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지난 3월 수주 계약을 맺은  베트남 년짝 3, 4호기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 조감도. 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지난 3월 수주 계약을 맺은 베트남 년짝 3, 4호기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 조감도. 사진 삼성물산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건설 수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베트남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최근 베트남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공사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5월 23일 기준) 국내 건설 업계가 베트남에서 맺은 수주 계약은 28건으로 단일 국가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두 번째로 계약 건수가 많은 필리핀(14건)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건설업계가 베트남에서 따낸 계약 금액은 14억1193만달러(약 1조8228억원)로, 인도네시아 22억6099만달러(약 2조9189억원)에 이어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수주가 늘면서 베트남 진출 기업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 진출한 건설기업은 141개 사로, 지난해 상반기(121개 사)와 비교해 20개 늘었다. 공사 건수도 작년 상반기 276건에서 올해 325건으로 17.8% 늘었다. 아직 하반기가 남은 만큼 올해 베트남 진출 기업과 공사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베트남 시장에서의 호실적은 올해 1분기 전체 해외 수주 실적이 부진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1분기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많은 174건을 수주했다. 그러나 시공 수주 총액은 작년보다 17% 줄었다. 주력 시장인 중동 지역에서 수주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영향이다.

올해 베트남 수주가 반등한 데에는 베트남 경제의 성장세가 탄탄한 것이 한몫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0%로 예상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대표 5개국(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5.3%를 웃돌고,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 3.6%보다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베트남 정부가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성장에 대비해 인프라 사업에 적극 투자하면서 공사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해외건설협회는 베트남 건설 시장이 올해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올해 국내 기업은 베트남 정부 기관이 발주한 공사를 여럿 수주했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삼성물산이 지난 3월 계약을 맺은 5억8278만달러(약 7524억원) 규모의 베트남 ‘년짝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이다. 이 공사의 발주처는 베트남 국영 전력회사 페트로베트남전력(PV파워)으로, 삼성물산은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계·조달·시공(EPC)을 전담한다.

베트남 시장에서의 수주는 당분간 증가할 전망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베트남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인구가 많아 내수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제2의 중국’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며 “중국은 미·중 갈등 등의 이유로 리쇼어(reshore·제조업의 본국 회귀) 현상이 일어나지만, 베트남에는 해외 자본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신설하면서 그에 따른 교통, 전력 등의 인프라 시설 발주도 늘어났다”며 “한동안 수주 과정에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베트남 정부가 민관합작투자(PPP)를 확대하면서 문제가 해소됐다”고 말했다.

김송이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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