI 알고리즘을 고객사가 실제 사용 가능하도록 시스템화하는 방법을 개발한다. 

LG CNS의 4대 AI 연구소를 총괄하는 이주열 D&A연구소장은 “AI 기술을 전문 영역별로 특화해 고객에게 AI 기반의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